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가 영치금 모아 불우이웃돕기

사형수가 영치금 모아 불우이웃돕기

[ 피플 ] 김진태씨, 국재사랑재단에 "북한 결핵어린이 위해 써달라"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08년 12월 30일(화) 10:33

철커덩 하는 철창 소리와 함께 자신의 방앞에서 멈추어 서는 구두발자국 소리가 날때마다 "오늘 죽었구나"를 반복하며 살았던 사형수가 자신에게 보내온 영치금을 모아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이웃을 위해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미담이 되고 있다.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현재 17년째 복역중인 김진태씨(43세)가 이런 선행을 베푼 것은 이번이 세 번째. 그의 어머니 장태순집사가 김 씨를 복음으로 변화시킨 문장식목사(상석교회 원로목사)와 함께 서울 종로5가에 위치한 사단법인 국재사랑재단(총재:김삼환 이사장:이승영)을 지난 19일 방문, 김 씨가 모은 1백만 원을 이사장 이승영목사에게 전달했다.

신앙생활 뿐만 아니라 교도소내에서 모범적인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씨는 7년전에 무기로 감형됐다.

헌금을 전달 받은 이승영목사는 "다른 어떤 성금보다도 값진 성금"이라고 말하며, "기증자의 뜻에 따라 결핵을 앓고 있는 북한의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히고 김 씨와 그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씨의 어머니 장태순집사는 "사건이 발생 당시 당황한 나머지 아들을 미워했지만 이후 예수 믿고 변화 받은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사하며, 아들과 화해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무기로 감형된 이후 감사하면서 열심히 생활을 하고 있다"고 김 씨의 안부를 전했다. 장 집사는 또 "사건 당시 죽은 아버지가 술을 먹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족들을 괴롭혀 장남이었던 진태가 다른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저지른 사건이었다"고 전하며, "그러나 당시에는 경향이 없어서 아들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도 갖지 못했다"며 당시의 심정을 털어 놓기도 했다.

장 집사와 함께 동행한 문장식목사도 "김진태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얼굴에서 선한 모습을 보게됐다"면서 "다른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가 희생한 사건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문 목사는 "진태가 복음을 받아들이면서 죄를 회개했을 뿐만 아니라 신앙생활에 모범을 보여 함께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재소자들을 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한 달에 두 세번씩 문 목사에게 보내오는 편지를 통해 수감생활 속에서의 감사한 일을 전한다. 지난 12월 2일 보내온 편지에서는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문제 등을 걱정하며 영치금으로 모아 온 작은 돈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편지에서는 그는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화내면 한 번 늙는다는 말을 새롭게 새겨 본다"면서 "시름 많고 상처를 쉽게 받는 곳에서 불평불만으로 화를 낸다면 정신건강까지 잃게 될 것이기에 늘 밝게 웃으며 정신건강을 도모하고 제 주위에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리고자 애를 쓰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김 씨가 그동안 두 차례에서 전달한 헌금은 본교단 장로교복지재단이 운영하는 미혼모시설을 통해 어렵게 생활을 하고 있는 미혼모들과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전달됐으며, 이번에 전달된 헌금은 3만원이면 6개월동안 영양식을 섭취해 완치가 가능한 북한 결핵어린이를 돕기위한 성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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