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섬김' 희망의 세상 일군다

'장애인 섬김' 희망의 세상 일군다

[ 교계 ] 열악한 복지 현실 바꾸는 것은 모든 교회의 '몫'

진은지 기자 jj2@kidokongbo.com
2005년 04월 05일(화) 00:00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4년 9월말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 숫자는 1백5십6만 8천여 명. 그러나 장애인 단체들은 전체 인구의 10분의 1에 달하는 4백50만 명이 장애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장애를 숨기거나 등록하지 않은 상황을 더한다면 실질 장애인 수는 정부의 공식 기록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게 장애인 단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본교단에는 정신지체 언어 시각 발달 등 각 부분별 장애인교회 및 장애인 부서가 1백10여 곳이 있고 1백80여 명의 장애인 목회자가 사역하고 있다. 본교단에 소속된 교회 수가 7천여 곳이라고 할 때 고작 70분 1정도만이 장애인 사역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장애인교회를 후원하거나 자원봉사 등을 통해 간적접인 형태로 섬김을 실천하고 있는 교회들도 많겠지만, 평균 복음화율보다 유독 장애인 복음화율이 현저히 낮게 나타나는 현실에서는 복음의 변방에 서있는 장애인에 대한 한국교회의 책임은 여전히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최근에는 현실적 어려움을 넘어 장애인 선교와 복지를 위한 개교회들의 실천과 총회 차원의 노력들이 눈에 띄게 전개되고 있어,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희망적인 전환점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교회내 장애인부서를 신설하거나 주간보호센터를 통해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지역사회의 복지향상, 나아가서는 선교를 이끌어내는 교회와 단체들의 움직임이 미약하나마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고 총회는 장애인 시범교회 추진에 참여하도록 각 노회와 교회에 요청하고 있다.

교회창립 70주년 기념으로 사회봉사관을 건립, 지역사회 섬김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도림교회(유의웅목사 시무)의 경우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인 '모랫말 꿈터'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관련 규정 및 시설 구비에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선혜목사는 "4월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주간보호센터 등 장애인부서를 운영하고 있는 교회들에 대한 철저한 탐방조사를 해왔다"고 밝히면서 "지역섬김의 중심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회통합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담임목회자와 온교우들이 한마음이 되어 이 일을 적극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문을 연 동안교회(김형준목사)역시 교회내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하늘꿈터(시설장:윤호종)'를 운영 중이다. 하늘꿈터 이은민선생은 "교회가 위치한 동대문구에 단기보호센터 등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역의 필요성에 의해 센터가 문을 열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홈페이지를 통해 훈련 내용 및 운영 상황을 알리고 있기 때문에 센터를 비롯해 교회에 대한 친근감 형성에도 긍정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고 밝혔다.

농아부, 소망부가 조직돼 있는 명성교회(김삼환목사 시무) 역시 수화교실과 함께 주중에 운영하는 소망학교를 통해 방과후 음악 찬양 종이접기 그림교실을 진행 중이다. 최대열목사는 "소망학교는 지역사회에 개방되어 있어 기독교인이 아니거나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훈련이나 교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대형교회의 경우 자원봉사 인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장애인부서 운영을 원활하게 하고 교인들의 인식개선에도 상당한 역할을 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교회인 한맹교회(김광식목사 시무) 역시 교인들의 신앙생활지도와 함께 중도 실명자들을 위한 재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김광식목사는 "비장애인으로 살다가 중도에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정신적 박탈감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이들의 자립과 사회복귀를 위해 침술 안마 지압과 같은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차후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양로원을 세우는 등 미래를 대비한 필수적인 사역으로 확장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8일 사무실 개소와 농아선교방송 개국 기념식을 가졌던 총회 농아인선교회(대표:손원재)도 각 지역에 위치한 농아인교회의 현황과 사역내용을 알리며 농아인선교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손원재 목사는 "홈페이지 신설(www.pckdeaf.or.kr)과 함께 전국에 있는 농아인교회들이 처한 현실과 사역과 관련한 정보들을 알려 교회 뿐 아니라 사회의 인식 전환의 계기를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사회봉사부 산하 4개 장애인관련단체는 복지와 선교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사역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해 연합 단체인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회장:조동교 이하:장복선)를 조직,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특히 장복선은 장애인선교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각 노회에 한 곳 이상의 장애인 시범교회 설립을 추진하는 데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시범교회란 단순히 장애인교회나 장애인부서가 있는 교회가 아니라 지역사회내에 장애인을 섬기고 돌보며 '노회 내 장애인복지선교 활성화를 위해 거점역할을 할 수 있는 교회'를 지칭한다.

장복선 관계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오류로 가득한 세상을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교회의 선구자적 역할이 필수"라고 하면서 "총회가 추진하고 있는 시범교회에 대한 노회와 교회의 참여가 변화를 일궈내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은 장애인의 날, 17일은 총회가 정한 장애인 주일이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사건이나 사람을 기억하며 기념일을 제정하는 것처럼, 장애인의 날은 우리 사회안에 부족한 장애인 섬김과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실천하자는 다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다같이 사랑하셨던 예수님의 모습처럼 헌신과 봉사, 차별없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것은 그렇게 살고자 소망하는 이들의 마음과 실천에 달려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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