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행복 찾아준 사랑의 손길, 고마워요"

[아름다운세상] "행복 찾아준 사랑의 손길, 고마워요"

[ 아름다운세상 ] 5년만에 다시만난 본보 '새생명 캠페인' 여섯번째 수혜자 강형구 군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01월 10일(수) 00:00
   
5년만에 가족과 함께 삼성병원을 다시 찾은 강형구 군이 원목 김정숙목사(앞열 좌측에서 두번째)와 봉사자들을 만나 밝은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야~ 우리 형구 많이 컸네."

5일 오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2층 심장 초음파실에서 통통한 남자 어린이가 한 의료진에게 '꾸벅' 인사를 건넸다. 지난 2002년, 본보 '새 생명 운동'을 통해 6번째로 수술 받은 강형구(12) 군. 형구가 주치의였던 강이석 교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5년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사선생님, 많이 아팠던 저를 열심히 치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형구의 두 뺨이 발그레 졌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와줘서 고맙다." 강 교수가 환하게 웃으며 형구의 머리를 힘차게 쓰다듬었다.

형구는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 칸막이에 구멍이 생기는 '심실중격결손'이란 병명으로 8살 때 심장병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당시 자주 감기에 걸리는 등 허약한 몸이었던 초등학교 1학년생 형구는 어느새 보통의 아이들처럼 건강하게 성장해 늠름한 5학년 오빠가 됐다.

   
담당 의사였던 강이석교수에게 검진을 받고 있는 강형구 군.
친구들에게 코미디언으로 통하며 여자친구도 있는 형구는 반에서 '인기짱'이라고 어머니 권오미 집사(송정교회 출석)가 귀띔했다. 권 집사는 "형구가 무사히 수술 받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새 생명' 캠페인을 펼쳐준 기독공보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다시 병원에 오니 예전 기억이 새삼 떠오르네요. 그동안 잊고 살았었는데." 권 집사는 "병실에서는 담담해 하던 형구가 수술실에 들어가자 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며 "그 때가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회고했다.

수술 후 아파하는 아들을 보며 잠자는 것도 죄책감이 들어 밤새 기도만 했다는 권 집사.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형구는 남을 배려하고 끔찍이 엄마를 챙기는 믿음직한 아들로 성장했다.

"어쩔 땐 저보다 신앙심이 더 좋아요. 수술 받을 때도 빨리 퇴원해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게 해달라고 틈날 때마다 기도하던 걸요." 형구의 무릎기도를 하나님께서는 기쁘게 받으셨다. 그 덕분에 아버지부터 막내 민지(8)까지 요즘 네 식구는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고.

이날 오전 병원 로비에 들어섰을 때 아팠던 기억 때문인지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며 두통을 호소했던 형구는 금새 기분이 좋아졌다며 오후 내내 '싱글벙글'이었다. 예전의 힘든 기억으로 병원에 들어오는 게 무서웠다던 권 집사도 밝게 웃는 아들을 보며 이내 기운을 되찾았다.

점심 메뉴는 다양한 종류의 나물과 갖은 야채가 버무려진 불고기 비빔밥. 어머니가 건강하게 자라준 형구를 위해 특별히 골랐다. "심장병으로 아픈 아이들에게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은 절대 금물이에요. 형구는 특히 라면을 좋아하는데 아팠을 때는 입 근처에도 못 대게 했죠. 건강하려면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일러줬더니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예요."

비빔밥을 쓱쓱 비벼 한 입에 쏙 넣는 형구. 옆에서 동생 민지가 나물을 골라내니 "맛있는 거야. 골고루 먹어야 오빠처럼 튼튼해지지. 한번 먹어봐"라며 제법 어른같이 말한다.

기억의 흔적을 따라 병원 구석구석을 돌아본 형구는 그날의 일이 떠오르는 듯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기도 했다.

"심장병으로 아픈 아이들이 빨리 일어나서 나처럼 건강해지길 바래요. 그래서 밥도 많이 먹고 부모님께 효도하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믿음으로 병을 극복한 '새 생명 운동' 5년차 선배 형구가 듬직하게 말했다.

"어릴 때 수술 받은 아이들은 당시 일을 잘 기억하지도 못하고 고마움을 전하는 일이 드문데 이렇게 다시 병원을 찾아와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이 기특해요. 형구가 주위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따뜻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삼성병원 원목인 김정숙목사가 흐뭇하게 웃었다.


*30명 결실 얻은 본보 '새 생명 캠페인'

"꺼져가는 어린 생명 살릴수만 있다면.."

60명의 심장병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찾아주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본보 '새 생명 운동'. 지난 4년간 많은 교회의 기도와 협력으로 참 부지런히 달려왔다.

그 결과 생명살리기 운동은 오는 15일 대봉교회(박희종목사 시무)의 도움으로 수술 받게될 김우람 군(5)까지 30명의 심장병 어린이가 수술받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오는 17일 본보 창간 61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절반의 목표가 달성됐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안겨준다. 수술받는 아이를 향한 전국교회의 기도와 눈물이 없었다면, 빚을 내서라도 후원할테니 아픈아이가 있으면 꼭 연락하라는 목회자들의 헌신어린 약속이 없었다면 생명살리기 운동은 당초 취지는 퇴색된 채 빛이 바랬을지도 모른다.

믿는 가정에게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체험하게 하고, 믿지 않는 가정에게는 조건없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던 '새 생명 운동'은 앞으로도 이 땅의 고통받고 있는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해 꾸준히 전개될 예정이다. 그 기적의 현장에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함께 동참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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