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목회자, 떠나라 - 영성회복 여행

열심히 일한 목회자, 떠나라 - 영성회복 여행

[ 교계 ] 목회자 재충전을 위한 휴가 여행 제안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5년 07월 08일(금) 00:00

현대 목회자들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다양한 교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느라 개인적 시간이 부족하고 심신이 곤고해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야말로 의사가 자기 병을 못 고치듯 목회자도 영적으로 재충전할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스트레스란 정신과 육체가 더 이상 외부 압력을 감당하지 못할 때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하며 암이나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임상보고가 나온지 오래다. 할 일이 끝이 없는 목회자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게될 확률이 높다. 요즘엔 스트레스로 인한 과로사에 대한 기사가 신문지상을 자주 오르내린다. 목회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많은 심리적인 갈등을 경험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목회자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은 강조되는 반면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은 상대적으로 약화된다는 데 있다. 물론 개인적인 고민과 갈등을 가족이나 동역자에게 나누는 목회자들도 있지만 많은 목회자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 어바운딩 미니스트리 대표인 제인 루비에타 박사가 쓴 책 '목회자 가슴으로 끌어안기'(생명의 말씀사 刊)를 보면 미국의 조지 바너 연구소가 1천33명의 담임목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0퍼센트가 넘는 대부분의 목사들이 어려움에 처해있고 영적으로 고갈된 상태라는 충격적인 고백을 들었다고 한다.

물론 한국교회의 상황이 같다곤 할 수 없지만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목회자가 경험하는 심리적 갈등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업무 특성 상 분노와 갈등을 드러내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결국 이 강박관념은 갈등의 해결보다는 회피를 가져오게 되며,이것을 해결하지 못한 목사들은 권태롭고 의미 없는 목회를 반복적으로 계속하게 된다. 그 결과 일에 기쁨을 잃고 스트레스에 빠진다는 것.

전문가들은 갈등의 문제를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문제를 자신과의 관계에서 보고,문제의 영적 본질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

제인 루비에타 박사는 "목회자가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려면 목회의 본질과 그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눈에 보이는 현실을 뛰어넘는 여유를 갖고 있어야 한다. 영원한 가치 속에서 하나님과의 관련 속에서 목회를 하지 않고,세상적인 가치로 목회를 하게될 때 점점 조급해지고 또 자꾸 초라해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며 "먼저 자신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영적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제 분주한 여름 행사가 끝나고 나면 목회자들은 비로소 늦은 휴가를 얻게 된다. 휴가를 통해 지친 몸과 영을 재충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리 멀지 않은 한적한 수도원에서 개인적 묵상을 갖거나 수련원에서 프로그램에 따른 영성훈련을 우선 꼽을 수 있다.

혼자 묵상하며 영성훈련을 할 수 있는 곳으로는 포천 은성수도원과 태백 예수원 등이 있고 프로그램에 따라 훈련할 수 있는 모새골,다일공동체 등이 있다. 포천 은성수도원은 장신대 신대원 재학생들의 영성훈련 코스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며 태백 예수원은 노동과 기도,침묵을 통해 영성을 훈련하고 있는 곳으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모새골은 '모두가 새로워지는 골짜기'라는 뜻으로 경기도 양평 대심리에 위치해 있으며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노동으로 봉사하며 기도하는 영성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다일공동체 수련원은 경기도 가평 설악면 묵안리에 위치해 있으며 '대화의 집' '기쁨의 집' '화해의 집' '침묵의 집' 등 주제별 수련원으로 이뤄져 있고, 월 1회 영성수련회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연말 본보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성의 현장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받은 여수 애양원을 순례하며 그 지역을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영성 회복여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목사의 순교적 사랑과 희생의 역사를 간직한 여수 애양원은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손양원 목사의 사랑과 헌신의 목회와 일제 치하에서 신사참배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여순사건 때 두 아들을 살해한 청년을 양자로 삼았던 일과 한국전쟁 때 교회를 지키다 순교한 역사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으며 아름다운 항구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휴가기간만으론 시기나 시간이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지속적인 영적 재충전을 위해선 신학대학교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 과정을 추천한다. 평생 교육과정은 목회를 하면서도 교육에 참여 할 수 있기 때문에 목회자 재교육 차원에서 검토해 볼만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김중은)의 경우 해마다 6월 평생교육원(원장:홍인종) 주관으로 여름목회자아카데미를 개설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06년 설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렸는데 교회력에 따라 일년 설교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성경연구와 실제 설교를 작성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준비,참석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또한 아카데미 참석자에게는 목회전문대학원(목회학석사,목회학박사)의 학점을 3학점 인정해주는 특전을 주고 있어 장기적으로 학위과정을 준비하는 목회자에게는 일거양득이다.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원장:이양호)에서는 목회지도자 과정과 목회상담전문과정 등 1년 2학기 과정이 있는데 목회지도자 과정은 대학원 수준 이상의 전문화된 연장교육 프로그램으로서 현장 목회자의 능력을 개발,향상시키고 현대사회 속에서 목회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교회지도자를 양성하는 과정이며 목회상담전문과정은 상담 목회에 필수적인 상담 교육을 이론과 실습을 통해 교육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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