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교회 못 나가는 이유, '학원' 때문?

학생들 교회 못 나가는 이유, '학원' 때문?

[ 교계 ] 2백52명 학원으로 이유 꼽아, "교회·가정·학교 통전적 기독교 교육으로 가야할 것"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10월 21일(화) 00:00

학생들이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학원에 가야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가 9월 28일~10월 6일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까지의 수도권 지역 교회학교 학생 1천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백52명의 학생들이 교회에 못 나오게 되는 이유를 '학원'(25.4%)으로 꼽았다.

'교회에서 학업 또는 성적과 관련해 도움을 받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2백17명(22.7%)의 학생들이 '기도'라고 응답했다. 교회 목사나 전도사, 교회학교 교사에게 도움을 받는 학생은 모두 합해도 7.5%에 불과했다.

학업에 대한 고민은 주로 부모(64.9%)와 상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학교 교사와 상담한다'는 응답은 전무했다. 목사 전도사와 상담한다는 응답도 0.3%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교회학교 교사 혹은 목회자들이 '자신의 학업에 대한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34.5%)는 부정적 답변을 통해 찾을 수 있다.

학생들은 학업(49.2%)과 진로(22.9%)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또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대해서는 "고통스럽다"(36.4%)는 의견과 "희망인 동시에 고통"(38%)이라는 답변이 지배적이었다. 학생들은 교육현실에 대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으면서도 현재 처한 현실은 매우 고통스럽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고민을 교회가 품지 못하고 근본적인 대안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교회학교는 극심한 위기를 맞게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우창록) 주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직장사역연구소(소장:방선기), 좋은교사운동(대표:정병오) 각 대표들이 연대하며 추진하고 있는 '입시ㆍ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이사 입사기운동)이 지난 20일 새문안교회(이수영목사 시무) 언더우드교육관 미션홀에서 첫 세미나를 개최하고 입시 사교육 문제와 관련해 교회학교 부흥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모색했다.

이날 세미나는 해마다 바뀌는 입시제도로 인해 자녀와 함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학부모와 목회자 교사 등 80여 명이 참석하며 뜨거운 호응 아래 진행됐다.

이날 "우리나라에 교회 교육이라는 게 있는가"라며 서두를 던진 박상진교수(장신대)는 앞의 설문조사 결과를 전제하며 "학생들은 목회자들이 교회학교의 부흥은 원하지만 정작 자신들을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생들의 학업 진로문제를 터치하는 교회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교수는 입시의 파도가 몰아닥치면 기독교 가정이 세속화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한국교회가 입시의 포로가 되어가고 있다"는 그는 '기독교교육 비전의 상실'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목회자 및 교사들이 아이의 고민을 끌어안고 진정으로 위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교회ㆍ학교ㆍ가정이 연계되는 통전적 기독교교육이 이뤄질때 비로소 입시 사교육 문제와 교회학교 부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하며, 학생들이 예배를 통해 '이렇게 살아야 되겠구나' 깨닫게 하고 이것을 가정과 학교로 가져가 성품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가 이 과정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교회 내에 학과목을 가르치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도 교회가 입시 사교육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방선기목사는 "좋은 고교, 좋은 대학, 좋은 회사, 좋은 배우자를 추구하는데 대체 '좋은'의 정의가 뭐냐"고 반문하며 "명문학교가 아닌 아이가 행복해하고 능력과 적성에 맞는 좋은 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방 목사는 "신앙적으로 불안과 욕심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우리집 사교육이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테스트를 통해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세미나 후에는 "당신의 자녀는 주일 아침,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캠페인이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병오대표는 "부모가 자녀들을 교회에 보내야 한다는 마인드가 없이는 교회학교의 부흥이 어렵다"면서 "당회 차원에서 이 문제를 건의해 온 교우가 최소한 주일 오전예배와 수련회는 학생들이 빠지지 않고 참석할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들어 나가자"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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