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꼰대 그리고 예수님

라떼-꼰대 그리고 예수님

[ 라떼는 말이야! ] ① 예)육군 대장 이철휘 장로

이철휘 장로
2024년 05월 29일(수) 09:50
사실 간증 등 자기 얘기를 말하거나 쓰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본인의 인간적 바닥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시간이나 지면의 낭비로 끝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열심히 쓰고 열심히 발표해도 듣거나 읽는 사람이 많지 않으면 그것은 낭비인 것이다. 그 이유로 첫째는 아무리 객관적으로 표현한다 해도 자기의 관점에서 기술하다 보니 자기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변명하거나 남을 비난 하거나 심지어는 본의 아니게 자화자찬의 내용이 가득 차게 된다. 둘째는 젊은이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라떼'로 시작하고 '꼰대'의 언어로 끝나게 되기 때문이다. '라떼'와 '꼰대'의 언어는 발표자가 시간과 문화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자기 생각이 진리인 양 강조하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써달라는 부탁이 달갑지 않았다. 그런데 코너의 키워드 '라떼는 말이야'가 오히려 신선했다. 당당하게 '라떼' 얘기할 테니 볼 사람만 각오하고 모여라 라고 외치는 것 아닌가? 글 쓰려는 사람들이 용기를 갖게 된다.

누가복음 17장에는 나병환자 10명이 병 고침을 받으나 사마리아인 한 사람만 예수님 발아래 엎드리어 감사함을 표하자 예수님도 섭섭하셨는지 "나머지 아홉은 어디 있느냐?"고 물으신 후 이 사마리아인에게 '구원을 얻었다'고 보너스 축복을 주신다. (누 17:10~19)

필자는 수많은 병 고침을 받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예수님 발아래 엎드리어 감사함을 드리기보다는 나머지 아홉 명처럼 신나게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이 작은 글이 사마리아인이 예수님께 감사하는 모습으로 읽히기를 소망한다.

필자는 6.25 전쟁이 휴전으로 가기 직전 상호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하여 치열한 접전이 한창이던 1953년 1월에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병이 생겨도 전쟁 중이라 변변한 치료 한번 받을 수 없는 산골 마을에서 먼 친척 한 분이 중병이 걸리셨다. 예수를 믿는다는 사람들이 병을 낫게 해주겠다며 환자를 가운데 두고 빙 둘러앉아 소위 안찰기도라면서 환자의 몸을 때리(터치)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불행히도 그 환자분이 돌아가시게 됐다.

'예수쟁이들이 사람을 때려죽였다'라고 소문난 이 사건은 우리 마을에서 예수님의 '예'자도 꺼내지 못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나도 덩달아 초등학교 때는 워낙 시골이라 교회를 볼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었지만 중 고등학교 때 교회가 있는 읍내에서조차도 교회와는 완전히 담을 쌓는 형국이었다. 그 당시 그 귀했던 사탕과 과자를 주는 크리스마스 때도 교회는 쳐다볼 엄두도 내지 않았다.

필자는 고등학교를 어렵게 마쳤다. 당연히 대학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학을 가게 되었다. 지금도 이 역사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첫 번째 기적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대학에서의 생활은 가난을 벗어날 수 없었다. 어느 날 친한 친구가 학장실에서 진행되는 '아침기도회'에 참석하자고 권유했다. 교회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던 당시 단칼에 거절해 버렸다. 그는 또 권유했고 나는 또 거절했다. 어느 날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아침기도회'는 예배의 형식을 갖추기는 하지만 교수님들이 돌아가면서 자기의 경험담 위주로 말씀하시기 때문에 교회를 안 다녀도 교양강좌로 생각하고 참석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그 친구를 따라 참석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날 예수님을 만나게 됐다.

전도는 내 몸에 새로운 세포가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출생 시대가 되어 소멸하는 도시, 국가가 코앞에 보이는 것처럼 전도하지 않는 기독교는 유럽의 교회들처럼 소멸당하는 것이 필연인 것이다. 오죽하면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일 먼저 하신 일이 열한 제자를 갈릴리에 모이게 하신 후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마 28, 16-20)"라고 임무를 주셨겠는가? 전도는 우리 모두의 절대적 사명이다. 그런데 전도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내 친구가 나를 전도 했듯이 예수님 앞에 데려오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예수님이 책임지신다는 지혜와 배짱이 필요하다. 필자는 지금도 그런 믿음으로 전도한다.



이철휘 장로 / 예)육군 대장·사)긍정의힘 교육문화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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