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웃음 감동으로 꾸며진 대광고 '스승의 날'

사랑 웃음 감동으로 꾸며진 대광고 '스승의 날'

[ 교계 ]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5월 27일(화) 00:00

   
 
지난 15일 대광고 '스승의 날' 세족식 행사에서 한 교사가 학생과 눈빛을 교환하며 정성스레 발을 씻겨 주고 있다. /사진 정보미기자
 
'깔깔깔' '꺄르르르' '푸하하하'.

15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대광고등학교 강당. 3백여 명의 학생들이 무대 앞을 바라보며 시종일관 큰소리로 웃고 있다. 교사와 학생이 역할을 바꿔 꽁트로 꾸며낸 대광고의 체육시간. 체육교사가 되어 연기하는 학생의 말투와 몸짓이 평소 그 교사의 모습과 꽤 닮았는지 어떤 학생은 웃다가 눈물까지 흘린다.

꽁트 시간만이 아니었다. 한 교사의 교단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창작극 '나무야 바람이 불면'과 교사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준비한 한 학생의 댄스 공연, 어릴적 모습 사진으로 어떤 교사인지 알아맞추는 '퀴즈로 알아보는 우리들의 영웅' 등 행사가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웃음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대광고등학교(교장:김광조)가 "지루하고 형식적인 스승의 날 행사는 가라"는 취지 하에 특별한 '스승의 날' 행사를 마련했다. '스승의 날' 의미가 유명무실화 되어가고 있는 현 세태에 경종을 울리며 사제지간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꾸몄다는 것. 학교 측은 "딱딱한 식순 대신에 스승과 제자가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작은 이벤트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웃음소리가 잦아들때 쯤 또 다른 감동의 시간이 마련됐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 연주하는 '사제음악회'와 제자들에게 남기는 교사들의 기도문이 잔잔한 음악가운데 울려퍼졌다. 또한 이날 식순의 하이라이트인 세족식이 진행됐다. 교사들은 학생들과 일일이 눈빛을 교환하며 신발과 양말을 벗기고 정성스레 발을 씻겨 주었다. 이 순간만큼은 웅성댔던 강당 안도 숙연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 9명에게는 지난 몇 년간 교사들이 매달 조금씩 모아온 장학금도 지급됐다. 그리고 이에 화답하듯 학생들은 교장을 비롯한 모든 교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카네이션 꽃을 달아주었다. 특별한 행사였던 만큼 마지막으로 함께 부른 '스승의 날' 노래도 여느 때 들었던 것과는 다른 인상을 심어주었다.

행사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대광고 유성빈 군(2학년)은 "평소 어렵게만 생각했던 선생님들과 함께 어울려 즐기는 것이 좋았다"면서 "제자들의 발을 직접 씻겨주는 모습도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김하영 군(3학년)도 "수능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아 부담됐는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 큰 위안이 됐다"면서 "원래 대광고는 사제지간의 정이 두텁다"면서 자랑했다.

교사들도 학생들과 같은 마음이었다. 김성종교사(과학과목 담당)는 "평소에도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호흡이 잘 맞는다"면서 "이벤트로 이뤄진 행사였지만 앞으로 한국 교육을 개선하는 좋은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광고 교목실장 우수호목사는 "'스승의 날'은 스승과 제자가 함께 의미를 찾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함께 웃으며 열린 문화 마당으로 진행된 오늘 행사가 학생들의 기억에 의미있는 소중한 시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바램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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