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여, 다시 시작하자

한국교회여, 다시 시작하자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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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7월 25일(화) 00:00
임화식
순천중앙교회 목사

릭 워렌 열풍이 한반도 교계를 뜨겁게 달군 느낌이 든다. 교회와 목회자들의 반응이 그만큼 뜨거웠던 것은 현 교계의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돼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도 최근에 공개된 2005년도 인구주택조사 결과는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우리가 천이백만 성도로 전 인구의 25%가 복음화 되었다고 주장했었지만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기독교인은 전 인구의 18.3%,8백61만 명으로 이것은 10년 전에 비해 15만 명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원인을 여러 가지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교계 일각에서는 이것이 "그동안의 교세 부풀리기로 인한 거품 현상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고도 하고,"기독교에 실망한 성도들이 불교나 타 종교로 옮겨간 결과"라는 분석도 하는데,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러한 결과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 이미 예고된 결과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미 서구와 미국 교회들이 경험한 일들을 이제 우리가 경험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주5일근무제가 실시되면 알게 모르게 교회와 신앙생활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측들 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급격히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인구 수 감소라는 복병을 만난 데 그 원인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천주교와 불교 등은 교세가 증가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차제에 우리는 천주교에서 몇 가지 배울 점이 있음을 인정하는 일이 중요할 것 같다. 천주교는 그동안 예전에 있어서 변함이 없었다. 천주교는 우리 개신교에 비해 이런 저런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교구 심방 같은 것이 없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보다 더 강한 흡인력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천주교는 미사만으로도 십 수세기 동안 교회사를 이어 올 수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끊임없이 재연하는 것이 미사요,성체를 나누는 것이 눈에 보이는 말씀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의 예배와 강단의 모습은 변해도 많이 변했다. 장로교 특유의 경건한 예배와 말씀 선포가 소위 엔터테인먼트 워십 서비스로 변질되어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자주 들린다. 그리고 목회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쫓아다니느라고 지쳐 있는 교역자들을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시국이 어려웠을 때마다 천주교는 주교단과 정의구현 사제단이 절묘하게 그 역할을 잘도 분담했다. 보수적인 입장과 진보적인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면서 균형감각을 잃지 아니했다. 우리 개신교는 이 점에 있어서 천주교에 뒤진 감이 없지 않다. 개신교는 보수 일색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문제다. 7,80년대 군사정권하에서 운동권 학생들 중 일부는 공공연히 서울 시내 몇몇 대형 교회 이름을 거명하며 화염병을 투척하겠다고 공언하였던 것을 당시 학원 선교 현장에 있었던 필자는 기억한다. 그 때부터 이미 젊은이들이 개신교보다는 천주교 쪽으로 옮겨가는 것이 눈에 보였다.

한편 우리 개신교가 복음의 진수인 '칭의론'만을 강조할 때에 천주교는 '선행은 믿음의 실천'임을 강조하면서 교회의 대 사회적 책임에 비중을 두고 사회복지 쪽에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사실 구제나 봉사하는 일에 있어서 결코 우리 개신교가 덜하고 있지 않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개 교회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러한 일들이 미미한 활동으로 묻혀버리고 마는 감이 없지 않다. 세상 사람들 눈에 교회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가? 이제는 전도와 선교전략을 진지하게 반성해야 할 때다. 교회가 세상에 유익을 줄 수 있는 사회복지 쪽에 좀더 확실하게 주력할 필요가 있다.

모든 운동선수들이 경험하는바 소위 '슬럼프' 현상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특히 야구 선수들이 투타에 난조가 찾아왔을 때, 이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기본자세와 동작을 다시 교정하고 반복 연습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한다. 이제 우리 교회가 처음으로 돌아가야 할 때인 것이 분명하다. 초대교회의 원형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유무상통(有無相通)의 정신을 되살리며,자신을 비우고 성령의 역사하심에 온전히 맡겨드리는 일이 절실히 요청된다. 컴퓨터의 프로그램이 얽혔을 때 리셋하는 것처럼 교회의 원형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을 시급히 가동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철저한 자기부인과 반성 그리고 회개가 선행되어짐으로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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