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도회 주일 특집/ 이 땅의 모든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여전도회 주일 특집/ 이 땅의 모든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 교계 ]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7년 01월 25일(목) 00:00
지금으로부터 71년 전입니다. 1936년 전남 광주 양림정교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제25회 총회가 열렸습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에서 파송한 여성 선교사 김순호전도사가 안식년을 맞아 한국에 일시 귀국, 총회에 참석해 선교사역을 보고하자 이 보고에 감동받은 총대들이 기립박수 후 그 자리에서 김순호선교사를 파송하고 후원한 여전도회를 위해 여전도회주일을 결의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여권이 신장되지 않은 때라 그 의미가 더욱 컸으며 이 일은 많은 여성들뿐 아니라 선교사들에게도 크나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본래 사람은 칭찬을 받으면 더 힘이 나서 잘하는 법입니다. 70여년 전 총회가 여전도회주일을 제정해 주었기에 여전도회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복음이 이 땅에 들어오면서부터 여성은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인격적인 해방과 자유를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여성들에게 복음적인 삶을 살게 해주었고, 여성들은 새 역사를 창출하는 힘을 여전도회 운동으로 이끌어 내었습니다.


1898년 어둡고 암울했던 이 나라에 복음전파를 위해 평양 널다리골 교회에서 최초의 여전도회가 조직된 이래 여전도회 회원들은 1백 9년간 선교 교육 봉사의 정신으로 한국교회 부흥 발전에 보이지 않는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열악한 처지에 있는 한국 여성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여 남녀 평등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감당한 것이 바로 여전도회입니다.


당시 여전도회 회원들은 그 시대 문맹 여성들에게 한글을 깨우치게 하여 성경을 읽게 하고 그늘지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의 정신인 나눔과 섬김의 본을 보여왔습니다.


여전도회 주일을 앞두고 최근 여전도회 회원들이 개정사학법이 재개정될 때까지 매일 한끼를 금식하며 기도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국채보상운동, 물산장려운동, 3ㆍ1 독립운동 참여, IMF 때 금 모으기 운동 등 나라가 위기의 순간을 맞을 때마다 전국적인 조직을 가지고 연합활동을 펼쳐온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오늘날 여전도회 회원들도 사회의 총체적 혼란에 직면한 현실에서 '신앙의 어머니'로서, 여전도회의 의지를 외부에 천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감리교를 창설한 요한 웨슬레의 어머니 수산나는 웨슬레에게 글을 가르치면서 교과서가 아닌 창세기를 펴놓고 글자를 가르쳐서 글자 뿐아니라 성경도 함께 공부시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한 웨슬레는 성경을 다섯살 때부터 어머니에게서 배웠다는겁니다. 열일곱 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수산나는 그 자녀들을 혼자 다 키우면서 저녁마다 돌아가며 한 명 씩 데리고 성경공부를 하였다는군요. 요한 웨슬레는 목요일 저녁에 어머니와 같이 성경공부를 하였답니다. 챨스 웨슬레와 요한 웨슬레로 인해 영국에 영적 부흥이 일어난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역사를 보면 성 어거스틴의 어머니라든지 선지자 사무엘의 어머니 등 많은 훌륭한 어머니들이 있습니다. 무디는 "내가 성취한 것 가운데 위대한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모두 나의 어머니의 덕택이고 은혜"라는 말을 했습니다. 좋은 어머니가 모세를 만들어내고 바울을 만들어내고 링컨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팔순을 맞이하면서 기력이 많이 떨어지신 어머니와 오늘 아침, 통화를 하면서 "추운 날씨에 건강은 어떠신지, 조반은 드셨는지" 문안을 여쭈니 세이레 기도회 참석과 개정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금식 기도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마음이 든든하기 보다는 속이 상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 어렸을 적 배가 아프면 저를 당신 무릎에 누이고 아픈 배를 쓸어주시던 그 따스하고 부드러운 손길을 생각했습니다. "엄마 손은 약손". 그렇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와 한국교회의 성장과 부흥 이면에는 바로 어머니들의 눈물 어린 기도와 옥합을 깨뜨리는 헌신이 있었습니다. 이 땅의 어머니들은 자신을 희생해가며 자식이 잘 되기만을 기도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희생적인 모성애를 발휘했습니다. 이러한 헌신과 열정이 오늘날의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 것이 아닐까요? 이런 어머니들의 '약손'을 모아 드리는 기도가 있는 한 이 세상의 모든 어려움과 고통들은 다 치유되리라 믿습니다.


오늘 저녁엔 부드러운 죽을 좀 쑤어서 어머니를 찾아뵙고 어깨도 주물러 드리다 와야겠습니다. 이 땅의 어머니, 모두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