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웃 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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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계 ] 임마누엘 동산 "소외된 노인들 가족공동체 이루며 살아요"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5년 12월 22일(목) 00:00

"사람들 사이에 마음과 마음이 오가며 사랑과 감동이 넘치는 동산을 만들고 싶습니다."

   
임마누엘 동산 가족들의 예배 모습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섬기고 주변과 나눔을 통해 더불어 사는 임마누엘 동산(구 '사랑을 나누는 집')의 원장 김승호 전도사의 바램이다. 그는 최근 맨 손으로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면 서봉리에 대지 1천 평,2백 평 규모의 노인 요양시설 3개 동을 건축해 낸 집념의 사나이다. 성탄절을 한주간 앞둔 지난 17일 임마누엘동산에선 새 시설을 건축하고 감격의 준공감사예배가 드려졌다. 그동안 움막과도 같은 열악한 시설에서 지체장애와 정신지체장애 노인들을 섬겨왔던 김전도사와 사역자들은 따스한 온돌 보일러와 한증막,물리치료실,각종 운동시설을 고루갖춘 새 건물에서 드려지는 이날 예배가 남달리 감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날 감사예배에서 김종채목사(본보 사장)는 '위대한 승리' 제하의 설교를 통해 "임마누엘 동산이 오늘 이런 영광과 기쁨을 얻게된 것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만 바라보는 눈과 백절불굴의신앙,그리고 실천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면서 "물맷돌로 골리앗을 쓰러뜨렸던 다윗처럼 위대한 승리를 이뤄내는 임마누엘 동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마누엘 동산 전경
본래 김승호 전도사(56세)는 선천적으로 한쪽 눈의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놀림을 당했다. 이로 인해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성격 또한 자연스레 소극적이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정상인의 삶을 살아갈 수 없는 여건에 처하게 된 것.

   
원장 김승호 전도사
"장애인으로 겪는 어려움과 고통이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라고 말하는 김 전도사는 "임마누엘 동산은 하나님의 사랑을 바탕으로 서로 존중하고 섬기는 가족적인 공동체로서 신체적,정신적으로 불편하여 가정에서 보호하기 어려운 분이나 거동이 불편하여 보호와 양육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섬기는 곳"이라며 "건강과 안정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취미활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며 나아가 지역사회를 돕고 어려운 가정에 힘이 되고자 한다"고 설립 취지를 말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선 그에게 가시와도 같은 허물을 통해 그를 더욱 더 강하게 단련시키셨던 것. 그는 올해 한일장신대 신대원과 공주 영상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마쳤다.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땄고 내년 봄노회엔 목사 안수를 받는다. 공부하면서 노인들을 섬기는 목회를 하고, 또 자급자족을 위해 농사를 짓고 새로운 요양원 건축을 완공하는 등 1인 4역의 역할을 그는 충실하게 해냈다.

현재 이 곳은 김 전도사를 포함해 21명의 식구들이 논과 밭 1만여 평을 임대해 논농사와 밭농사를 경작하며 삶을 꾸려가고 있다. 농사일은 당연히 김 전도사의 몫이다. 공동체 식구들을 동원하지만 대부분 노인과 환자들이 많아 일손이 부족할 땐 인근 주민들이나 일꾼들을 사서 농사를 짓고 있다.

1999년 3월 문을 연 임마누엘 동산은 병들고 가난한 사람,무의탁 노인,장애인,치매노인 등 그야말로 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고 있는 가족 공동체. 임마누엘동산은 설립 당시 두레공동체의 도움으로 '전북두레마을'로 출발했다. 그러나 설립 이후 홀로서기를 하면서 시설 명칭을 '사랑을 나누는 집'으로 정하고 공동체 생활을 하다가 이번 건물 신축과 함께 '임마누엘 동산'으로 다시 시설 명칭을 바꿨다.

"두레공동체의 도움을 받아 시작은 했지만 운영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레'라는 이름때문에 모든 것을 두레에서 지원받는다는 오해가 생겨 이름을 바꿨죠. 그런데 우리 공동체 들어오는 길 초입에 비슷한 이름이 있어 서로 혼란이 생겨 다시 이름을 바꿨는데 바꾸고 나니 '이보다 더 좋은 이름이 어디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전도사는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임마누엘'로 이름을 바꾼 경과를 설명하며 실제로 지난 7년 동안 하나님이 함께해주신 은혜를 생각했는지 잠시 감회에 젖는 눈 빛이었다.

"장애인과 노인, 병든 자라는 이유 때문에 사회로부터 격리된 시설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아팠습니다. 단지 먹고 자는 문제만 해결된다면 그건 '수용소'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면서 그럴 순 없습니다."

김 전도사는 하나의 가족구성형태를 이뤄 외부의 도움만 바라는 삶 보다 자급자족하며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자 노력한다. 김 전도사가 논과 밭을 경작하는 이유는 이처럼 자급자족해야 한다는 신념때문. 시설 운영을 위해 외부도움을 받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 앞으로 자급자족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전도사는 "장애인이나 노인들은 가족으로부터 소외당해 정에 주린 사람들"이라며 "건강한 사람들보다 좋은 환경과 좋은 식단을 받을 수 있도록 사랑의 손길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전도사는 특히 공동체 식구들에게 나누는 기쁨을 가르치고 있다. 시설은 으레 받는데 익숙해 있어서 나눌 줄 모른다는 게 김 전도사의 지적. 김전도사는 농사를 지어 열매를 수확하면 봉사자나, 도움을 주는 교회, 개인 등에게 무료로 나눠 주고 있다. 물론 전량 모두 유기농법을 이용해 재배한 무공해 식품이다. 이를 통해 나누는 기쁨을 갖게 한다는 것.

김 전도사는 이외에도 구 시설은 영농체험장과 주말 농장, 도시지역 작은교회들을 위한 수련회장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김 전도사는 내년부터 자립기반을 위해 5년 동안 한우 1백두 사육을 계획 중에 있다. 이 꿈이 이뤄지면 그는 2008년까지 현 시설을 1백명 수용 규모의 시설로 확장하고, 2011년까지 의료진을 갖춘 요양전문병원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계획만 가지고는 다소 황당하게 느껴지지만 그를 만나본 사람들은 그의 꿈이 장차 이루어질 요셉의 놀라운 꿈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그동안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의 방법으로 인도하심을 체험했기에 더욱 더 낮은 자리에서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을 섬기며 살아갈 것을 다시한번 다짐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이 제 결심이 변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김 전도사는 이날 예배 시 인사를 통해 모든 시설의 명의를 개인이 아닌 법인 명의로 해놓았고, 투명하게 운영하다 적임자가 나타나면 사심없이 물려줄 것이며, 자신도 은퇴 후에 이곳에서 생을 마감할 것이라 밝혀 주위를 숙연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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