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선교] "장병들은 모두 우리 아들"

[군선교] "장병들은 모두 우리 아들"

[ 교계 ] 부대 안팎의 교회 여성들의 '알뜰살뜰 장병 돌보기'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11월 14일(수) 00:00

"당연히 해야할 일이죠. 교회 나가기 시작하면서 부터 병사들을 위해 봉사했으니, 그들과 인연을 맺은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네요. 제대하고 나서 지금도 연락하는 아들(병사)도 있어요. 애인이 생겼다며 데려오기도 하고 목회자가 됐다고 전화오기도 하죠. 그런게 삶의 보람인 것 같아요. 우린 그들의 엄마니까요." 10여년간 교회에 출석하는 병사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온 김영숙권사(진충교회). 그가 병사들과 얽힌 애잔한 추억 얘기를 들려준다.

"상사가 괴롭힌다며 힘들어 하는 한 장병이 있었어요. 사람이란게 누구나 역경이 있는 법이잖아요. 먼저 마음을 고쳐먹고 상대방을 위해 기도했더니 관계가 호전되고 결국 기쁨을 찾게 됐다는 내 삶의 간증을 들려줬죠." 김 집사의 간증대로 실천한 그 장병은 상병과의 관계가 점점 회복돼 남은 복역기간동안 군 생활을 어려움 없이 마칠 수 있었다고.

"우리교회 병사들은 내가 돌본다"며 앞장서는 어머니들이 있다. 부대 내 간부 부인들과 영외에 거주하는 권사 및 집사가 그들. 실제로 이 어머니들의 '장병사랑' 덕분에 덩달아 부흥하는 교회도 있다고 하는데, 일명 부대교회들은 요즘 이들이 중심이 되서 펼치는 사역이 더욱 도드라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백마교회(임광상소령)는 매주 목요일과 주일 장병들을 위한 기도모임을 갖고 있다. "여집사님이 병사들의 상담사로 나서고 있죠. 병사들에게는 집안, 여자친구 문제 등 다양한 근심거리가 산적해 있어요. 때문에 집사님들이 주일마다 만나서 격려해주고 아픔은 없는지 보살펴 주죠. 거기서 나온 기도제목들을 교인 전체가 함께 모여 중보기도를 하는 거예요."

이밖에도 여집사들로 이뤄진 백마교회의 하늘소리중창단은 매월 1~2회 격오지에 위치한 부대를 찾아가 노래공연을 펼치고 떡볶이 등 간식도 제공하며 위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임광상소령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격오지에 있는 부대들은 군종목사가 자주 가지 못하기 때문에 병사들은 이러한 방문 공연을 통해 굉장히 많은 위로와 힘을 얻고 있다"면서 "병사들의 소외감을 극복하고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도 있다"고 효과를 전했다.

강원도 철원, 최전방부대에 있는 십자군교회(최용희중위)는 훈련병, 기간병, 간부가족 등 3집단으로 나뉘어 하나로 융합되기 어려운 교인들의 특성을 역이용해 병사들을 케어하고 있다. 장교부인 4명이 훈련병들로 이뤄진 2개 중대와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 한 중대당 2명의 여집사가 맡아 병사들이 입소해서 첫 예배를 드리는 날부터 파송예배까지 함께 한다.

"교회 내 마당에 아담한 정자가 있어요. 주일 예배가 끝나면 그곳에서 병사들과 집사님이 함께 둘러앉아 얘기를 나눠요. 한주간 생활하면서 어려웠던 점들은 뭔지 고민은 무엇인지 이야기하죠. 여집사님들이 다들 어머니 이모같아서 남자 병사들이 속내를 훨씬 잘 털어 놓는 것 같아요." 주일 오전 9시, 훈련병들이 예배 후 기도제목을 나누면 11시예배를 드리는 기간병과 간부가족들은 예배 후 병사들을 위해 중보기도를 한다.

십자군교회는 두 달에 한번 병사들을 위한 특별한 파티를 준비하는데 최근에는 바베큐파티를 열었다고 귀띔했다. 최용희중위는 "여집사님들과 병사들이 함께 바베큐 그릴에 고기를 굽고 서로 쌈을 싸서 입에도 넣어주기도 했다"면서 "음식을 먹으며 대화가 오가는 동안 자연스레 병사들을 케어하게 된다"고 전했다. 김, 단무지, 계란 등 김밥 재료를 준비해 와서 중대별로 직접 만들어 먹은 '김밥파티'도 호응이 높았다고.

부산시 해운대구 위동에 위치한 진충교회(윤광한소령) 여전도회원들은 병사들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사랑의 메신저'다. 사랑은 연필로 쓰라는 옛 노래말처럼 직접 편지를 써서 전달하면 그 편지가 곧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통로가 된다고. "또 여름에는 수박화채, 겨울에는 따뜻한 커피를 간식으로 준비해 교제를 나눠요. 이때 뜨겁게 찬양시간을 갖는데 이 가운데 주님을 영접하는 병사들이 있어요." 진충교회 담임 윤광한소령은 여전도회원들과 병사들의 교제가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예배 출석률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군대 내에서 자주 맛볼 수 없는 음식도 병사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다. 진충교회는 신교대대 훈련병들을 위해 매주 주일마다 자장면을 대접한다. 윤광한소령은 "병사들의 영의 양식도 중요하지만 훈련병들은 먹고 뒤돌아서면 배고픈 법"이라며 올 초부터 3~4백명에 달하는 훈련병들에게 군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라는 자장면을 손수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원도 삼척시 교동에 위치한 동해안등대교회(전영권대위)는 한 달에 한번 교회 내 여전도회에서 소초를 방문해 삼겹살 파티를 벌이고 있다. "삼겹살, 파전 등은 우리가 평소 먹기 쉬운 음식들이지만 병사들은 자주 접할수가 없잖아요. 한 소초당 인원이 한 30명정도 되는데, 제가 소초를 방문할 때 우리교회 여집사님 권사님들이 함께 와서 그들을 위해 위문파티를 해주는 거죠." 병사들을 돌보는 어머니사역, 현재 군 교회들의 필수적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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