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선교의 '전초기지' 꿈꾼다

미주 선교의 '전초기지' 꿈꾼다

[ 교계 ] 새로운 도약 시작한 미주한인 장로회장로회신학대학

김훈 기자 hkim@kidokongbo.com
2005년 04월 28일(목) 00:00
미주한인장로회 장로회신학대학이 변화하고 있다굨 지난 2002년 부임한 서정운 학장을 중심으로 한인 교계와 미국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으며 미주 전역을 대상으로 선교 역량을 발휘하는 신학교로 발돋움 하고 있는 것굨 이를 본보 편집국장 김 훈 장로가 지난달 미국ㆍ멕시코 지역 교계 취재 과정에서 돌아보고 앞으로의 발전상과 한국 교회와의 협력 방안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개교 27주년을 맞는 미주한인장로회 장로회신학대학의 수업 모습.
미주한인장로회 장로회신학대학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장로회신학대학 총장을 역임한 서정운목사가 학장으로 부임한 지난 2002년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신대 총장에서 물러난 서 목사는 1년간 안식년을 갖기 위해 잠시 들른 미국 LA에서 미주장신대 학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당시에는 다른 기도 제목을 놓고 기도하던 중이어서 고사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이사장인 최지영목사와 학장 박희민목사 등의 간곡한 요청이 잇따르자 마음이 흔들렸던 서목사는 이들 미주 교계 인사들이 "선교사라는 의식으로 와 달라"는 말에 무조건 승낙하게 됐다고 한다.

미주한인장로회 총회 신학교라고는 하나 시설과 재정, 교육과정이 열악했던 미주장로회신학대학에 서정운목사가 학장으로 부임한 이후부터 미주 지역에서의 이 대학에 대한 위상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학생 수의 경우 2001년도에는 B.A, M.Div, Th.M, D.Min 과정을 합해 모두 1백81명이었으나 2004년도에는 2백57명으로 증가하였으며, 예산은 35만불에서 52만불로 30퍼센트 증가했다. 특히 서 학장 부임 이후 한국에서 유학오는 학생들도 40퍼센트 이상 크게 늘어나 현재는 한국 유학생 50여 명을 포함, 중남미 등 타지역 유학생들이 70여 명이나 되는 실정이다.

   
미주장신대 정문 앞에 선 학장 서정운 목사.
미주장신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육국으로부터 학위 수여 인가를 받아 학위를 수여하는 정규 신학대학으로 B.A과정은 AABC(신학대학인준협회)에 가입 신청을 마쳤고, M.Div 과정은 ATS에 가입된 신학교의 인정을 받는 한인 교계에서는 가장 두터운 신망을 받는 신학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현재 실사중인 ABHE(The Association for Biblical Higher Education) 가입이 올 10월 최종 심사를 거쳐 내년 2월 공식 인가가 나게 되면 미 연방정부가 인정하는 신학대학으로서 미국내 주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 신학대학으로서 우뚝 서게 된다. 쉽게 말해서 이 대학에서 학위 과정을 마친후 하버드나 프린스톤 등 미국내 유명 대학으로의 진학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대학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사무처장 김충립목사는 그동안 한국에서 유학 오는 학생들은 토플시험을 보지 않아도 입학이 허가 되었으나 내년 2월 ABHE 승인이 나게 되면 하반기부터는 유학생들이 일정한 토플 점수를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전하고 그렇게 되면 교수 요원도 영어권 교수들로 대폭 충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의 위상이 지난 3년여 기간 동안 빠르게 변화하게 된 중심에는 학장 서정운목사가 있다. 개교 27년된 미주한인장로회 총회 신학교에 서 목사가 학장으로 부임한 후 학교 운영과 관련한 그간의 일부 잡음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 지역에서 만난 한인 목회자들은 서 학장 부임 이후 무엇보다 미주 한인교회들의 신학교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학장 서정운목사는 이에 대해 "자신이 와서 신학교가 달리 변했다기 보다는 자신의 사심없는 마음을 지역 노회와 교회가 받아들여 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처음 신학교를 맡아달라고 했을 때 많이 망설였으나 선교사의 심장이라면 어디든 어떤 일이든 못할 것이 없다는 다짐으로 이 자리에 서있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한국에서 미국을 볼 때는 모든 여건과 환경이 더 나아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한인교회들의 어려움에 모국 교회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한인들이 남의 나라 땅에 와서 정착하는 과정이 상상 이상으로 힘들다 보니 영적으로도 많이 고갈된 상태라고 진단하고 이들의 상처를 치유해야 할 한인교회들은 교회들대로 교인들이 신앙적으로 뿌리내리지 못하는 문제들로 힘겨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ABHE 가입을 위한 실사를 앞두고 열린 교무회의.
서 목사는 처음 미주장신대에 부임했을 때 시설과 재정 등의 열악함에 놀랐다면서 "이 지역에서 유수한 한인교회가 신학교에 재정 보조를 5백~1천불 하면 많이 돕는 정도라면 이해가 가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미주장신대는 남가주 4개 노회가 운영의 책임을 지고 있으나 아직 미미한 실정. 학교에 대한 위상이 달라지면서 돕는 교회의 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나 아직 학교 운영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서목사는 말한다.
그는 "한국교회가 도와주면 미주장신대가 한국인이 해외에 세운 신학교로서는 최고의 신학교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베데스다신학교나 월드미션 등 단독 교회가 운영하는 신학교들이 앞서 가는 반면에 총회가 운영하는 신학교들이 우수한 교수진과 교육의 질 면에서는 월등함에도 불구하고 뒤처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면서 한국교회가 미주장신대를 선교적 차원에서 지원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선교신학자답게 "미주장신대가 이민교회는 물론 인디언 선교와 중남미 원주민 선교를 위한 중요한 전초기지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하면서 "미국인이 할 수 없는 선교를 한인들만이 할 수 있다면 이는 하나님이 우리 민족에게 예비하신 선교적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서 목사는 또 미국 신학교의 4분의 1 수준인 한 학기에 150~200만원 정도의 저렴한 학비로 최고 수준의 신학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신학교가 미국내에 흔치 않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많은 학생들이 유학 올 것을 권했다. 그는 일례로 캘리포니아 주 교육국에 인가받은 신학교들이 매년 한 차례 체육대회와 논문 학술발표회 등을 갖는데 미주장신대 재학생이 매번 최고의 논문상을 독차지하는 등 타 신학교와 비교해 미주장신대가 교육의 질적 수준에서 탁월하다는 점을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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