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濠 동반 사역 '무궁무진'

韓 濠 동반 사역 '무궁무진'

[ 교계 ] 30년 역사 맞이한 한인교회 한국교회 협력과 관심 소망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09월 23일(금) 00:00

우리 한국교회는 전세계 한인 디아스포라 공동체에 얼마만큼의 관심이 있을까.

지난 세기 초 근대화와 함께 일제의 식민지배 야욕이 본격화되던 시기에 우리 민족의 디아스포라 역사는 시작됐고, 고난의 굴곡마다 전세계 다양한 지역으로 힘겨운 발걸음들이 이어졌다.

지난 2003년 미주 이민 1백주년에 즈음해 해외 이민 사회에 대해 관심이 잠시 모아지기는 했지만, 이미 한반도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의 10퍼센트를 넘어선 한인 디아스포라 공동체에 대한 관심가 배려는 여전히 미미하여 전무한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와이와 멕시코 등지의 농장에서 노예와 같은 삶으로 시작된 한인 해외 이주 역사는 이후 조국이 해방된 뒤에는 열사의 땅 중동지역의 대형 건설 근로자로, 간호사와 광부로 때로는 파병 등과 함께 역사의 굴곡마다 이어졌다.

가장 최근에 한인 공동체가 형성된 곳이 바로 호주이다. 이곳에는 초기 소수의 기술 이민에 이어 백호주의의 철폐와 함께 베트남과 독일 등지에서 지내던 한인들의 이민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한인사회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2백년 전 초기 호주지역 정착민들이 그러했듯이 한인들의 호주 정착 또한 동남부 지역의 해안 도시인 시드니와 멜버른 브리스번 등에 집중되었다.

이곳 이민 사회의 역사는 곧 한인교회의 역사이고, 지금 비록 한인 사회의 규모는 전에 비해 몰라보게 성장하였지만 이 지역들의 역사 정리와 반성과 비전을 세우는 작업 역시 교회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가장 먼저 한인교회가 세워진 멜버른에서는 지난 1973년부터 2003년까지의 역사를 담은 '멜본 한인교회 30년사'(편집인:김영섭)가 출간됐고, 호주 브리스번 한인장로교회 또한 지난 1984년에서 2004년까지 20년 간의 역사를 담은 교회사, '20년-은혜의 발자취'(브리스반한인장로교회 출판부 저)를 펴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호주 내 한인 이민 사회에 대한 학문적인 자료도 호주연합신학교(UTC)에서 출간돼 하나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한인 이민사회의 역사와 현실의 단면들 뿐 아니라 한인사회와 교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과제와 비전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명한 '호주 이민 한인교회 30년'(양명득&클라이브 피어슨 편)은 특히 한인 목회자와 신학자는 물론이고 현지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집필에 참여함으로써 현지 사회에서도 한인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안내서가 되고 있다.

이렇듯 현지 교회와 학교를 중심으로 한 역사 정리 작업이 30주년을 즈음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국내에서 호주뿐 아니라 해외 각국의 한인 디아스포라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정보는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호주내 초기 한인 사회는 물론 교회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선구자적 열심을 가진 우리 동포들이 노력과 함께 1백년이 넘는 호주교회의 한국 선교 역사 속에서 오랜 교분을 가졌던 이들과 그들의 후손들의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에는 얼마전 세상을 떠난 자매와 함께 부산 일신병원을 설립해 의료 선교를 펼쳤던 맥켄지선교사와 한국에서 선교 사역과 함께 호주장로교회와 호주연합교회 선교부 총무, 시드니 최초의 한인교회인 연합교회를 설립 초대 목사를 역임한 바 있는 변조은(John Brown)목사, 장로회부산신학교 교장과 멜번한인교회 초대 담임목사를 역임한 서두화목사(Rev. Alan F. Stuart)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현지 동역자들을 꼽을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호주 한인교회는 수 천, 수 백의 교인들이 출석하는 교회들도 여럿 생겨났고, 현지 신학교와 총회 본부 등에서도 교수와 실무 책임자로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해외 교회에 대한 지원을 이야기하면 아마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재정적인 지원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대다수의 이민 교회와 현지의 교역자들은 한국 교회의 미자립교회들이 겪는 것 이상의 어려움에 처해 있는 곳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정작 이곳 교회들이 한국교회에 바라는 것은 따로 있다.

이 가운데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 중의 하나는 바로 현지에서 사역 중인 목회자들의 신분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또한 언제나 한국 사회와 교회를 바라보고 사는 이들의 관심에 부응할 만한 정보의 공급이 또한 시급한 실정이다. 이와 함께 현지에 적절한 교재의 개발과 보급 또한 현지 교회들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힘든 과제 중 하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바삐 둘러본 취재 일정 중 그래도 아직도 이민 1세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있고, 현지 교회와 지도자들의 관심과 애정이 다른 지역에 비해 두드러질 만큼 각별한 것은 그래도 한호 양 교회의 오랜 선교 협력 관계에 대한 확인뿐 아니라 앞으로 전개해 나갈 동반자로서의 사역이 무궁 무진함을 새삼 느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