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 사도신경'논의 지속

'주기도문, 사도신경'논의 지속

[ 교단 ] 사안 감안, 총회 임원회 자문기구로 유지

진은지 기자 jj2@kidokongbo.com
2005년 10월 20일(목) 00:00
연구결과의 채택여부를 둘러싸고 한국교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주기도, 사도신경 재번역안이 지난 제90회 총회에서 부결로 결론 내려진 뒤, 총회 미진안건을 다뤘던 90회기 첫 임원회에서 임원회 자문기구로 주기도, 사도신경재번역위원회(가칭)를 두기로 함에 따라 관련 논의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임원회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총회석상에서도 나타났듯이 △현행 주기도, 사도신경 그대로 사용 △폭넓은 의견 수렴과 추가적인 연구 후 채택 결정 △상정된 번역안 채택이라는 세 가지 입장들이 엄존하고 있음을 감안, 최초 발의 교단으로서 향후 이 문제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와 숙고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주기도, 사도신경을 새로 번역하자는 발의가 이뤄진 것은 지난 2002년 제87회 총회. 당시 총회에서는 현행 주기도와 사도신경에 오역된 부분이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수정해 바르게 번역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본 교단은 신학, 국문학 등 각 분야별 전문위원을 선정해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새로 번역된 주기도 사도신경 최종안을 88회 총회에 상정했다.

하지만 88회 총회 석상에서도 상이한 입장을 보이는 총대들의 발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국교회라는 신앙공동체가 1백여 년이 넘게 고수해오던 예전 양식인만큼 본 교단이 독자적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통일된 교리와 신조를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채택은 보류하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 두 기관이 각각 주기도, 사도신경번역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 공동연구할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본 교단의 요청에 따라 한기총과 교회협은 각각 주기도, 사도신경 연구 특별위원회를 조직해 수십차례의 논의와 협의를 거친 끝에 지난해 12월 3일 주기도, 사도신경 재번역안의 최종 결과물을 도출해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다른 주장을 개진하는 목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교회협 여성위원회(위원장:한국염)는 지난 5월 주기도문ㆍ사도신경연구 특별위원회와 좌담회를 열어 '주기도문 새번역안의 하나님상이 가부장적 이미지를 반영한다'는 요지의 입장을 발표하고 양성 평등을 지향하는 현 시대적 흐름과 대치되는 새 주기도문 번역안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또한 각 교단 총회가 열리기 직전인 지난 8월에는 교회협 여성위원회와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여성신학회 공동으로 주기도문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고 원안에 한차례 사용된 '아버지'표현을 새번역안에서는 5차례나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더불어 한기총, 교회협내에 조직된 주기도, 사도신경특별위원회에 남성 신학자만 참여하고 있어 여성들의 견해를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즉 주기도, 사도신경 새번역안을 둘러싼 논의는 '가부장적 의미 고착'이라는 일부 여성신학자 등 교회여성들의 비판에 대해 '신학적 언어학적 정서적 검토를 충분히 고려했으며 성차별적 접근과는 무관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한 본 교단간의 입장차를 보였고 총회 석상에서는 다시 한번 이같은 차이가 보수와 진보라는 신학적 차이를 띠면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결국 이 안건은 총회 석상에서 교리 개정 절차에 따라 표결에 부쳐졌으나 출석 3분의 2의 동의를 얻지 못해 결국 부결됐고 3년 동안의 연구와 재번역을 위한 노고가 허사가 됐다. 이에 더해 교단이 중대한 정책이나 입장에 대해 일관된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고 '조변석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이렇게 수차례의 논의와 연구가 이뤄져 온 주기도, 사도신경에 대한 교단 안팎의 견해가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임원회의 결정은 다시 한번 주기도, 사도신경에 대한 쟁점을 한국교회의 이슈로 부각시키는 것은 물론 본 교단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타 교단의 동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총회장 안영로목사(광주서남교회)는 "주기도, 사도신경은 처음 발의된 87회 총회때부터 연구를 진행해오기까지 재번역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왔고 우리 교단 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로 연구가 확대돼 온만큼 추가적인 연구가 충분히 밑받침된다면 좀더 많은 의견들을 규합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재번역 연구의 지속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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