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복음화 위한 '밀알'되라

북한 복음화 위한 '밀알'되라

[ 교계 ] 평양 방문 르포(상)-본교단 방북단 "신뢰 두텁게 하자"

김훈 기자 hkim@kidokongbo.com
2005년 11월 16일(수) 00:00
【평양 취재】글ㆍ사진 김 훈 편집국장

평양 봉수교회 신축 기공 감사에배 참석차 지난 9일 인천공항을 출발한 안영로 총회장을 비롯한 13명의 본교단 방북단은 중국 심양을 거쳐 당일 오후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 체제의 상징인 주체탑이 바라다 보이는 대동강 다리 위를 평양 주민이 자전거를 타고 건너가고 있다.
방문단은 이날 오후 7시30분 보통강호텔 인근 안산관에서 조선그리스도교연맹 대표단과 동석 만찬 시간을 갖는 것으로 공식적인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강영섭 위원장은 남쪽 김치 파동에 대해 화제를 꺼내며 "북의 김치는 아무 문제가 없고 맛도 좋으니 많이 먹으라"고 권해 첫 만남에서 자칫 가라앉을 수 있는 식탁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었다. 또한 남쪽 교계 인사중 일부가 봉수교회는 가짜이므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언급하며 "서로 체제가 다를지라도 인정하고 존중하며 화합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강위원장은 또 자신을 모태신앙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총회장 안영로목사는 "우리 교단은 조그련과의 협력을 통한 대북 선교와 사회봉사를 위해 앞장 서고 있다"며 "이번 봉수교회 신축을 계기로 양자간의 신뢰와 우호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교단 안영로총회장과 조그련 강영섭위원장이 동석 만찬 자리에서 만나 반가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만찬 석상에서는 본교단 이북 4개 노회의 모금으로 건립된 평양제일교회에 대한 문제도 거론됐는데, 조련측은 이 건물이 교회가 아닌 제2온실의 부속건물이며 2층을 평양제일기도처소로 명명해 지난 9월 23일 자체적인 준공 헌당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강위원장은 특히 예장 통합측이 총회 기간중이어서 초청을 하지못했다고 하면서 "모금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남측의 요청에 의해 평양제일교회로 합의했으나 처음부터 온실을 지으며 부속건물에 기도실 하나 짓자는 데서 발단이 된 것"이라고 경과를 설명했다. 강위원장은 또 "아무래도 교회로 명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이미 남북한선교통일위원장과 '평양제일기도처소'로 명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무총장 조성기목사는 모금에 참여한 4개 노회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헌당예식에 참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나 강위원장은 이미 준공식을 겸한 헌당식을 마쳤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고 식사를 마쳤다.

본교단 안영로 총회장을 비롯한 13명의 방문단은 평양 방문 이틀째인 지난 10일 아침 7시 숙소인 보통강호텔 907호실에서 기도회를 가졌다. 총회 서기 김동엽목사의 사회로 열린 기도회는 홍희천장로(남선전련 회장)의 기도와 총회장 안영로목사의 설교, 찬송과 통성기도 순으로 진행돼 총회장의 축도로 마쳤다.

이날 기도회에서 안영로 총회장은 설교를 통해 "우리는 아브라함처럼 절대 믿음, 절대 순종, 절대 헌신의 신앙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하고 "60년동안 기도해 온 북한 복음화를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자"고 강조했다.

기도회 후 오전 9시에 숙소를 출발한 대표단은 봉수교회 신축 공사 현장 방문에 앞서 칠골교회를 방문했다. 북한 당국에 의해 봉수교회에 이어 평양에 세워진 두번째 교회인 칠골교회는 담임목사인 황민구목사가 나와 본교단 대표단을 맞았다.

황목사는 1899년에 당시 행정 구역 이름을 따 세워진 하리교회는 6ㆍ25 전쟁 전 교인이 3백여 명에 이르는 등 부흥했으나 전쟁으로 예배당이 파괴된 후 교인들이 흩어지고 일부는 배교하는 등의 어려움으로 교세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황목사는 그후 그루터기만 남은 일부 교인들 10여 명이 가정에서 신앙을 이어오다가 전쟁후 복구가 이뤄지면서 주민들이 이주해 오고 자연스럽게 교회 건립 요구가 이어져 지난 1992년 하리교회터 위에 칠골교회를 세우게 됐다고 그 과정을 설명했다.

황목사는 교회는 담임목사 1인과 장로 3인 집사 3인 권사 1인이 시무하고 있고, 신자는 여성 60퍼센트에 남성 40퍼센트이며, 교인분포는 30~60대이며 평균 연령은 50대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 봉수교회를 재건축하기 위해 허문 뒤 기존 교인들 외에 세계교회 관계자들과 평양에 출장온 남측 크리스찬들이 주일에 와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목사는 이어 칠골교회의 전도 방안에 대해서도 밝혔는데, 그는 북측 사회 현실을 고려한 개별 전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몇 년 전 빌리그래함목사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설교를 했을 때 설교 도중 천국과 천국에 가는 길에 대해 소개하자 참석한 학생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며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젊은 세대들에게 천국에 대한 얘기는 황당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로 들렸을 것이라며 그 때 이후로 개별전도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신자는 차츰 늘어나는 추세이나 고령의 신자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급격한 부흥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면서 60대 교인 20여 명, 4,50대 40여 명, 일부 30대 신자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이는 혹시 데려온다고 해도 주일학교가 없어서 교육시킬 수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본교단 방문단은 안영로 총회장의 칠골교회를 위한 기도 후에 즉석에서 교회를 위해 헌금했다.

김훈 hkim@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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