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보다 '금'보다 귀한 약속

'몸'보다 '금'보다 귀한 약속

[ 교계 ] 박진근ㆍ강기나 부부 '장기기증', 이길여 이사장 '등록금 지원'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01월 17일(수) 00:00
   
장기기증 약속을 지킨 박진근 강기나 부부.
십여년 전에 맺은 약속을 잊지 않고 지킨 이들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5년전 장기기증에 동참할 것을 약속한 부부가 동시에 기증을 했고, 18년전 자신의 병원에서 태어난 '일란성 네쌍둥이'에게 대학등록금을 약속한 병원 이사장은 그 네쌍둥이가 대학에 들어가자 그 약속을 지켰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한정남)를 통해 지난 10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나란히 신장을 기증한 박진근(53) 씨와 강기나집사(48ㆍ전주중부교회 출석).

박씨 부부는 15년 전 우연히 장기기증에 관련된 기사를 보고 함께 동참할 것을 결심한 뒤 사후에 시신과 장기를 기증할 것을 장기기증운동본부에 서약했다. 신장 기증은 자녀들이 좀 더 자란 뒤에 하자고 뜻을 모았다.

그리고 얼마전, 부부는 출석교회에서 열린 장기기증순회예배를 통해 마음에 감동을 느꼈고 본격적인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 뒤늦게 시작한 신학공부로 올해 한일장신대학교 2학년이 되는 박 씨.

"이 일의 근본 사랑은 내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사랑"이라는 박 씨는 "이번 기증이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찾으시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부인 강 집사는 "피를 보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약한 사람인데 하나님께서 담대함을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기증하게 됐다"고 각각 소감을 밝혔다.

이번 부부의 기증으로 3명의 환우가 신장 투석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됐다. 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한 13번째 '부부기증인'이자 최초 '부부동시기증자'인 박씨 부부. 부부는 "나누는 기쁨이 이렇게 큰 것인지 몰랐다"며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 등록금 지원 약속을 지킨 이길여 이사장과 네쌍둥이.
한편, 18년 전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입학등록금을 대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가천의과학대학교 길병원 이길여 이사장과 장학금을 수혜받은 일란성 네 쌍둥이 슬, 설, 솔, 밀(19ㆍ용인중앙교회 출석).

이 이사장은 지난 10일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네쌍둥이와 부모를 병원으로 초청하고 2천4백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또 태권도 4단 유단자인 쌍둥이들을 위해 네 벌의 도복과 이름을 새겨넣은 검은띠도 선물로 증정했다. "열심히 공부하면 모두 길병원의 간호사로 뽑겠다"는 이 이사장의 취업약속도 받았다.

1989년 1월 산부인과로 유명한 길병원에서 당시 70만분의 1이란 확률로 태어난 네쌍둥이. 수술을 지시했던 이 이사장은 쌍둥이의 아버지 황영천(53) 씨의 직업이 광부이며 형편이 어려운 것을 알고 수술비와 입원비를 감면해 줬다. 또 네쌍둥이가 대학에 들어가면 학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슬과 밀 양은 수원여자대학 간호학과에, 설과 솔 양은 강릉영동대학 간호학과에 수시로 나란히 입학했다. 평소 주변에 홀로 지내는 노인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말벗도 되어주고 용돈을 모아 전화비도 대신 냈던 마음씨 고운 네 자매.

어머니 이봉심(53)씨는 네쌍둥이에게 '쌍둥이'라는 호칭 대신 '하늘나라 보배'라 부른다. 쌍둥이 자매들은 그 이름을 따서 독거노인들을 돕는 '보배재단'을 결성했다.

대학에 붙어 감사했지만 어려운 형편으로 등록금 마련이 걱정이었던 네 자매의 기도제목은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셔서 모두 장학금을 받고 학교에 다니는 것'이었다. 셋째 솔 양은 "하나님께 너무 감사드린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돈 없고 아픈 노인들을 돌보는 간호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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