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Tong] 동서교회의 아름다운 미래 동행

[Let's Tong] 동서교회의 아름다운 미래 동행

[ 교계 ]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7년 05월 14일(월) 00:00
동서고금(東西古今)이란 말이 있습니다.

동양과 서양, 옛날과 지금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영어로는 'all ages and countries ; all times and places'라고 표현합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모든 상황을 이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말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란 표현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도 통용되는 것을 말할 때 쓰는 말입니다.

본보와 한시미션, 기독교방송, 기독신문이 공동 주최하는 21세기 동서동행 미래교회 컨퍼런스는 '동서동행'과 '미래'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동과 서, 과거와 현재가 통하는 것 즉, '통(通)'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번 21세기 동서동행 미래교회 컨퍼런스의 주강사 레너드 스윗박사는 동서동행에 대해 "하나님은 교회에 서양과 동양이라는 두 개의 폐를 주셨다. 그러나 지난 5백년 동안 특별히 서구 중심의 교회는 서양이라는 한 쪽의 폐만 갖고 호흡을 해왔다. 그리고 교회는 마침내 이제 동양의 폐를 발견하고 있다. 우리는 비로소 교회의 동양적 뿌리를 찾아내고 있는 것이다. 교회는 동양적 뿌리에서 영적 직관과 영적 상상력의 역할을 발견하고 있다. 이는 교회가 희랍적인 생각 속에 히브리적인 사고를 결합시키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한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휴일을 맞아 아버지가 낮잠을 자려고 하는데, 어린 아들이 같이 놀자고 졸라댑니다. 모처럼 만의 휴일, 어떻게 떼어놓고 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마침 탁자 위에 있던 신문지에 세계지도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을 듬성듬성 잘라서 아들에게 주면서 말했습니다.

"이거 아주 재미있는 세계 지도 맞추기 퍼즐이다. 너 이것 다 맞춰 오면 아빠가 놀아주마"

이제껏 세계지도를 본 적도 없고, 나라이름도 잘 모르는 아이에게 재미있는(?) 놀이를 준 아버지는 여유만만, 희희낙락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하루 온종일 맞추어도 될까 말까, 아니 아이에겐 거의 불가능한 일일테니까요. 아버지는 여유롭게 낮잠 잘 채비를 하고 있는데, 웬걸요 이 아들이 10분도 안되어 다 맞춰 가지고는 달려 왔습니다.

"아빠, 나 다 맞췄다~"

아버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빨리 맞추었을까? 이 녀석 혹시 천재가 아닌가?"

그런데 아들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합니다.

"아빠, 아주 간단해. 그 지도 뒷면에 만화 주인공 얼굴이 있었거든. 그 얼굴을 맞추니까, 지도가 저절로 맞던걸?"

그렇습니다. 뒷면에 아들에게 아주 익숙한 만화 주인공 얼굴을 맞추니까, 생전 보지도 못했던 앞면의 세계지도는 저절로 맞았다는겁니다.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고 하지 않던가요? 우스운 이야기같지만 아주 의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정치, 경제, 사회, 문화-들의 배후를 살펴보면, 그것은 '통'의 문제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구조나, 제도나 법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통'입니다.

정치는 여와 야가 통하지 못해서 문제이고 경제는 가진 자와 없는 자가 통하지 못해서 문제입니다. 사회도 계층 간 커뮤니케이션의 부재가 문제이고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통하지 않고서 이 문제들은 결코 해결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서로 통하기만 한다면, 이 문제들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

레너드 스윗 박사의 말을 다시 인용합니다.

"서양적인 기독교가 '계약'에 기반을 세울 때 동양적인 기독교는 '관계'에 기초를 세웠다. 우리가 오랫동안 한 쪽 폐로만 숨쉬어 온 기독교에 의존해 왔다면 이제는 두 쪽의 폐로 숨을 쉬어야 할 때가 왔다. 오늘날 기독교가 가장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 보라, 동양이다. 바로 동양에 기독교의 미래가 있는 것이다."

"사회와 문화 전반에 걸쳐 과거의 위계적 질서는 다양성이라는 수평적 관계로 변화하고, 어제와 오늘이 공존하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는 교회 안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이제 머리와 가슴, 이성과 감성, 동양과 서양, 목회자와 성도, 말하는 자와 듣는 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서로 통해야 합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세상을 말씀으로 통하게 하고 장벽을 허물어서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는 새로운 분수령이 되기를 바랍니다. 동서교회가 통함으로 미래교회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 이것이 21세기 세계 교회가 꿈꾸는 가장 아름다운 동행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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