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속에 사랑 담았어요"

"편지 속에 사랑 담았어요"

[ 교계 ] 사당지역 교회 어린이들과 독거노인 '천사가족' 맺어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6년 05월 10일(수) 00:00
요즘 사당1동 한누리 10길에 홀로 살고있는 오공심(82) 할머니는 신이 났다. 얼마전부터 집으로 귀여운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기 때문. 이 손님들은 외로운 '할미'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그 작은 입술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할머니께 안마도 해드리며 손녀 몫을 톡톡히 감당하고 있다.

   
'천사가족'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독거노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
이와 같이 지난 4월 29일 사당종합복지관에서는 독거노인과 어린이들에게 '천사가족'을 맺어주었다. 현대자동차가 지원하는 인터넷사랑공동체 천사넷(www.1004net.org)의 오프라인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이번 '천사가족'결연은 우선 이날 홀로사시는 할머니 댁을 방문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 행사에는 사당 지역의 4개 교회 성진교회 90명,반석교회 10명,삼광교회 60명,목양교회 40명 총 2백여 명의 교회학교 어린이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는데 봉사활동에 앞서 아이들은 오프라인 활동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책 읽어드리기,함께 체조하기,안마하기,할머니가 아플 때 병원 같이가기' 등을 배운 바 있다. 주의사항으로는 '너무 빨리 말하지 않기'도 있었다.

   
독거노인 할머니에게 전달한 편지들.
이날은 성진교회와 반석교회가 독거노인들과 '천사가족'을 결연하는 날. 아이들은 교회에 모여 먼저 자신들이 가족을 맺고 싶은 할머니께 편지를 썼다. 4명의 독거노인 중 기자가 동행한 곳은 오공심 할머니 댁. 오 할머니는 작년 성진교회와 가족결연을 맺은 바 있다. 커다란 우드락 판에 꼼꼼히 작성한 편지를 붙이고 4명의 아이들과 담당선생님 2명, 기자 이렇게 7명이 오 할머니 댁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는 앞으로 혼자서도 찾아갈 수 있도록 A4용지에 주변의 눈에 띄는 간판이나 길 이름을 적으며 향했다. 드디어 오공심 할머니 댁 도착. 수더분한 외모의 할머니를 만난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자신들이 준비한 편지를 읽고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오 할머니는 "너무 이쁜 공주님들이 와서 기분이 좋다"면서,"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며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함께 동행한 김진하(행림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는 "우리 할머니 같아요. 앞으로 자주 만나 안마도 해드릴 거에요"라며 할머니와 한 가족이 된 기쁨을 표시했다.

또 신하영(이수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작년 성탄절 할머니댁에 와서 '고요한밤 거룩한 밤'과 '저들밖에 한밤중에' 찬송을 새벽송으로 부른적이 있다고 말하자 오 할머니는 자신도 들었다고 대답해 감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담당선생님으로 동행했던 자원봉사자 임세라 씨(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3)는 "내일 또 오겠다는 아이들 모습이 예쁘다"면서,"더 많은 아이들이 독거노인들과 연결이 되어 할머니 할아버지께 재롱도 부리고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천사넷 시스템은 이렇게 오프라인으로는 직접적인 만남을 갖게되고,온라인 상에서는 '천사가족'을 맺은 할머니,할아버지의 카페를 방문해 아이들이 편지를 남기면 후에 출력해 읽어드리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사당종합복지관은 천사넷 쿠폰제도를 개설해 회원들이 할인 받을 수 있도록 오는 19일에는 지역 내 상가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제도가 도입된다면 독거노인과 회원들에게는 해당 상가들의 물품을 할인받거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해당 상가는 후원쿠폰으로 연말정산시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송사은 과장은 "앞으로 서울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천사넷을 구축해 활용할 것"이라고 밝혀 아이들과 독거노인들의 아름다운 만남은 계속 이어져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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