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기업도 투자안한다" 기독교 사회책임펀드

"이단기업도 투자안한다" 기독교 사회책임펀드

[ 교계 ] 삼성증권 선한 청지기 펀드 출시, 예장고신 기감 기장 구두계약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6월 24일(화) 00:00

담배, 술, 포르노, 도박 등 사회에 네거티브(Negative)적 요소를 심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사회책임투자펀드. 여기에 기독교 윤리관을 기초로 한 사회책임기업에 투자한다는 기독교 사회책임펀드가 국내 한 증권사를 통해 출시될 전망이다.

"투자이익과 공익을 생각하는 한국 기독교인을 위해 설계했다"는 이 펀드의 이름은 '한국 선한 청지기 SRI(사회책임투자, Social Responsible Investing) 주식투자신탁'. 삼성증권이 판매하고 한국투자신탁을 통해 운용되는 이 펀드는 사회책임기업을 가려내는 전문적인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의 평가 모형에 근거해 상위기업으로 우선 선정된 곳에 투자된다.

이 펀드는 술, 담배, 도박, 음란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하는 회사는 물론 이단사이비 종교 관련 기업까지 배제시킨다. 특히 환경친화적이면서 여성과 장애인을 중심으로 채용하고 투명경영 및 공정거래, 한반도 평화 정착에 노력하는 기업에 가산점을 주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여전도회관에서 기독교 사회책임투자 간담회를 주최한 오이코크레딧 한국위원회는 한국 기독교의 사회책임투자 과제와 전망에 대해 역설했다.

이날 천영철목사(오이코크레딧 한국위원회)는 "이 펀드는 기독교 연금재단 및 사학재단, 크리스찬 사업가, 그리고 일반 성도들이 투자하는 국내 최초 기독교 사회책임투자 공모형 펀드"라며 "펀드의 성공적 운영은 곧 1천만 기독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투자 방법을 보급하고 국내 사회책임투자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4년 미국 사회책임경영 컨설팅업체 '콘 로퍼(Cone Roper)'사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같은 값이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제품을 사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재열팀장(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기독교 사회책임펀드는 결국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며 "향후 기업이 지속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사회책임투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약 20여개의 사회책임투자펀드가 1조 9천억 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은 작년 3천억 원을 사회책임투자 방식으로 투자했다. 기독교 윤리관을 근거해 국내 처음으로 선보여지는 '한국 선한 청지기 SRI 주식투자신탁'에 구두로 계약을 의뢰한 곳은 8개 교단 연금재단협의체 중 예장고신, 기장, 기감 등 세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김연태대리는 "한 기관이라도 투자한다면 당장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있는 상태"라며 기독교 기관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지난 2005년 유엔은 사회책임투자에 관한 여섯가지 원칙을 발표했다. 이 원칙들은 자원환경을 잘 관리하고 보존해야 하는 등 성경에 입각한 중심 주제들로 설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문회사 대표 이철영회장(아크투자자문)은 "오늘 간담회는 기독교에서의 본질을 출범하도록 준비하는 모임"이라면서 "이러한 노력의 성과는 궁극적으로 이웃사랑 실천에 있도록 하는 게 사회책임투자의 기본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오이코크레딧 한국위원회 이사 권오성목사(교회협 총무)는 "재물을 쓰는 기준이 있다면 버는 것에도 선한 기준이 있다고 믿는다"면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유럽교회처럼 한국교회도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기독교 윤리적 책임을 확산시키는 계기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사회책임투자펀드는 지난 1971년 미국 감리교 목회자 두명이 반인류적 기업에 투자를 금지하기 위해 '팍스 월드 펀드(Pax World Funds)'를 선보이며 시작됐고, 북미 유럽 등 금융선진국에서는 지난 2005년 기준으로 각각 2천1백조 원, 1천2백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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