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실천, 평등한 세상 만들 터"

"돌봄 실천, 평등한 세상 만들 터"

[ 교계 ] 한국 최초, 수녀 출신 사제 카타리나 수녀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04월 25일(수) 00:00
   
오 카타리나 수녀.
"물질 중심의 세계 속에서 인간미를 찾아 보기는 어려운 현실이 되어버렸어요. 함께 더불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게 가장 중요한 데 말이죠. 사람답게 살아가는 미소가 있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제가 되겠습니다."

작년 5월 수녀로서는 최초로 부제 서품을 받으며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오카타리나(67ㆍ본명 오인숙) 수녀가 오는 29일 오후 3시 대한성공회(관구장:박경조)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성가수도회 회두 박경조 주교의 집전으로 사제 서품을 받는다. 카타리나 수녀는 이번 사제 서품을 받은 직후 성가수도회 내의 성사와 예전을 집전하게 된다.

"사회는 남성 중심 체계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어요. 하지만 교회는 성직자 대부분이 남성으로 이뤄진 것처럼 반응이 늦게 나타나고 있죠. 수녀가 사제 서품을 받는 이같은 변화들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카타리나 수녀는 지난 1년간 수도원 미사 집전과 더불어 성공회대학교에서 교양영어를 가르치고 수도생활을 결심한 일반 신도들의 모임인 재속회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또한 강화의 한 요양시설에서 정신지체 장애인과 독거ㆍ치매노인을 돌보고 외국문서를 번역하며 수도원을 방문한 외국 손님들에게 통역과 안내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리나 수녀는 "안다는 것과 한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병들고 외롭고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좁은길의 삶을 살고 싶다"고 밝혔다.

"처음 결심처럼 패션(passion)만이 아닌 컴패션(compassion)의 자세로 사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예정입니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닌 일상 생활 속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제가 되었으면 해요. 여성의 세심함으로 잘 할 수 있기를 바래요."

영국 셀리오크신학대학과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카타리나 수녀는 지난 1964년 성가수도회 수도자로 입회해 43년간 수도생활을 하고 있다. 성공회대학교 교수, 성가수도회 원장을 거치고 교회여성연합회, 서울YWCA 종교부 등에서 활동하며 교회 안팎의 여성활동에 기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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