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다진 '밥퍼' 오병이어의 날 나눔잔치

초심다진 '밥퍼' 오병이어의 날 나눔잔치

[ 교계 ] "밥퍼는 누구든지 와서 식사할 수 있는 곳"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5월 06일(화) 00:00

   
 
평소 '밥퍼'를 자주 찾는 단골손님(?)들이 '오병이어의 날' 예배의 참석자들이 됐다. /사진 정보미기자
 
"이 땅에 밥 굶는 이 없을 때까지 3백65일 달리겠습니다."

지난 2일 다일공동체(대표:최일도)가 '오병이어의 날'을 맞아 지역 독거노인 및 노숙인들을 초청해 '밥퍼' 20주년 감사예배를 가졌다. '오병이어의 날'은 작년 5월 2일, 다일공동체가 예수님께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것처럼 굶주리는 자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기로 선포한 날이다.

이날 예배가 드려진 장소는 지난 1988년 최일도목사가 노숙인 3명과 함께 성탄예배를 가진 후 라면을 나눴던 '청량리 쌍굴다리'였다. 지하차도 옆에 놓인 좁은 인도에는 3백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그리스도의 몸과 함께 영의 양식도 나눈다는 의미로 특별한 성찬식도 진행됐다.

이날 세례를 받은 독거노인 최종복 할아버지(동대문구 답십리3동 거주)는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며 '좋다',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주 2회 '밥퍼'를 찾는다는 강문희 할머니(가명)는 "우리같은 노인들을 위해 아무 대가없이 밥해주는 게 가장 고맙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목사의 저서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에서 굳어진 '밥퍼'라는 글자는 이제 다일공동체 만의 상징적인 문구가 됐다. 올해로 20주년이 된 다일공동체의 무료급식센터는 하루 평균 8백 명에서 1천 명이 방문한다. 하루에 8백 명 씩만 계산해도 1년이면 약 30만 명, 이제까지 6백만 명을 먹여살린 셈이다.

또한 라면 한 그릇으로 뿌리 내린 사랑은 캄보디아, 네팔, 베트남 등 해외까지 뻗어나가 무료급식센터를 만들게 했다. 캄보디아에서만 하루 1천명이 방문하고 있다.

'밥퍼 나눔 공동체' 본부장 강동국목사는 "겉보기에 멀쩡한 사람에게 왜 밥을 주느냐며 '밥퍼'가 초심을 잃었다는 분들이 계신다"면서 "'밥퍼'는 누구든지 찾아와서 식사할 수 있는 곳"이라고 전했다. 강 목사는 "더 큰 사랑으로 섬기기 위해 20년 전 그때 그 정신을 가다듬고 '섬김'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다일공동체는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8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딸기밭으로 평소 '밥퍼'의 무료급식센터를 이용하는 60세 이상의 독거노인을 초청해 효도관광을 다녀왔다. 또한 오는 16일~17일에는 노숙인들의 소중함을 몸소 깨닫자는 취지 하에 개 교회 청년들을 대상으로 1박 2일 '쪽방 노숙체험'을 마련한다.

다일공동체 이옥주 홍보실장은 "초창기나 지금이나 '밥퍼'를 찾는 소외된 이웃들이 늘면 늘었지 줄진 않았다"면서 "무료급식센터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나눔'의 행진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