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밖' 사람들에게 '교회다움' 을 전하다

'교회 밖' 사람들에게 '교회다움' 을 전하다

[ 작은것이희망이다 ] 서울강북노회 더세움교회 '셰어라이프봄' (완)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4년 08월 14일(수) 10:28
더세움교회는 비영리단체 '셰어라이프(Share Life) 봄'을 설립했다. 셰어라이프봄은 작은 교회도 지역사회와 충분히 소통하며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선교사명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됐다. CCM밴드 공연.
도서관 아동공부방.
도서관에서 개최한 강연.
"선생님 입장료가 있나요?"

'교회'라는 곳이 생애 처음이라는 '교회 밖' 이웃이 던진 '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

생각해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좋은 강연(설교)을 듣고 음악(찬양)을 즐길 수 있는데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하려는 마음이 오히려 감사하다.

이기세 목사(서울강북노회 더세움교회)는 "'교회 안' 사람들에게는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 세상 속에서는 여전히 이질적이고 공감받지 못하는 것이 교회"라면서 "하나님 나라 통치와 주권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울타리를 넘어 삶 속에서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한다.

개척 8년차, 의정부 민락동 상가건물 8층에 터를 잡은 작은 상가교회인 더세움교회는 '사람'들을 교회 공간으로 모이게 한다. 교회를 단 한 번도 가보지 않았거나 정서적 거부감이 큰 '교회 밖' 사람들 말이다. '교회'라는 단어만으로도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이 작은 상가교회를 찾는 이유는 뭘까.

교회지만 교회가 아닌, 그러나 교회가 되는 교회이기 때문이다.

더세움교회는 비영리단체 '셰어라이프(Share Life) 봄'을 설립했다. 셰어라이프봄은 작은 교회도 지역사회와 충분히 소통하며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선교사명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됐다. 이기세 목사는 "셰어라이프봄은 교회가 담장 밖을 넘어서는 시도이고 도전이다"라고 말했다.

표면적으로 셰어라이프봄은 '참여와 나눔의 가치 아래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사회에 다양한 문화, 예술, 학습 등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여러 봉사활동을 통해 삶의 보람과 질을 향상시키는 비영리 단체'로 지역사회를 섬긴다. 그러나 교회 입장에서는 철저하게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선교적 교회를 실천하는 전도의 도구'다.

먼저 '민락복합문화 작은도서관'을 열었다. 교회 공간을 지역사회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개방한 것이다. 도서관은 사람을 만나고 함께 문화를 향유하며 마음을 나누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공간이다.

사회복지와 유아교육을 전공한 아내와 도서관 내 방과후 돌봄교실을 열고 독서, 만들기, 요리,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지역 맘카페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지자체와 협력해 평생학습원이라는 명목으로 악기교실을 열고 이기세 목사와 교회 청년이 통기타와 드럼 레슨을 맡았다. '교회'에 부정적인 사람들이 셰어라이프 봄이 운영하는 '도서관'에는 부담없이 드나들었다.

도서관에서 이기세 목사는 '이기세 선생님'으로 불린다. 오랜 시간 프로그램으로 관계를 맺고 신뢰가 형성되면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부정적인 생각과 고민들을 터놓고 공유하다 보면 어느새 '이기세 목사님'이 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예배당에 들어서게 되고, '입장료'에 대한 질문도 받고 '헌금'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해 주는 '웃픈(웃긴데 슬픈)' 에피소드가 나오기도 한다.

더세움교회 중고등부 15명 중 10명이 도서관 출신(?)이다. 모두 교회가 '처음'인 '새신자'다. 수평이동이 만연한 한국교회에 '작은교회'가 쌓아올린 작은 공이다. 학생들의 부모가 모두 함께 하지는 않지만 '불신자'인 부모가 교회를 믿고 '자녀'를 교회로 보내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교회를 향한 신뢰와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청년 때 교회에서 받은 상처로 '가나안 성도'가 된 30대 가장은 이기세 목사와 3년 정도 교제를 나누다가 잃어버린 신앙을 회복하고 더세움교회의 좋은 동역자로 활약하고 있다는 '일화'도 있다.

교회가 '공간'이 아닌 '관계'를 셰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7년 째 주민센터와 함께 의정부 빼뻘마을에 2000장의 연탄을 나누는 '사랑의 연탄나눔'을 실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SNS에 홍보하고 봉사자를 모집하는데 해마다 40여 명이 봉사자들이 동참한다. 물론 비기독교인이 다수다. 대학생 자원봉사와 한국장학재단 '대학생 멘토링'을 통해 마을 공부방을 운영하며 비기독교 청년들과도 꾸준히 만나고 있다.

이 목사는 하루 평균 7명이 넘는 '비기독교인'과 교제를 나눈다. 만나서 대화를 하고, 관계를 형성해야 복음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교회는 대형교회만큼 인프라가 없고 분명 한계는 있습니다. 하지만 또 작은 교회만 할 수 있는 사명이 분명하게 있고 그 일을 찾으면 희망이 보이게 됩니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셰어라이프봄은, 더세움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세상에 확장해 나가는 도구다. 교회 밖에서 선교적 교회로 살아가는 교회공동체로 작지만 교회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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