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오래 할 수 있는 일 찾으세요"

"즐겁게 오래 할 수 있는 일 찾으세요"

[ 교계 ] '중국어 통역ㆍ번역사전' 출간한 김혜림교수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04월 25일(수) 00:00
   
"선택의 기로에선 기도가 명약"이라 말하는 김혜림교수.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해요. 자신이 즐겁게, 그리고 오래할 수 있는 일 말예요. 그것이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할 수 있는 일인지 기도하면서 결정하는게 중요하죠."

지난 18년간 중국어 동시통역사로 굵직한 국제회의에서 활동해 온 김혜림교수(43ㆍ공릉제일교회 출석). 그녀가 직업 선택으로 고민하고 있는 크리스찬 여성 후배들에게 크리스찬 직장인으로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팁을 제시했다.

"고등학교 시절 한문 과목을 싫어했어요. 그런데 중문과에 입학해서 중국어를 직접 들어보니 그 음성이 너무나 아름다운거예요. 마치 음악을 듣는 것 같았죠."

김 교수는 그렇게 중국어에 흥미를 느껴 이화여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외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석사, 중어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다가 현재는 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강의와 교재 연구 개발에 힘쓰며 학생들의 지도 편달을 맡고 있다.

업계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그녀의 경력은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화려하다. 김 교수는 KBS 위성 TV 홍콩 반환 특별 생방송과 김대중 대통령 중국 공식방문 내외신 기자회견 등 이제까지 크고작은 총 7백여 회의 통역을 담당해 왔다. 보통 한중 통역사의 경우 1일 6시간 기준으로 연평균 20~30일 정도 하는 편인데 김 교수는 60일 정도를 뛰고 있다. 한 번은 연 1백일을 활동한 적도 있단다. 중국어 통역의 달인이 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중국어 통역에 관해선 베테랑인 그녀도 통역 전에는 항상 긴장을 느낀다고. "한국어를 중국어로 바꿀 때가 오히려 더 쉬워요. 중국어를 한국어로 통역할 때는 굉장히 주의를 기울여야만 해요. IT같은 전문분야의 외국 용어들을 중국어로 변환한 말은 전문지식이 없으면 특히 알아듣기 힘들죠.

또 지역별로 특유의 방언이 존재하는 것, 주역 용어나 고(古) 문학의 표현을 인용하는 것도 중국어 통역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예요." 주룽지 전 중국 총리의 경우 불같은 성격이라 반응이 빨리 안나오면 영어로 말해버린다고. 잘못 알아듣고 통역할 경우 그 여파가 회의장으로 일파만파 퍼지기 때문에 얼마나 잘 알아듣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주부인 그녀가 학업에 정진하며 유명 동시통역사로 발돋움 하게 되기 까지는 험난하고도 고된 시간들이 있었다.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강의하며 대학원 수업을 듣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엄마와 아내 역할을 했죠. 딸 아이가 잠들면 그제서야 제 시간이 생겨 다음 회의에서 동시통역 하게 될 관련 자료들을 모아 밤새 공부하고 또 논문도 쓰고…. 잠은 많이 모자랐지만 좋아하는 일이라 버틸 수 있었어요."

눈코뜰새 없이 바빠보이는 그녀가 작년, 지금까지 통역사로 활동하며 모아온 노하우를 담아 '김혜림의 중국어 통역ㆍ번역 사전'을 펴냈다. 김 교수가 이렇게까지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뒤에 항상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는 딸 하은이와 남편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때면 가장 먼저 하나님께 매달렸다. "하나님 뜻에 순종하는 결단을 내리게 해달라고 기도해요. 이대에서 방통대로 옮겨왔을 때도 나의 뜻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했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는 것보다 주신 달란트를 10배 활용해 하나님께 영광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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