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2세, 선교적 잠재력 무한"

"한인2세, 선교적 잠재력 무한"

[ 교계 ] 호주한인교회 목회자들, 고국 교회의 관심 호소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09월 08일(목) 00:00

'한국교회는 다음 세대 세계 교회를 섬길 풍부한 인적 자원을 갖추고 있다.'

이미 세계교회로부터 교회 성장과 세계 선교에 대한 기여 부분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교회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교회의 또 다른 잠재력과 소망이 해외 한인 디아스포라 신앙공동체 속에서 힘차게 자라나고 있다.

최근 호주 지역에 대한 취재 과정에서 현지 한인 목회자들은 세계 선교를 위한 긍정적 요인들에 대한 견해를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주 시드니에서 현재 사역 중인 황기덕목사(동산교회)와 진기현목사(시드니주안교회 시무)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시드니를 중심으로 한 한인 교회의 현황과 비전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긍정적 평가의 근거들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70년대 중반 본격적인 문호 개방이 이뤄진 호주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늦게 한인 사회가 형성된 나라 중 하나. 이제 갓 30년이 넘어선 한인 교회의 역사도 이러한 연유에 기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는 한인 사회의 현실은 부정적인 요소들을 또한 내포하고 있으나, 지난 30년의 세월동안 놀랍게 성장한 현지 한인교회들은 물론, 1.5세와 2세 후손들이 점차 현지 사회에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사회적으로뿐 아니라 양국 교회 간에나 세계 선교를 위한 또 다른 가능성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

지난 88년 호주교회의 한국선교 1백주년 행사 관계로 호주교회와 인연을 맺게 된 뒤 이듬해 호주에서 사역을 시작한 황기덕목사는 호주 이민 사회의 특징에 대해 "선교적 가능성과 긍정적 요소들이 많다"고 전제한 뒤 현재 이러한 잠재적 역량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타대륙에 비해 비교적 짧은 역사이지만 자료의 정리나 이민 생활에 대한 모델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2백 개를 헤아리는 한인 교회의 현실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능가하는 교민 대비 교회 숫자를 보이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낮은 자립율과 교회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등 부정적 요소들에 대한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본 교단 신학교 출신 목회자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진기현목사는 현지에서 청년 대학생 선교에 대표적인 사역자 중 하나. 진 목사는 이민 사회 속에서 교회의 역할에 대해 기본적으로 "교민 사회의 과제가 곧 교회의 과제일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기본적으로는 교민의 복음화를 시작으로 직업과 가정 문제 등 여러가지 겪게 되는 갈등에 대한 치유 목회와 차세대를 포함한 이민 사회에 비전을 제시하는 일 등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두 목회자는 공통적으로 호주 사회가 가진 문화적 특성과 환경을 볼 때 이곳에서 자라고 있는 한인 2세들의 무한한 선교적 잠재력과 가능성을 주목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현재 시드니만 하여도 1백50개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들이 살고 있다"고 소개한 이들은 "이곳에서 자라는 동안 다양한 민족들이 별다른 차별을 겪지 않으며 공존하는 사회를 경험하면서 전세계 선교 현장에 대한 이해와 현지 적응에 필요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갖추게 될 것"이라는 점과 함께 한인 2세들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스스로의 평가보다 오히려 세계적인 선교 관계자들이 먼저 주목하고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한다.

그것은 한국교회의 복음에 대한 열정을 비교적 짧은 세대 속에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언어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준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근거한다. 심지어 한 선교 책임자는 이곳에서 집회를 인도한 뒤 "호주의 한인 2세들을 (선교 사역을 위해) 나에게 달라"고 고백하기도 했다고.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그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현지 교회는 인식하고 있지만 한국 교회는 마치 한국 사회가 해외 한인들에 대해 무관심한 것과 같이 별다른 열의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교회의 프로그램과 교재들이 직접적으로 전달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호주 이미 사회의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결국은 현지화 하는 작업은 고스란히 이곳의 목회자들의 몫으로 남는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2세들의 잠재력을 노린 불건전한 신앙 집단들의 접근도 한국교회가 관심을 기울이고 보살펴야 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국내에서도 현재 해외 한인들에 대한 차별적인 법적 제도적 현실에 대한 개정 요구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 시점에 한국교회는 풍부한 해외 한인 교회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내다보는 겸손하고도 의미있는 노력들이 절실한 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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