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특집] 사망 이기신 주

[부활절 특집] 사망 이기신 주

[ 교계 ] 그리스도의 부활은 은혜의 선물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7년 04월 04일(수) 00:00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이다. 만일 예수님이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이 땅에 기독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진은 홍해바다 일출.
"내가 받은 것을 먼저 너희에게 전하였노니 이는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장사 지낸바 되었다가 '성경대로'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사"(고전 15:3~4)

인도에서 스탠리 존스 선교사가 노방전도를 하고 있는데, 이슬람교도 한 사람이 설교 중간에 나서서 외쳤답니다. "우리는 당신네 기독교인들이 못 가진 것 한 가지를 가졌소." 그러자 스탠리 존스가 물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오?" "우리는 메디나에 가면 마호메트의 시체가 들어 있는 관이 있어서 정말 마호메트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소. 하지만 당신네 기독교인들은 예루살렘에 가면 빈 무덤밖에 볼 수 없지 않소?" "고맙습니다." 스탠리 존스는 이렇게 대답한 뒤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당신 말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기독교의 다른 점입니다. 우리 주님은 부활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빈 무덤밖에 없는 것입니다." "……" 이슬람교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예수무덤정원교회를 찾는 순례객들.
성지순례를 다녀오신 분들은 모두 예루살렘 무덤정원교회를 가 보셨을 겁니다. 그곳은 아리마대 요셉의 소유였던 무덤이 있는 곳이지요.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시신을 뉘였던 곳이지만 현재는 빈 무덤입니다. 무덤 입구를 막아 봉인했던 돌이 굴러간 자리엔 목재 문을 달아놓았고 거기엔 "그는 살아났기에 이 곳에 안계시다(He is not here, for he is risen)"는 영문이 적혀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입니다. 만일 예수님이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이 땅에 기독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처형당하실 때 제자들은 절망 가운데 뿔뿔히 흩어졌습니다. 베드로는 세 번씩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했고, 다른 두 제자는 엠마오로 도망갔으며, 또 다른 이들은 다시 갈릴리 바다로 돌아와 사람낚는 일을 그만 두고 고기잡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더러는 어두컴컴한 다락방에 숨기도 하였습니다.

   
예루살렘 무덤정원교회는 예수님의 시신을 뉘였던 곳이지만 현재는 빈 무덤이다. 무덤 입구를 막아 봉인했던 돌이 굴러간 자리엔 목재 문을 달아놓았고 거기엔 "그는 살아났기에 이 곳에 안계시다(He is not here, for he is risen)"는 영문이 적혀있다.
이러한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소식을 듣고 갈릴리로 다시 모여들었고, 실제로 부활의 예수님을 만난 뒤 삶이 변화됐습니다. 아니, 그들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했습니다. 돌로 막은 어두운 무덤 속 같은 절망을 박차고 일어선 것입니다. "세상 끝 날까지 항상 함께 하신다"는 약속에 힘입어 제자들은 세상 끝으로 향했습니다. 이때부터 선교가 시작되고 교회가 세워지는 등 사도행전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어둠이 사라지고 빛의 역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을 역사적 사건으로 믿고 고백하는 데 있습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말하면서 예언자들을 통해 계속하여 거듭 예언해온 '성경대로' 이뤄진 성취 사건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교회가 세워진 것도, 토요 안식일이 주일 예배의 날로 바뀐 것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만일 다시 살지 못하셨으면 우리의 전파하는 것도 헛것이요 또 너희 믿음도 헛것"(고전15:14)이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시기 전날 밤은 유월절 밤이였습니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의 노예생활을 청산하고 출애굽한 날입니다. 이 밤, 주님은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다시 살아나셔서 우리에게 부활의 아침을 선물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지구촌은 지금 불안과 두려움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인종 간의 갈등과 테러가 자행되고 있고, 천재지변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죽어갑니다. 빈부의 격차가 날로 심각하게 증가하고 극도의 개인주의가 사회를 황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생명공학의 발달은 유전자의 조작과 생명복제로 인해 생명윤리의 기반을 흔들고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바벨탑을 쌓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차별과 인권침해,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젊은이들의 정신적 혼란과 허무주의가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생태계의 파괴는 지구온난화, 환경오염을 야기시키고 급기야 생명체의 멸종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죄와 사망, 질병과 고통, 불의와 억압, 전쟁과 폭력, 분쟁과 분노, 시기와 질투로 가득 찬 무덤 같은 세상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됩니다.

국내적으로도 한미 FTA, 전시작통권 이양문제 등으로 보수와 진보, 세대간, 빈부의 갈등이 심각하고, 개정사학법 재개정 문제로 정부와 교계가 일촉즉발의 긴장관계에 있습니다.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부흥의 불길이 일어난지 1백년을 맞이하면서도 이 땅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사회와 민족, 역사 속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못하고 이웃의 고통을 외면한 채 개교회 성장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런 세상을 정의와 평화, 이해와 관용, 온유와 겸손, 사랑과 믿음과 소망으로 바꾸기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단절된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의 길로 우리에게 허락된 은혜의 선물입니다. 부활의 복음이 전해지는 곳에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막힌 담이 허물어지고, 나라와 민족 간에는 인종과 지역, 계층과 성별 등 서로에게 가로 놓인 반목과 질시, 편견과 갈등, 다툼과 분쟁의 모든 장벽이 허물어지고 사랑의 줄로 연결되는 화해와 일치, 하나됨을 경험하게 됩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우리를 찾아오심으로 빛이 어둠을 몰아내고, 분열과 다툼이 일치와 화해로 바뀌어지며, 우리 주변의 보이지 않는 모든 불필요한 장벽들이 다 허물어져 내리는 역사가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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