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랑'에 교단 역량 집중

'이웃 사랑'에 교단 역량 집중

[ 교계 ] <해설>교단 총회 '연탄나누기 캠페인' 본격 가동

진은지 기자 jj2@kidokongbo.com
2005년 11월 30일(수) 00:00
어김없이 겨울이 왔다.

매서운 칼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고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한 해가 저물어감을 아쉬워하기도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새 해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감을 가득 채우고 주어진 시간을 여물게 보내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은 변하지 않는 이 맘때의 모습이다.

   
본 교단은 12월 한달 동안 전국 12개 지부를 설치하고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을 전달하는 '사랑의 연탄불을 피워요'캠페인을 진행한다. 사진은 지난 11월 25일 총회 임원들과 사회봉사부 관계자들이 선정된 수혜 가정에 연탄 을 운반하는 모습.
하지만 겨울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보통의 삶을 허락하지 않는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사회의 한 곳에서는 벌어진 창틈으로 들어오는 한겨울 외풍처럼 벗어날 수 없는 경제적, 정신적 가난과 씨름하며 혹독한 시련을 견뎌내야만 하는 우리 이웃들이 있다.

이러한 때 소외받고 어려움에 처한 백성들을 섬기셨던 예수님의 자취를 좇아, 낮은 자리에서 이웃들을 섬기는 일에 아낌없는 관심과 지원을 계속해왔던 총회가 또 하나의 희망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우리 교회와 함께 따스한 세상을-사랑의 연탄불을 피워요'로 명명된 이 캠페인은 5억원 모금을 목표로 차상위계층에게 한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연탄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캠페인 주관부서인 사회봉사부(부장:정해동 총무:김종생)는 "대한석탄공사가 발표한 전국의 연탄사용가구는 2005년 현재 18만2천가구로, 이 가운데 정부로부터 난방비를 지원받는 4만7천가구를 제외한 13만5천가구는 연탄지원이 필요할 실정"이라는 통계를 제시하면서 "필요가구의 5퍼센트인 5천5백가구에 3백장씩의 연탄 지원을 목표로 이 캠페인을 실시한다"는 프로젝트의 취지를 밝혔다.

이 캠페인은 지난달 30일 신일교회(이광선목사 시무)에서 열렸던 캠페인 출범식을 필두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 앞으로 31일까지 12월 한달 동안 계속될 예정이며, 이와 관련 총회장 안영로목사는 지난 1일 '백성의 위로자인 교회가 되기 위하여'제하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전국교회의 캠페인 동참을 호소했다.

출범식에서는 개회예배와 더불어 캠페인의 취지와 전개 방향을 설명하는 홍보영상물 상영과 총회 산하 노회와 교회들이 주축이 된 12곳의 연탄 나누기 지부 발표와 지부장 및 홍보대사 임명식이 거행됐고, 연탄 나눔의 첫번째 수혜자인 중계동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이승연할머니에게 연탄을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오는 16일을 연탄배달 자원봉사의 날로 정하고 총회장 안영로목사를 비롯한 총회 임원과 정부 관계자, 홍보대사인 탤런트 정애리 씨가 전국에 설치된 12개 연탄지부에서 사전에 조사된 수요처에 연탄을 배달하는 행사를 갖고, 9일과 23일에는 연탄으로 한반도 지도그리기 행사와 김치 나누기, 차 대접 등의 활동을 서울 종묘공원과 대학로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실시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며 여기에서 접수된 성금은 단계적으로 전국 연탄지부를 통해 필요 가정에 전달된다.

저소득층에 연탄을 나누는 사역은 이미 본 교단 밥상공동체(대표:허기복)가 시작해 많은 교회와 사회 각처의 호응을 얻으며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총회가 연탄 나눔 사역에 새롭게 주목한 이유는 연탄이 주는 '따뜻함'이라는 상징성을 활용하고 지 교회의 사역을 노회와 총회가 연계해 교단의 사회복지 역량을 결집하고 실추된 기독교의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봉사부 총무 김종생목사는 "우리 사회에서 연탄이 필요한 대상은 대부분이 저소득층 가정이라는 데 착안해 연탄이 상징하는 열기와, 그 연탄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의 온기를 전달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설명하면서 "기독교는 전체 65퍼센트 이상의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거나 지원하고 있는데도 이러한 모습은 많이 가려지고 왜곡돼 있어 이번 기회를 통해 기독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환기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했다"고 전했다.

'연탄'에 대한 내면적 의의와 함께, 연탄 캠페인은 '정책총회 사업노회'라는 총회의 취지를 효과적으로 구현한다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이번에 조직된 연탄 지부는 서울 강북과 강남, 인천, 부산, 울산ㆍ경남, 대구ㆍ경북, 광주ㆍ전남ㆍ제주, 전북, 대전ㆍ충남, 충북, 강원, 이북지역, 총 12곳이며 각 지부의 지부장은 해당지역 목회자가, 운영위원장은 노회 사회봉사부장 및 소속 목회자로 구성돼 있어 총회에서 노회로 이어지는 조직구축을 통해 그 지역의 상황에 따른 특성 파악과 이를 통한 연탄 배분 등이 효과적으로 이뤄질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반면 이번 캠페인이 사회봉사부의 주도 아래 총회 임원과 유관부서간의 협조와 수차례의 논의를 거쳐 탄생된만큼,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기획은 총회에서 수립했지만 이의 성패는 전국 각지에서 활약할 12개 지부의 체계화된 조직성과 참여 여부에 그 향방이 달려있어 총회와 노회, 교회간의 원활한 소통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선결되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캠페인의 향방을 가름할 청신호가 하나 둘 켜지고 있다. 이미 바다 건너 미국장로교회(PCUSA)에서 1만달러를 송금해오는 등 일부 교회와 교인들의 도움이 뒤따르고 있고 지난달 24일 열렸던 신학교육부와 총회 산하 신학대학교 총장 간담회에서도 다각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교회, 백성의 위로자.' 지난 90회 총회의 주제이자 우리 교단이 교회와 사회에 천명한 약속이다. 다시 말하면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다고 하는 12월에 작지만 소중한 연탄 한 장의 불씨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 이웃들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책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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