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육 특성화로 앞서가는 교회들

[기획] 교육 특성화로 앞서가는 교회들

[ 교계 ] "토요일, 교회로 모이세요~"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08월 29일(수) 00:00

일반적으로 주일학교(Sunday School)라는 표현이 더욱 많이 사용되긴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교회학교(Church School)가 맞는 표현이다. 말 장난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렇게 하기엔 깊은 뜻이 담겨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성경교육이 주일에만 국한된다는 것이 문제인식의 시작이었다. 주일학교를 교회학교로 바꾼다고 그 내용까지 대대적으로 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주일에만 묶여 있는 성경교육에 날개를 달아 '매일교육' 내지는 '생활교육'으로 확대한다는 데 명칭변경의 속내가 담겨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매일교육을 실천하기에 우리나라의 현실이 너무도 척박한 것은 사실이다. 아이들은 학원으로 부모는 맞벌이라는 명분 아래 자녀들을 만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좀더 작은 이유를 꼽자면 성경보다는 국어 영어 수학이 우선이기 때문이라서가 아닐까.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몇몇 교회들을 중심으로 작은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토요 휴업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신자와 불신자의 구분을 털어 내고 토요일에 학생들을 교회로 초청해 다양한 교양 프로그램과 성경학습을 시도하는 교회들이 신도시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 더불어 아기들과 부모들이 함께 참여해 '낯선 육아'를 좀더 친숙하게 하고 신앙 속에서 자녀를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아기학교도 주목을 끈다. 시대상을 반영한 새로운 교회교육의 방법론과 변화하는 교회교육의 현주소를 진단해 보자.

'아이가 중심이 되는 학교'라는 컨셉으로 올해로 21년째 진행하고 있는 충신교회(박종순목사 시무) 아기학교. 유아 특성화 교육에 초점을 맞춘 충신아기학교는 아기의 첫 사회생활을 '엄마'와 함께 하나님 말씀을 배우며 활동할 수 있도록 주간 교회학교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특성화시켰다.

충신아기학교는 생후 18~24개월 아기를 대상으로 하는 '아장아장'부터 24~29개월 '귀염둥이', 29~48개월 '개구쟁이' 등 연령별로 그룹을 나뉘어 운영한다. 아기와 어머니가 한 팀을 이뤄 그룹 과목을 수강하는데 토요일에 열리는 '아장아장' 반의 경우 토요휴무제가 확산되면서 어머니 외에도 아버지와 조부모까지 함께 참여하고 있어 자연스레 가족 프로그램으로 확장됐다. '귀염둥이'와 '개구쟁이', 이 두 그룹을 수료한 아이들에게는 문화체험과 야외학습으로 이뤄진 '꾸러기' 그룹이 마련돼 있는데 기존 과정과 중복을 피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어 어머니들의 호응이 높다고.

아기학교를 지도하고 있는 박영란전도사는 오리엔테이션 때 어머니에게 3가지 역할을 꼭 강조한다고 전했다. "친구, 선생님, 보호자의 역할을 권유하고 있어요. 아기학교는 어머니가 아이에게 직접 신앙적 모유를 먹여야 한다는 의식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예요. 때문에 어머니가 함께 참가해서 직접 축복기도를 해주고 사물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어떻게 감사하고 표현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죠. 똑같은 사물을 봐도 하나님의 렌즈로 자세히 한번 더 걸러서 보여주는 역할을 어머니가 맡게 되는 거예요." 아기학교를 통해 일상 생활속에서도 어머니의 눈으로 교회 교육이 연장될 수 있다는 것.

충신아기학교가 지역 주민들의 큰 호응가운데 20년 넘게 성황리에 지속되자 주변교회들도 벤치마킹에 나섰다. 이에 충신교회는 지난 2002년 '제1회 아기학교 운영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기에 이르렀고, 부산양정교회, 상도중앙교회, 마산동부교회, 고척교회, 동숭교회 등이 아기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3월, 둘째 넷째 쉬는 토요일인 '놀토'가 도입된 이래 교회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토요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놀토'를 이용해 토요학교를 개최하면 보다 연속적인 신앙교육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대성교회(서은성목사 시무)는 나눔, 축구, 미술, 율동, 노래, 드라마, 중국어, 영어 등 총 8개 교실을 개설해 '놀토'에 토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나눔' 교실을 통해 교회 식당봉사나 양로원 보육원 등을 방문하면서 봉사의 소중함에 대해 배우고, 드라마교실에서 배운 연기로 주일 교회학교 예배 설교시 예화를 드라마로 선보이고 있다.

대성교회 토요학교 담당 김관중전도사는 토요학교가 전도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 지역 특성상 한부모가정 아이들이 많은데 토요학교를 통해 그 아이들에게 사랑과 꿈, 비전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움츠렸던 아이들의 어깨를 펴주며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고, 매주 한 두명씩 열매 맺어가는 모습 속에서 교사들도 보람을 느끼죠." 지난 2006년 토요학교를 시행할때만 해도 40여명이던 교회학교 학생들은 현재 60~70명으로 부흥된 상태라고. "꼭 토요학교의 성과라고 만은 볼 수 없겠지만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호흡하며 신앙을 교육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더불어 전도의 효과도 높아지는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영등포 영은교회(고일호목사 시무)는 미술, 오카리나, 축구, 인라인 등 문화를 중심으로 한 토요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놀토'를 이용한 교회학교 아이들 프로그램을 구상하다가 아동부 아이들을 대상으로 토요일에 뭐하며 지내는지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대부분 TV를 시청하거나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어 올초부터 토요학교를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고.

 영은교회 토요학교 총무인 김철수집사는 "시작단계라 교회내 성도가정 아이들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점점 범위를 확대해 지역사회 선교차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토요학교와 함께 아이들의 신앙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