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후에도 긴장 풀지 말라?…이단사이비 종교, 수험생 집중공략 주의보

수능 후에도 긴장 풀지 말라?…이단사이비 종교, 수험생 집중공략 주의보

[ 교단 ] 시험 후 느끼는 공허감·해방감 노려 접근, 대형교회 위주로 '수험생 위로회' 등 대책도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11월 06일(목) 10:39

   
▲ /일러스트 이경남기자
'이태원가서 친구들과 쇼핑하기, 다이어트, 피부관리, K의 생일파티….'

한 대입 수험생의 다이어리에 적혀있는 '수능이 끝난 후 하고 싶은 일'이다. '수능이 끝난 후, 뭘할까?' 이 질문은 수험생들의 대표적인 고민이 아닐까 싶다.

고등학교 입학시 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로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수험생들은 수능 후 밀려오는 허탈함과 성적 스트레스로 갑작스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교회마다 수능 대비 특별기도회 준비에는 열과 성을 다하지만 수능 후 수험생들을 위한 대책은 미흡한 상태다.

이단 전문가들은 수능고사 직후 수험생들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틈타 본격적인 포교활동에 들어가는 이단 사이비 종교세력에 주의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여수종교문제연구소 소장 신외식목사는 "이단 사이비 세력들은 수능 시험이 끝나면 고3 학생들을 포섭하기 위해 정식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면서 "교회마다 이에 대한 청소년 대상 교육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신 목사는 이단 세력들은 '크리스찬 리서치'라는 설문지 조사를 벌이며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을 기록하게 한 뒤 포교 대상으로 삼고 있다"면서 "신상을 적게 하는 설문조사는 반드시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이러한 조사는 수능시험 후 수험생들이 대거 몰릴 수 있는 대학가와 번화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시험 후 갑자기 많아진 시간을 어영부영 지내고 있을 수험생들을 포섭하기 위해 교육센터를 통한 무료강좌 광고가 배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목사는 "처음에는 서예, 종이공예, 수화 등의 강의를 무료로 진행하지만 결국에는 그들의 교리를 전파한다"면서 조심할 것을 강조했다.

고등학교 및 대학교 동아리 활동을 통하거나 친분을 명분으로 한 접근방법도 주의를 요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장 최삼경목사는 "JMS나 베뢰아 아카데미 등 모습을 드러내놓고 포교활동을 벌이는 이단 사이비 단체들은 일반 대학교에서 하나의 서클로 등록돼 있다"면서 "보이는 단체들은 피하기 쉬우나 학교에 공식적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따뜻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접근해오는 이단 세력들을 경계할 것"을 경고했다.

최 목사는 "이단 사이비 단체들은 시험이 끝난 후 찾아오는 수험생들의 공허함을 노려 공략한다"면서 "각 교회 목회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미리 공지만 해도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수능 시험 후 청소년들의 탈선을 막기 위한 기도집회 및 문화 프로그램도 각 교회마다 요청된다.

명성교회(김삼환목사 시무)는 그간 공부하느라 몸과 마음이 지친 청소년들에게 수능 당일과 14일 이틀간 교회 내 극단 '오엘'을 통해 신나는 창작뮤지컬 공연을 선보인다.

또한 15일 오후 6시에는 고등학교 3학년에서 대학부로 올라오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대학부 주최 비전집회를 개최한다. 16일 주일예배 때는 위로잔치를, 18일에는 과천시립여성중창단을 초청해 '수능 위로 음악회'를 갖는다. 교회 대학부에서는 각종 대학교 평가 및 입시 정보를 담아놓은 수험생들을 위한 맞춤 홈페이지도 따로 제작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민전도사(고등부 담당)는 "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나고 나면 음주 등 세상 문화에 노출되기가 쉽다"면서 "신앙의 선배들과 교제를 통해 교회에 정도 붙이고 자연스럽게 청년부로 올라갈 수 있도록 매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주님의교회(박원호목사 시무)에서도 13~14일 1박2일간 '수능뒷풀이'를 준비하고 있다. 시험이 끝나면 고3 담당 교사들과 수험생들은 카페로 모여 그간의 소회와 비전에 대해 담소를 나눈 뒤 남한산성 등반, 심야영화 시청 등의 코스로 밤을 지샌다. 물론 이튿날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이른 아침 집집마다 바래다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유성훈목사(고등부 담당)는 "수능 후 신앙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신앙의 선ㆍ후배들이 서로간의 인생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전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목사 시무)의 경우 13일 오후 7시 30분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위한 '희망축제'를 개최한다. 입시를 치른 청소년들이 하나님 안에서 새 비전을 발견하게 하고, 성적비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자살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수능 'D-7'이다. 수험생들은 한창 건강관리 및 컨디션 조절에 나설때다. 하지만 이는 수험생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수능 후 본격적인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 입시에 지친 청소년들을 격려하고 그들이 신앙안에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교회 또한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또 입시를 치르지 않는 취업 준비생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그들을 대상으로 한 취업 자문 설명회 및 영성수련회 같은 프로그램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청년부가 중ㆍ고등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멘토로 나서 일대일 상담을 실시하거나 교회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신앙의 뿌리를 견고히 다질 수 있도록 청소년들을 향한 교인들의 관심과 사랑이 시급히 요청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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