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재일대한기독교회 첫 여성총회장 경혜중목사

[인터뷰] 재일대한기독교회 첫 여성총회장 경혜중목사

[ 교계 ] 90주년 기념식 인도, 北 조그련 초청 선교대회 치러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10월 28일(화) 00:00

   
 
재일대한기독교회 증경총회장 경혜중목사.
 
재일대한기독교회에서 안수받은 첫 여성목사이고, 첫 여성 총회장이기도 한 경혜중목사(재일대한기독교회 증경총회장). 그에게는 언제나 '최초'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1957년 장신대를 졸업했다. 곽선희목사(소망교회 원로)와 동기이기도 하다. 전도사의 직분으로 대전제일교회, 인성여자중고등학교 교목을 거쳐 장신대 첫 여학생기숙사 사감을 지냈다. 그 후 한 목회자의 초청으로 1971년 일본 경도교회 전도사로 부임했다.

일본으로 건너온 그는 일본말과 한국말 두 가지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던 재일동포들, 특히 여성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데 주력했다. 그 후 교회 내의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전국교회여성연합회 회원들과 함께 여성에게도 목사 장로 안수를 허락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몇 년 간 투쟁한 결과 '남자집사 5년 이상한 자로 장로로 선택될 때에 안수한다'는 조항에서 '남자'를 빼고 법 개정을 단행했다. 그 후 1983년 여목사 중에서는 1호로 안수받고 97년 총회장으로 선출된다.

"순탄한 과정이 아니었죠. 하지만 재일동포가 아닌 선교사로 파송받아 온 목사가 1호 여성목사 안수를 받게 되서 현지에서 어려움이 많았죠." 그는 '어려움'이라 표현한 과정을 일일히 들어 설명하지 않고, '경 목사, 일본으로 온지 얼마됐나' '한 20년 됐습니다' '이제 재일 한국인 다 됐군' 이라는 짤막한 대화를 들며 "이 단적인 대화만으로도 어려움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를 괴롭게 했던 것은 여성목사 2호가 한동안 배출되지 않았던 것에 있었다. 경 목사는 "재일동포인 고 서정순목사(전 전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가 두번째로 안수받게 되자 무겁게 짓누르던 어깨 짐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1998년 총회장을 역임하며 재일대한기독교회 90주년 대회를 치렀다. 이때 북한과 관계의 문을 열었다.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초청해 일본에서 선교대회를 치렀다.

'여성 총회장이 왜 필요한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경 목사는 '왜'라는 말을 붙이지 말라고 했다. 그는 "남녀 모두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물음표를 붙이라"고 지적했다.

"한 스위스 교회 여성이 나에게 어떻게 총회장이 됐는지 묻더라.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것이라고 답했다. 이제는 남녀가 동등한 사회가 됐지만 일반 성도들의 의식속에는 여성을 세우려는 의식이 아직도 부족하다. 이는 우리 총회와 세계교회가 연구해야 할 일이다."

경 목사는 "'왜 우리는 첫째가 안되는가' 질문하며 여성들 자신이 깨어져야 한다"고 했다.

"누구에게 탓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좀더 큰 꿈과 비전을 갖고 나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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