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차별금지법 저지...교파 초월한 연대의 힘

포괄적차별금지법 저지...교파 초월한 연대의 힘

제108회기 총회 포괄적차별금지법·동성애대책위 세미나 개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4년 05월 24일(금) 08:58
제108회기 총회 포괄적차별금지법·동성애대책위원회(위원장:박한수) 세미나가 지난 23일 장로회신학대학교 국제협력센터에서 '포괄적차별금지법, 동성애 실상과 대응 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개회예배서 김영걸 부총회장이 설교했다.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 5명과 여성 1명의 성별 정정을 허가하자 교계가 연대해 반대에 나섰다.
성혁명 운동이 기독교 선진국들의 주도하에 전 지구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게 차별금지법 제정을 장기간 저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교회 연합의 성과라는 주장이 나왔다. 기독교 선진국들의 교회가 대부분 차별금지법 제정과 성혁명 확산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수용하거나 앞장서고 있는 반면 한국교회는 차별금지법 제정 앞에서 교파의 차이를 초월한 연대로 차별금지법, 성혁명 교육 확산, 퀴어축제 등을 막아냈다는 평가다.

제108회기 총회 포괄적차별금지법·동성애대책위원회(위원장:박한수) 세미나가 지난 23일 장로회신학대학교 국제협력센터에서 '포괄적차별금지법, 동성애 실상과 대응 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강의에 나선 조영길 변호사(법무법인 아이앤에스)는 "차별금지법과 성혁명운동의 명백한 반성경성과 신앙자유 침해성에도 서구 기독교 선진국들의 기독교회 대부분 교파들은 차별금지법 제정과 성혁명 확산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차별금지법 앞에서 교회가 찬성과 반대로 분열되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 반성경적인 법률제정과 성혁명 운동에 앞장서고 수용하는 교회들이 더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성혁명운동이란 성에 대한 현실과 태도를 조정하는 것으로 남녀의 성평등을 추구하거나 국가에 의한 결혼과 이혼 등의 제도적 규제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교회는 성소수자 포용정책을 수용하는 추세다. 지난 5월 1일 미국 연합감리교회(UMC) 총회가 반(反) 성소수자 규정을 폐지하면서 '동성애자 성직 안수 금지'조항을 삭제하고, 성소수자와 관련한 제한 및 처벌 규정 등을 없앴다. 캐나다장로교회(PCC)는 지난 2021년 147회 총회에서 동성애와 동성결혼 허용 및 동성애자 성직안수를 가능하게 하는 헌의안을 통과시켰고 이에 앞서 미국장로교(PCUSA)도 동성애자의 성직과 동성결혼 집례를 허용하는 등 세계교회가 교파를 초월해 동성애에 대해 자유주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 변호사는 "동성애 등을 수용하는 교회들은 동성애자나 성전환자를 목사로 안수하고 동성애가 성경적 죄가 아니라고 거짓되게 가르치며 목사가 동성결혼식을 집례하는 등 심각한 영적 간음에 빠져 돌이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서구교회가 차별금지법 및 성혁명 방어에 실패한 원인을 차별금지법 제정을 두고 찬성과 반대로 분열되어 방어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2007년부터 역대 모든 정부, 거의 모든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발의했지만 한국교회는 2024년까지 18년 째 이를 저지하는데 성공하고 있다"면서 "성공의 직접적인 원인은 한국교회가 교파의 차이, 지역과 정치적 견해 차이에도 분열하지 않고 신앙으로 강력하게 연합하여 반대하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최근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 5명과 여성 1명의 성별 정정을 허가하자 교계가 반대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로 봤다. 법원은 성전환 수술 여부보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성적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며 신청자들의 확고한 성 정체성, 목소리와 용모, 호르몬 치료 등을 고려해 성별 정정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합신, 고신 등 3개 교단은 대법원 앞에서 기도회를 열고 "성별을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는 반헌법적 판결을 취소하라"면서 "법원과 판사들이 동성애를 조장하여 사회 정의를 무너뜨렸다"고 규탄했다. 위원장 박한수 목사도 "생각보다 둑이 빨리 무너진 것"이라고 우려하며 "소위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이러한 일들이 계속 일어날 사안으로 한국교회 전체가 연대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표명했다.

한편 두번째 강연자로 나선 소기천 소장(예수말씀연구소)은 동성애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도울 수 있지만 그들이 성직자가 되는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동성애자들도 사람이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도 그들의 치유를 도와야 한다는데 동의는 하지만 제103회 통합 총회가 '퀴어신학 이단'을 결의한 이상, 교회의 성직자가 동성애자인 경우는 주님의 몸 되신 교회에서 활동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신학교에서 신학교육을 성경적으로 강화하고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동성애자가 교회에서 직분을 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목사 후보생을 지도하는 각 노회는 신학생들에 대한 관리 감독을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미나에 앞서 열린 개회예배에서는 위원장 박한수 목사의 인도로 부총회장 김영걸 목사가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 제하의 말씀을 선포했다. 김 부총회장은 "우리의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산제물로 드리기 위해서는 거룩하게 관리하고 온전하신 뜻을 분별하며 살아가야 한다"면서 "차별금지법 및 동성애 문제는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시험으로,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굳게 잡고 변화하는 세상에서 복음으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본 교단은 전국 69개 노회 중 40개 노회가 동성애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총회 동성애대책위원회와 연대 협력하고 있으며, 이날 세미나에는 노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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