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전통적 나라사랑ㆍ통일의식

급변하는 전통적 나라사랑ㆍ통일의식

[ 교계 ] 통일 필요 이유에 20대 "경제발전 위해", 70대 "단일민족의 재결합"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05월 29일(화) 00:00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저마다 가던길을 멈추고 국기를 향해 오른손을 왼쪽 가슴 위에 올린다. 국기에 대한 경례. 1970년대 고 박정희 대통령 집권 당시 이같은 국민의례는 법적으로 정해져 있을 정도로 온 국민에게 강요됐다.

그로부터 30년 후 2002년 월드컵, 온 국민이 록 음악으로 편곡된 애국가를 부르고 태극기를 몸에 두르며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냈다. 일명 '태극기 패션'을 만들어 낸 젊은층에서는 태극기를 머리에 두건처럼 두르고 태극문양의 바디 페인팅과 태극기 티셔츠ㆍ원피스ㆍ머플러 등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 3월 1일 젊은이들은 각자의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태극기를 계양했다. 집집마다 태극기가 꽃혀있던 20~30년 전 풍경과는 전혀 색다른 모습이다.

나라사랑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전통적 나라사랑의 표징이었던 태극기, 애국가는 우리에게 더 이상 엄숙한 대상만이 아닌 생활 속에서 '애국 문화'를 창출해 나가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월드컵 시즌만 되면 태극기에 대한 사랑이 각별해지는 국민들이 지난 2006 월드컵을 3일 앞두고 맞이한 현충일에는 대부분의 가정이 국기를 게양하지 않아 일부 비판과 우려의 시선을 낳았다.

또 작년 국가보훈처에서 현충일 행사로 마련한 '월드컵 응원복 및 밀리터리룩 패션 경연대회'에 대해서 시민들은 "나라를 위해 순국한 애국선열들의 넋을 기려야 할 날이 오히려 경시되는 것 아니냐"며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전쟁 전후 세대간의 통일 및 안보의식도 변화하고 있다. 통일연구원이 지난 2005년 6월 22일부터 7월 30일까지 20대 이상 일반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민통일여론'에 따르면, "통일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민족적 과업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70대의 고령층은 77.78%가 '매우 찬성한다'고 응답한 것에 비해 20대는 43.98%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한 통일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에 대해서는 70대 57.78%가 '단일 민족의 재결합'으로 꼽은 반면 20대 젊은이들 32.87%가 '경제발전을 위해'라고 응답해 감성적 통일지상주의는 줄어들고 보다 현실적인 요인들이 통일의 필요성으로 증대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종교적으로도 이념 갈등이 작용하고 있다. "북한이 우리에게 어떤 대상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기독교(38.13%)와 천주교(41.94%), 불교(40.97%)는 '협력대상'을 가장 우선순위로 꼽은 반면, 유교(42.86%)와 민족종교(66.67%)들은 '경계대상'이라고 응답해 종교별로도 통일에 대한 인식이 다르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교회협 김태현간사는 "현재 남북은 과도기적 단계이기 때문에 개신교 내에서도 북한을 경계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존재한다"며 "공동번영을 위해 지금의 단계를 잘 넘겨 실질적 공존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간사는 "남북의 서로 다른 체제보다는 민족 평화의 생존이라는 관점에서 통일을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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