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과도한 사교육, 신앙부재 증거"

"기독교인 과도한 사교육, 신앙부재 증거"

[ 교계 ] '입시 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 세미나서 비판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7월 02일(수) 00:00

"○○경찰서는 오늘 새벽 1시 반쯤 모 외고 3학년 김 모양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김 양의 방에는 성적이 떨어져 부모에게 미안하다는 편지가 여러장 발견됐습니다."

한달이 멀다하고 들리는 성적비관 자살 뉴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고의적 자해(자살)로 사망한 청소년(15~19세) 수는 총 1백98명에 달한다. 이중 성적 진학문제로 사망한 이는 56.1%, 무려 절반이 넘는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점점 과열되는 입시경쟁, 여기서 파생되는 사교육 팽창은 청소년과 그 부모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입시 사교육의 부작용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률 2위라는 불명예를 낳고, 조기유학과 교육이민 등의 기현상으로 '기러기 아빠' '맹모 아빠'같은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이같은 과도한 입시 사교육의 폐해가 발생하는 이유가 기독교인들에겐 신앙의 부재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6월 24일 기독교회관 2층 강당, '입시 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 출범에 앞서 열린 세미나에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장 박상진교수(장신대)는 "크리스찬이면서 부모는 많지만 정작 크리스찬 부모는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자녀교육에 있어서 만큼은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무늬만 '크리스찬 부모'라고 꼬집은 박 교수는 "사교육 문제에 있어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인정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자녀교육에 집착하는 문제를 오히려 종교가 조장시키고 있다고 했다.

"교회학교는 마치 학원가다 들르는 곳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우선 교회학교가 회복되지 않으면 입시 사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박 교수의 이 말은 한국교회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의 한 교회학교 교사는 "특히 시험기간이 되면 아이들의 출석율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면서 "부모인 장로님이나 집사님들을 설득해봐도 시험기간 만큼은 주일성수를 하지 않는 아이들을 나무라지 않는다"고 한숨을 늘어놓았다.

'입시 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이사 입사기운동)을 공동 출범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우창록), 좋은교사운동(대표:정병오)은 우리 사회가 마치 '붕어빵'과 같은 획일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것처럼 아이들을 '찍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상진교수는 "한명 한명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귀한 존재"라면서 "입시 사교육에 얽매이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부모들의 인간적 욕심, 불안과 염려, '옆집'에서 과도한 사교육이 나온다는 주장도 있다. 방선기목사는 "자신의 두 아들이 주님 나라 좌 우 보좌에 앉기를 원했던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마 20:20-23)는 치맛바람의 원조"라면서 "목회자들을 비롯한 교회의 지도자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는 본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장은 사교육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 부모가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도 아니다. 가정과 사회를 혼란으로 몰고가는 '과도한' 사교육에 경종을 울리고, 신앙을 회복함으로 입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입사기운동'은 오는 12월까지 신청하는 교회를 대상으로 주일예배, 수요예배, 전교인수련회 등을 다니며 이 운동의 취지를 알리고 신앙안에서 자녀를 어떻게 교육해야 좋을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입시 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 선언문

가정에서
 1.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임을 기억하여 자녀교육의 우선순위를 지킨다.
 2. 부모의 욕망과 허영심이 자녀교육을 왜곡하였음을 깨닫고 회개한다.
 3. 기독학부모로서 교육에 대한 기독교적 가치관을 갖고 이를 실천하도록 한다.

학교에서
 1. 기독교학교는 기독교적 건학이념을 실현하며 기독교교육에 모범을 보인다.
 2. 기독교사는 입시와 사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솔선수범한다.
 3. 기독학부모는 건전하고 올바른 학교 교육 참여를 위해 노력한다.

교회에서
 1. 목회자는 입시와 사교육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확립하고 목회를 통해 이를 실천한다.
 2. 교회 속에 만연한 입시 위주의 풍토와 문화를 개선한다.
 3. 교회 안에 기독학부모 모임을 활성화하여 기독교적 교육관을 확산한다.

다함께
 1. 입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한다.
 2. 한국교회는 입시와 사교육 바로세우기를 위해 협력을 도모한다.
 3. 입시 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을 통해 생명력 있는 신앙을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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