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여성, 식당봉사보다 성경공부 원한다

교회여성, 식당봉사보다 성경공부 원한다

[ 교계 ] 교회여성연, 교회여성 8백명 대상 설문조사 실시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8월 26일(화) 00:00

식당봉사, 교회청소, 교회행사준비, 성가대는 과연 여성들이 하고 싶어하는 교회 사역일까?

한국교회여성연합회(회장:성경자)가 지난 6월 15일부터 7월 말까지 본교단을 비롯한 기감, 기장, 복음, 성공회 등 소속 교단여성회원 8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여성들은 식당봉사(3.3%)보다 사회봉사활동(13.5%)을, 교회청소(2.0%)보다 성경공부(8.1%)를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들이 주로 담당하고 있는 식당봉사나 안내에 대해서는 11.6%가 '당연하다'고 대답한 것에 비해 '남녀가 구별없이 참여해야 한다'는 응답이 64.9%로 훨씬 높았다. 또한 일의 구분에서는 '개인의 능력에 맞게 되어 있다(44.6%)'는 의견보다는 '성별에 따라 여성과 남성의 일이 구분되어 있다(48.1%)'는 의견이 근소한 차이지만 높게 나타났다.

교회 내 여성들의 의식 변화에 있어서는 '교회에서 여자는 침묵하고 순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78.1%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교회에서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발언하지 않는 이유로는 절반 이상이 '사람들 앞에 나서서 발언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59.1%)'이라고 응답, 교회 내 여성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여건만큼이나 구체적인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응답자들은 '교회가 중요한 일을 계획하거나 결정하는 데 있어 여성도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80.4%가 응답해 변화에 대한 높은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 설문조사를 토대로 지난 20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주최 토론회에서 황홍렬교수(부산장신대 선교학)는 "교회개혁의 주체가 교회여성임을 자각해야 한다"면서 "3분의 2를 차지하는 교회 여성이 자신을 먼저 변화시키는 일이 일어나면 한국교회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여성안수를 '적극적 찬성(40.5%)'하기보다 '시대적 흐름으로 수용(41.1%)'한다는 답변과 여교역자는 '리더십과 전문적 지식이 약하다(59.1%)'는 응답에 대해 "여교역자들을 신뢰하고 기회를 부여하며 지도력과 전문성을 함양하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사회적으로 변화된 여성의식을 교회가 수용하지 못한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생각할 수 없다"고 경고하며 "사회ㆍ세계ㆍ지구생명공동체를 향한 자기 역할을 감당하도록 양성평등문화 의식을 함양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이번 한국교회여성연합회의 질문 내용이 지난 1995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남평등교회공동체위원회에서 조사한 교회 여남 평등의식조사 질문과 별반 달라진 게 없어 교회여성들이 처한 상황과 현실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구미정교수(숭실대 기독교학)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교회 여성들이 처한 상황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로 속에서 길을 잃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교회여성들이 변화된 시대상황에 고무되서 표면적으로는 양성평등의식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것은 내면의 적극적 추동이 아닌 수동적으로 밀어닥친 영향"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구 교수는 "여성들은 교회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는 것이 구조악이 아닌 스스로의 문제로 돌리고 있다"면서 "교회가 여성들을 신학적 이해를 지닌 여성 리더로 자랄 수 있도록 배려하지 않는다면 성숙한 양성평등문화가 교회에 정착하기는 요원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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