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안정' 교회가 돕는다

새내기 '안정' 교회가 돕는다

[ 교계 ] 장거리 통학생 위한 지역 정보망 구축

진은지 기자 jj2@kidokongbo.com
2005년 03월 15일(화) 00:00
입시 전쟁을 당당히 치뤄내고 봄빛 가득한 교정에 발을 들여놓은 '05'학번 새내기들. 새로운 환경을 눈 앞에 맞닥뜨린 새내기들은 모든 것이 낯설고 긴장되지만 지독한 입시 관문을 통과했다는 안도감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행복감도 잠시, 학기 초부터 본의 아니게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는 새내기들을 보게 된다. 바로 거주지가 학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학생들로, 통학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새내기들 가운데는 대부분 거주지 근처에서 학업에 임했던 중ㆍ고등학교와는 달리 대학교의 경우 원거리에 위치한 학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하는데, 학교측에서 이들을 위해 마련한 기숙사는 그 수에 비해 수용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학교에서는 원거리 거주자들, 특히 신입생들에게 기숙사 입소에 대한 우선권을 부여하지만 이 규정에 해당되는 학생 전체를 포괄할만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성적에 따라 기숙사생들을 선별하기도 해 원거리에 살면서도 성적이 뒤쳐져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

결국 가장 안정적인 기숙사 입소가 좌절된 학생들은 학교버스와 기차, 자가용 등을 이용해 통학하거나 자취(하숙)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통학거리를 거주지로부터 40~50킬로미터로 보고 있는데, 도와 시의 경계를 넘나들며 여러차례 교통편을 바꿔 통학을 선택한 학생들은 만만치 않은 고생길이 되는 셈이다.

특별히 자취를 선택한 학생들은 학업에 충실하고자 선택했던 현지 거주가 오히려 학업에 방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부분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자취 경험자들은 일반적으로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모 대학교 신학과에 입학했던 한 학생은 "1년간 동기들과 자취생활을 하며 밤늦게까지 어울리다보니 아침에 늦게 일어나 수업에 빠지기 일쑤였다"며 "올해 새학기부터 자취생활을 정리하고 버스로 통학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래도 일반대와는 달리 신학대는 형편이 나은 편에 속한다. 신학대는 입학생의 대부분이 목회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있어 학교 근처의 지역 거주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학교의 특성을 고려해 입학한 원거리 학생들도 상당 수 있기는 마찬가지.

이런 사정을 학교측에서도 알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숙사 증축을 감행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대안마저 세워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타 지역의 우수 학생들을 진학시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 여건을 조성해 주거나 기숙사를 증축해주는 학교들이 근래 늘고 있다.

부산장신대학교(총장서리:신동작)는 5월 초 완공될 학생문화회관 일부를 여학생 기숙사로 활용할 계획이다. 학교 관계자는 "여학생들은 새로운 기숙사로 전원 이전하고 남학생들은 기존의 여학생 기숙사를 통합 사용하게 돼 학생 대비 기숙사 입소가 1백퍼센트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한일장신대학교는(총장서리:정장복)의 경우 기숙사에 입소하지 못한 학생들 가운데 자취를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조그만 원룸 입주에 관련된 정보를 소개해 주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김중은)의 경우 각 과정 학생 2천5백여 명 가운데 기숙사인 생활관에 입소한 학생은 7백50명 정도. 생활관 손원식 계장은 "장신대의 경우 기숙사 입소자 선정시 원거리 거주 지역 학생에게 우선 입소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면서 "장신대의 경우 가까운 곳에 명성교회에서 운영하는 장학관이 있어 대학 생활관에 입소하지 못한 학생에 대한 분산 수용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각 대학교들이 학생들의 안정적인 주거, 통학 환경 마련을 위해 최대한의 배려에 나서고 있는 것에 반해 개교회의 참여는 아직 미온적이다. 장학관을 운영하고 있는 명성교회(김삼환목사 시무)나 광림교회(김 정석목사 시무) 등 일부 대형교회에서 운영하는 봉사관 장학관이 있기는 하지만 몇몇 교회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상황. 대학 주변에 위치한 교회라 할지라도 해당 지역의 지역민이기도 한 교인들을 활용, 가격과 거리 등을 비교해볼 수 있도록 지역 정보를 모으는 작업이나 교회내 게스트 하우스를 개방하는 노력들에 있어서도 소극적인 모습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지역 관공서에서 지방에서 올라온 입시생을 위한 무료숙식 제공 봉사와 함께 자취나 하숙 등 장기주거지를 찾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역내 하숙집 연결 서비스를 해주는 활동이 전개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광진구청 자원봉사센터(☎ 02-450-1663)에서는 지역내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내 하숙집과 자취방에 대한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해주고 수요자와 공급자간 직접연결까지 도움을 줄 수 있는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 실무자 김종구 씨는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 신입생들의 경우 학교 주변에 대한 관련 정보가 부족해 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숙집 연결서비스를 상시체제로 운영해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각 대학교들과 교회, 관공서의 역할로 도움을 받는 학생들도 있지만, 여전히 정보에서 제외되어 있거나 지역 사정을 모른 채 고가의 하숙비용을 지불하며 대학 생활을 하는 학생도 있다. 비록 작은 고민일지라도 새로운 환경에서 남모를 걱정을 안고 있는 새내기들을 위해 학교 주변 교회들의 지역 네트워크 형성과 주거지 연결 봉사와 같은 실질적인 대안을 위한 참여가 요구된다.

진은지 jj2@kidokongbo.com
신동하 sdh@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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