45인 '생명의 빛' 밝혔다

45인 '생명의 빛' 밝혔다

[ 피플 ] 본보 '새 생명 새 빛 운동' 44·45번째 탄생, 미암교회 천사운동으로 지원된 조선민군과 대봉교회 후원으로 새 삶 찾은 김연자집사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1월 09일(금) 14:39

   
▲ 조선민군이 준중환자실로 옮겨진 지난 8일 후원한 미암교회 정우목사와 어머니 유미경씨, 김종희장로, 삼성서울병원 원목 김정숙목사가 조 군의 빠른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사진 정보미기자
한 교회가 60년간 지역에 뿌리를 두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교회창립 60주년을 맞아 사회에 무엇을 보답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선천성심장병 환우를 살리는 일에 동참한 두 교회가 있다. 서울북노회 미암교회(정우목사 시무)와 대구남노회 대봉교회(박희종목사 시무). 이 두 교회의 사랑 실천이 본보 '새 생명ㆍ새 빛 운동' 44, 45번째 수혜자를 낳았다.

미암교회의 지원을 받은 44번째 수혜자 조선민군(5세)은 심장병이 발견돼 치료가 시급한데도 어려운 형편으로 수술비 마련이 요원했다. 목돈을 필요로 하는 아들의 심장병 수술은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아버지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또래의 아이들과는 다르게 체중에 변함이 없는 선민이를 보며 부부는 눈물과 한숨으로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노원구 신문 귀퉁이에 실린 광고를 보게 됐다. "선천성심장병 어린이를 돕습니다." 어머니 유미경씨에게 그 문구는 하늘의 음성과 다름없었다.

"2주간 금식하며 교회 성도님들과 함께 기도했어요. 그러자 큰 수술인데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마음에 불안함이 사라졌어요."

구청에 신청한 후 얼마 뒤 수혜자로 선정됐다는 연락이 왔다. 선민이는 본보 44번째 새 생명 운동 수혜자로 지난 6일 심방에 나 있던 구멍 3개를 모두 메우고 여느 아이들처럼 건강한 어린이로 돌아왔다.

   
▲ "대통령되면 청와대로 초대해 줄꺼야?" 정 목사의 질문에 선민이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선민이를 지원한 미암교회 담임 정우목사와 김종희장로(전 총회유지재단 사무국장)는 8일 선물보따리를 한아름들고 삼성서울병원 준중환자실 병동을 찾았다. 평온하게 잠들어 있던 아이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슬그머니 눈을 떴다. 그리고는 생면부지의 정 목사에게 환한 미소를 띠었다. 자신에게 새 생명을 찾아준 은인을 알아보았던 것일까?

"선민이가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 선물로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유치부 부장 집사님께 물어보고 이것저것 준비했습니다." 선물꾸러미 속에는 인형, 색칠공부책, 크레파스, 장난감 등이 가득 담겨있었다. 아이는 아까보다 더 밝은 표정으로 정 목사를 바라봤다. 아이는 커서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다.

"대통령되면 청와대로 초대해 줄꺼야?" 정 목사의 질문에 선민이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어머니 유 씨는 "모르는 아이를 위해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준 미암교회 목사님과 성도님들이 너무 고맙다"면서 베푸며 사는 아이로 키우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정 목사는 "새 생명 운동 지원외에도 60주년 기념사업으로 경로잔치를 베풀고 필사성경을 봉헌하기도 했다"면서 "교인 1천4명이 1만원 씩 온가족이 참여한 성금 중 일부가 선민이를 살린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45번째 수혜자 김연자집사(65세)는 대봉교회 교인으로, 교회가 작년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며 심장병 환우를 지원하고자 물색하던 중 때마침 발견된 케이스. 담임 박희종목사는 "등잔밑이 어두웠다"면서 "심장병 환우가 우리 교회에도 있다는 소식을 교인들에게 전해 듣고 기독공보에 연락해 시급히 지원하게 됐다"고 사유를 전했다.

박 목사에 따르면 김 집사는 후천성 심장병으로 오랜기간 협심증을 앓아왔다. 평소엔 괜찮다가도 왼쪽 가슴이 갑자기 욱신거려와 병원을 찾았는데 당장 입원해 치료해야 한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수술해야 한다는 말에 수술의 두려움보다 치료비 구할길이 막막해 겁부터 났다.

오랜기간 천식을 앓아온 남편 뒷바라지를 하며 식당 등 생업에 매진해온 그녀였다. 그러던 중 김 집사가 위급하다는 소문이 교회에 퍼졌고 그 소식은 소속 교구담당인 박만석목사(행정담당)에게 들어갔다. 심장병 환우를 돕기 위해 기금을 마련해둔 교회는 교인의 아픔에 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다.

김 집사는 작년 12월 18일,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수술받은지 3일만에 퇴원한 뒤 2주간의 회복기간을 거치고 새해부터 교회에 다시 출석했다. 평소 여전도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구역장을 감당해온 그녀는 주님이 주신 제 2의 인생 또한 하나님만 바라보며 살기로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생명ㆍ새 빛 운동 수혜자 최하늘 양(27차)과 김우람 군(30차)에게 전해준 대봉교회의 사랑이 또 다른 생명의 빛을 밝히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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