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와 포용

배제와 포용

[ 기자수첩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24년 07월 22일(월) 12:28
지난 7월 14일은 정부가 탈북민 포용과 권익 향상을 목적으로 지정한 '북한 이탈주민의 날'이었다. 탈북민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사회여론이 반영됐다.

'복음 통일'을 수십 년간 강조해온 한국교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통일 후 함께 어울려 살아갈 북한동포의 선행모델인 탈북민에게 일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탈북민 중 기독교인 대부분이 탈북민끼리 조직된 교회에 다닌다는 통계가 이를 반증한다. 동향의 공동체에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도 있지만, 이는 어찌보면 일반적인 교회에 적응이 힘들다고 간접적으로 아픔을 내비친 것이다.

비단 이 문제뿐만 아니라 '배제'는 한국교회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그리스도인은 절대적 신앙을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의 공동선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타자를 규정하는 과정에서 배타와 억압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지 주의가 필요하다.

기자는 코로나 사태 당시, 몇몇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사회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현상을 주목한다. 그동안 교회는 나누고 섬기는 데 있어 정부나 그 어떤 단체보다 앞장섰지만, 사회는 교회의 아픔 한 번도 감싸주지 못할 정도로 냉정했다.

자화자찬에 빠져있던 일부 교회를 향한 경종은 아닐까? 배제는 만연하고 포용은 부족했는지, 무의식적으로 타자를 차별하지는 않았는지, 우는 사람의 손을 잡고 진정으로 아파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신학자 미로슬라브 볼프는 저서 '배제와 포용'에서 "배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용이라는 신학적 개념이 필수적이며, 포용은 단순히 타자를 존중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타자를 이해하고 관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그리스도인은 대속의 은총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한 사건을 기억해야 한다. 결국 포용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이제 그 은총을 수평적으로 주변에 전하면 된다.

신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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