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지연, 지역 교회 고통 심각

후원 지연, 지역 교회 고통 심각

[ 교단 ] 진주노회, 늑장 지원인한 생활고 호소/ 총회, 일부 노회 지연 따른 어려움 있으나 안정적 조기 정착 최선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06월 15일(수) 00:00

   
진주노회는 산하 지교회의 절반 가량이 미자립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들 교회들은 이날 모임에서 결연된 노회와 교회들의 소극적인 자세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총회에서 결연해 준 노회 산하 교회에서 수개월째 송금을 미루고 있어, 양파밭에서 일해 받는 일당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원을 중단하라는 총회의 지시는 즉각 순종하면서, 새로운 지원처에 대해 후원 요청은 왜 묵살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난 10일 진주노회 회관 옆에 위치한 진주영락교회 지하 예배실에는 동 노회 노회 임원들과 산하 미자립교회 교역자들이 노회의 요청을 받고 찾아 온 총회 재정부(부장:양회선), 산하 재정통일위원회(위원장:한조연) 관계자들과 노회 내 동역자들을 향해 안타까운 호소를 쏟아놓고 있었다.

모임이 있던 날, 가뭄에 시달리던 대지는 전날 밤부터 계속해 내리는 비로 충분히 갈증을 해소하고 있음에도 현재 62개 노회 가운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회 가운데 하나인 이곳 진주노회 미자립교회 교역자들의 안타까운 호소는 마땅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노회장의 직권으로 소집된 이날 간담회에 앞서 가진 예배를 전후에서도 참석자 가운데 일부 노회원들은 노회 집행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시하는가 하면, 총회 정책의 즉각적인 철회, 사과 요구 등 거친 발언들이 이어졌다.

   
이날 모임에서 진주노회 배종규장로는 이번 사안이 총회 정책에 대한 문제인만큼 노회와 적법한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함을 강조했다. 배 장로는 노회장으로서 지원이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을 위해 결연 노회를 방문하는가 하면 사재를 내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에서 노회장 배종규장로(생초교회)는 '미자립교회 교역자 생활비 평준화 사업'과 관련된 노회 내의 어떠한 의견도 수렴하고 총회 등에 이를 전달할 용의가 있으나 독단적인 행동이나 부적절한 의사 표명에는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대화를 시작했다. 이날 한 노회원은 평준화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용어의 부적절성과 선교 자율성의 저하, 사전 논의 부재, 획일적 생활비 편성, 중대혁 교회들의 선교 열의 저하 등을 제시해,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았으나, 총회의 정책에 대한 이해에서는 적지 않은 거리를 보였다. 이어 동 회원은 해결 방안으로 현재 사용 중인 '평준화' 용어를 '보장제'나 '선교비 지원' 등으로 개칭할 것과 통제나 조정이 아닌 상호 지원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동 노회 내 미자립교회 가운데 자료를 제출한 47개 노회에 대한 현황표가 작성돼 배부되기도 했다. 지난 4월 말을 기준으로 작성된 동 자료에 따르면, 47개 교회 가운데 결산액이 1천만 원을 넘는 곳은 단 7개 교회뿐이었으며, 출석 교인 현황에 있어서도 30명 이상의 교인이 출석하는 교회는 단 한 곳도 없었으며, 평균 5명 이하의 교인이 출석한다고 자료를 제출한 교회가 4개 처, 10명 이하는 10개 처에 달했다.

 동 노회가 지리산 인근 지역을 관내로 하고 있는 특성으로 인해 타지역 노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자립교회의 비율이 높고, 교회 성장을 통한 자립의 가능성 또한 그리 높지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인데 이곳에서 사역 중인 목회자들은 "이 지역에서 출석 교인의 증가는 예산의 증액이나 자립도의 향상이 아니라 경상비 예산 지출 규모의 증대만을 뜻한다"는 말로 이 지역 교회들의 어려움을 표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제도 시행일로 제시된 5월 1일 이전까지, 이들 중 7개 교회는 자체 노회의 지원액 외에 결연 노회로부터의 지원은 단 한 곳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나마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교회들도 한 구좌 두 구좌 정도에 불과, 극히 미미한 실정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지역 교회 목회자들은 지원 중단의 장기화로 인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 요인으로는 노회의 낮은 재정 자립도와 결연된 지원 노회에서의 후원금 전달의 지연 외에도 근본적으로 개척 이후 짧게는 십여 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간 미자립 상태가 계속될만큼 열악한 지역 상황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모임에서 한 목회자는 "새로운 정책으로 인한 어려움은 IMF는 물론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실정"이라는 말로 표현하면서, "부임 이후 열성을 다해 목회하면서, 농어촌선교의 모범적인 사례로 총회의 표창을 받기까지 했을만큼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목회였음에도 지금은 그 모든 의욕을 상실하고 말았다"는 말로 동 노회 산하 미자립교회들이 처한 상황을 호소하는가 하면, 총회의 새로운 지원 정책 속에 담긴 '평준화' 이데올로기의 위험성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총회 관계자들은 열악한 선교와 목회 상황 위에, 총회 정책의 정착이 원활치 못한 가운데 나타난 어려움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하면서, 3, 4개의 지역 노회를 제외하고 상당 부분 사업이 정착된 현 단계에서 시급한 과제는 새로운 정책의 조속한 완성에 있음을 재삼 강조하면서,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는 최선을 다해 대안을 마련하겠으나, 원칙과 총회의 결의의 변경이나 정책적 후퇴는 있을 수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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