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서 '새 삶 꾸리기' "제게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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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계 ] 새터민 정착 돕는 자유시민대학 학생처장 양영창 전도사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6년 10월 17일(화) 00:00
   
자유이주민 정착 교육기관인 '자유시민대학'. 이곳에서 새터민들은 창업, 취업에 관한 상담 및 신앙교육을 받는다.
굶주림과 가난을 견디지 못해 북한에서 제3세계를 거쳐 남한으로 내려온 사람들. 자라온 환경은 달라도 우리와 한민족인 그들을 우리는 '새터민'이라고 부른다.

새터민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는 자유시민대학 양영창전도사는 "어짜피 누군가는 해야할 일입니다. 제가 할 수 있다는 게 복이지요"라고 말한다.

국제 NGO 선한사람들(이사장:조용기) 산하에 있는 자유시민대학은 새터민들이 남한에서 새 삶을 찾을 수 있도록 지도하고 돕는 '자유이주민 정착 교육기관'이다. 양 전도사는 그곳에서 학생처장으로 근무하며 새터민들에게 창업, 취업에 관한 상담 및 신앙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양 전도사에게 '형님'이라 부르며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탈북자 유 씨도 양 전도사의 도움으로 남한에서 정착할 수 있었다. 중국을 경유해 한국으로 들어온 유 씨는 북에 가족들을 남겨두고 온 터라 슬픔에 잠겨 매일 술만 마셨다고 한다.

양 전도사는 그런 유 씨에게 여성 탈북자와 결혼시켜 안정을 찾아주었다. 현재는 예수님을 영접해 신앙도 갖게 되고, 땅콩과 오징어를 판매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한다.

양 전도사는 예수전도단 DTS(예수제자훈련학교) 간사로 재직하다가 자유시민대학을 창립한 임경호목사의 권유로 지난 2001년 부임하게 됐다.

새터민들을 위한 학교를 준비하는데 같이 해보지 않겠냐는 임 목사의 권유를 처음엔 거절했었다. 케냐로 선교를 떠나기 위해 가족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 목사를 만나기 위해 자유시민대학을 찾은 양 전도사는 스쳐지나간 탈북자를 보고 무엇인가 마음에 와 닿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때마침 케냐로 떠나려는 길도 막혔다. "가족들이 머나먼 아프리카로 떠나야 한다는 부담감에 망설이기 시작했고 케냐에서는 준비돼 있는 나 대신 다른 선교사를 원했습니다. 우선 1년만 해보자는 심정으로 새터민 사역을 시작했죠."

그러나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3개월만에 그만뒀다. "이상하게도 그만 둔 날부터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겨우 잠들었을 때엔 꿈속에서 희한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가 임신해서 아이를 낳고 아이들에게 주지 못한 젖이 불어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기도해 본 결과 양 전도사는 하나님께서 '어미가 아이를 버리고 가면 아이는 어떻게 살겠느냐'고 말씀하신것 같다며 이는 탈북자 여성들 대부분이 아이를 두고 건너왔기 때문에 그런 꿈을 꾸게 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양 전도사는 한 부흥집회에 참석했을 때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성찬을 받는데 성찬식을 집례하는 목사님께서 제게 포도주를 주시며 '이것은 북한아이들을 위해 흘리신 주님의 피 입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때 새터민 사역이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소명임을 깨달았죠."

결국 양 전도사는 자유시민대학으로 복귀해 새터민들의 양육에 온 힘을 기울였고 6년째 꾸준히 봉사하고 있다. 그들이 자신의 식구같다는 그는 "한명 한명 주님께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저의 가장 큰 행복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교회마다 새터민들을 위해 사역할 때 고기를 주기보다는 고기잡는 법을 알려주기를 당부했다.

"처지가 불쌍하다고 돈을 주기 보다 그들이 이곳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취업교육을 마련해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비전을 심어주십시오. 가령 보일러 기술을 가르칠 때 '지금은 힘들겠지만 후에 이 기술로 북한에 가장 부족한 연료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면 통일의 큰 일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 비전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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