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평화 상생 함께 이루자"

"화해 평화 상생 함께 이루자"

[ 교계 ] <해설> 본 교단 시국담화문 발표의 의미와 과제

진은지 기자 jj2@kidokongbo.com
2005년 11월 09일(수) 00:00
지난 1일 본 교단은 '현 시국에 대한 우리 교단의 입장'제하의 성명을 발표해 전세계 공통의 과제가 되고 있는 경제 양극화, 이념대립이 낳은 갈등과 반목의 상황을 평화와 상생의 장으로 변화시키는 사도의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총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와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좌우할 6자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평안을 위한 노력보다 당리당략에 빠져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 정치권의 행태를 질타하고 정부가 갈등 조정자와 사회 통합의 책임을 다해줄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우리나라가 당면한 여러가지 사회, 정치, 국제적 상황에 대한 포괄적 이해와 함께 갖가지 재난과 정치적 이유로 고통 당하는 우리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사랑과 평화를 전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사명에 충실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달 25일 첫 모임을 가진 총회 대사회문제대책위원회(위원장:유의웅)의 발의에 따라 작성된 이 문건은 총회 임원회와의 합의를 거쳐 최종 문안을 도출했으며 총회장 안영로목사(광주서남교회)와 대사회문제대책위원장의 명의로 발표되었고 그 전문이 본보와 총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됐다.

성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한반도 평화 실현 △소모적이고 극단적인 이념 대립 지양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 △고통 받는 이웃에 대한 관심 촉구라는 4가지 항목과 그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이뤄져있다.

우선 한반도 평화 실현과 관련해서는 제5차 6자회담을 남겨둔 지금, 진보와 보수의 벽을 넘어 국민 전체의 중지를 모아 회담에 임할 것을 요청하면서, 회담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교류의 지평이 확대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또한 우리 교단은 조선그리스도연맹(위원장:강영섭)을 통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북한도 이러한 우리의 태도에 상응하여 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 등의 현안처리와 북한주민 인권문제 개선에 성실히 응답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최근 사회 일각에서 맥아더동상 철거문제와 6.25전쟁의 성격을 둘러싼 이념대립이 표출되는 상황에서 분단과 냉전시대를 종결하고 화해를 이루는 시대로의 진입을 바라는 우리 교단의 희망을 담아, 국민으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이러한 국가적 사안에 더욱 균형잡힌 시각과 신앙의 관점을 갖고 대화와 타협의 가치를 구현하는 일에 모든 교회가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세계화 물결로 빚어지고 있는 경제 양극화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 성명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양산하는 사회구조와 청년 실업 등에 대한 대처에 정치권과 사회지도층 종교계가 힘을 모을 것을 피력하며, 고통 받는 이웃들을 위로하고 물적, 정신적, 영적 자원을 나누는 데 전심을 다할 것을 약속하고 있는 한편 자연재해로 여전히 고통 가운데 있는 전세계 이재민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과 구호를 통한 회복과 치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러한 성명이 나오게 된 배경은 무너진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주신 화해와 평화 상생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사회 구성원 모두의 실천을 통해 이뤄내자는 각오와 의지에서 출발했다.

대사회문제대책위 모임에서 위원들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사립학교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교단 입장을 더욱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전제 아래 성명 발표를 준비했지만 우리 교단 단독으로서가 아닌 타교단과의 연합과 협의를 통해 기독교 전체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우선적으로 시국상황에 대한 입장을 한국교회 앞에 발표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국군포로 문제와 납북자 처우 문제, 강정구교수 사건으로 촉발된 나라 정체성 문제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나누고 화해와 통일을 바라는 입장을 담아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논의된 시국 현안을 바라보는 입장에도 위원들 간의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기도 했다.

성명 발표와 관련해 대사회문제대책위원장 유의웅목사는 "지금까지 우리 총회는 시국 현안에 대해 늘 적극적인 입장을 발표하고 온 교인이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현안 처리를 위해 힘써왔다"고 말하면서 "발표한 성명도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장자교단으로서의 역할과 책임 앞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겠다는 교단의 결연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 목사는 "한국교회 또한 진보, 보수의 이념 대립은 물론 신학적 입장에 따른 차이와 교회간 분쟁 등 많은 갈등과 아픔의 모습을 안고 있지만 교회가 진정한 백성의 위로자로 서기 위해서는 사랑과 희생으로 갈등을 화해로 풀어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본 받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정신을 되살리는 내용을 성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명 발표를 통해 우리 교단은 교회와 사회, 국가가 평화와 상생이라는 인류 공동의 가치를 실현해내자고 촉구하며 또한 적극적인 입장에서 그러한 노력을 수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교회나 사회공동체 구성원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데 많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지금 우리 교단의 행보에 많은 이목이 집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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