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교회학교'가 뜬다

온라인 '교회학교'가 뜬다

[ 교계 ] 시간, 장소에 구애없는 교사-학생간 핫라인 형성

진은지 기자 jj2@kidokongbo.com
2005년 03월 11일(금) 00:00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 주 사용 연령층인 20, 30대를 비롯해 바둑 골프 쇼핑 등 게임이나 취미에 따른 갖가지 동호회를 중심으로 40, 50대 사용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초등학생들의 무분별한 비속어 사용과 질 낮은 덧글들이 문제시 될 정도로 초등학생들도 무시못할 세력을 형성하며 사이버 세계에 입성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인터넷 없이는 하루도 못사는 중독자들도 생겨나고, 해킹을 업으로 삼는 정보 도둑이 생기는가 하면 하루에도 수 백통씩 스팸메일을 받게 되는 상황이 매일같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같은 칼도 누가 들었느냐에 따라 강도가 되거나 요리사가 되듯이 나라와 세대를 초월해 필요한 정보를 마음껏 수집하거나 원거리에서도 가능한 화상회의까지, 인터넷의 발달은 분명 우리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문명의 단 열매임에는 틀림없다. 국경도 없이 넓어지고 확대되는 인터넷은 교회학교 운영과 교육활동에까지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됐다. 인터넷을 이용해 학생, 교사간 마음을 털어놓고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온라인 교회학교', '사이버 학급'운영이 한결 쉬워진 것.

온라인 동호회(클럽)의 원조격인 '다음 카페'부터 '싸이월드 미니홈피', '네이버 블로그'와 같은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한 지금, 나와 다른 사람의 사이버 영역을 연결시키는 기능들이 만남과 교제의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회원가입 후 몇번의 클릭만으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 관심의 주파수가 비슷한 사람들이 함께 정보를 교환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새친구 환영잔치, 손잡고 오는 주일, 절기별로 치러지는 각종 행사 등 시간과 장소 섭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교사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전제된다면 주일에 이뤄지던 교제와 신앙교육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

무궁교회(장달윤목사 시무) 영아유치부 교사 박혜정씨는 미니홈피 덕분에 봉사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한다. 부서에서 총무를 맡은 박 교사는 "교육계획을 학부모한테 알리고, 각 반 교사들한테 보내야 할 공지사항도 미니홈피 게시판이나 쪽지기능을 이용해 일일히 전화로 알리는 번거로움을 많이 줄였다"고 한다.

게다가 주일에 새로 배울 찬양을 미리 업로드시켜 놓거나, 행사때 찍은 사진 등을 게시판에 올려놓으면 부모들도 교회학교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고 부모들의 글을 통해 아이 개개인에 대한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박 교사가 밝히는 장점.

지난 해 아동부 3, 4학년 담임을 맡았던 김시경집사(즐겁고행복한 교회)는 "성경적인 내용의 글을 업데이트하는 것은 물론, 생일이나 결석 사유와 같이 크고작은 일들을 알림으로써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주중에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서먹했던 학생들과도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 컴퓨터 앞에 앉지 않으면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즉 사이버 교회학교로 아이들의 마음과 눈을 이끌만한 재미와 유익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교회학교를 운영하는 교사들은 "바쁜 직장생활로 인해 카페 관리가 뜸해지기라도 하면 아이들 역시 쉽게 흥미를 잃는다"고 말하면서 "교사의 열심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사이버 교회학교 역시 아무도 찾지 않는 먼지쌓이는 공간이 될 뿐"이라고 충고한다. 또한 교사들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대화를 통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창구가 되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신앙을 접하게 되는 아이들이기에 자신들을 사랑하고 관심과 애정으로 돌봐주는 헌신적인 교사의 모습을 통해 예수님의 모습을 깨달아간다는 것이다.

수요일이나 토요일 전화심방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주중 경건생활을 독려하고 아이들의 상황을 살피는 것은 물론, 주일에 다하지 못했던 가슴 속 이야기들을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도란도란 풀어내보자. 성경 이어쓰기, 같이 읽는 성경, 암송구절, 성경 퀴즈, 선생님과 함께하는 큐티, 성경만화 등 신앙성장을 위한 컨텐츠들과 좋은 글, 책을 읽은 소감을 나누는 등의 활동을 통해 알찬 사이버 교회학교를 운영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주일학교.' 의미상 주일에만 열리는 학교인 것처럼 생각되기 때문에 교회학교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교회학교를 주일학교로 부른다. 하지만 교사와 학생간의 만남은 예수님과 우리의 만남처럼 장소와 시간을 구애받지 않는 '핫라인'으로 연결된 관계이다.

부모가 자녀들을 돌보고 양육하는 것 같이 교사는 학생들의 영적 삶이 풍성해질 수 있도록 북돋워주는 막중함 책임을 지니고 있다. 값진 헌신으로 재미있고 즐거운 사이버학급을 만들어보자. 언제 어디서나 부지런한 교사가 든든한 교회학교를 만들 것이다.  
진은지 jj2@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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