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을 통해 생명의 열매를 맺다

양육을 통해 생명의 열매를 맺다

[ 미션이상무! ]

백현선 목사
2024년 05월 29일(수) 09:51
2022년 성탄절 예배에서 세례받은 형제들과 함께 한 백현선 목사.
필자가 훈련받고 임관한 22년은 코로나 시기였다. 자유롭게 모여서 예배 드리는 것이 제한되던 시기에 백령도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부사관 1명과 조용하고, 서늘하게 백령도에서 첫 주일예배를 드렸다. 앞이 캄캄하게 느껴졌고, 막연한 두려움이 찾아왔다. 군종목사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떻게 교회를 세워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용기를 잃지 않고, '한 영혼'에 집중해 보자는 마음을 품었다. 공군 선교의 현장에는 한 영혼에 집중할 기회가 있다는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육군군종목사의 경우 초임부터 큰 부대, 큰 교회를 맡게 되지만 공군군종목사의 경우 초임에는 '레이더', '포대'와 같은 작은 단위의 부대, 교회로 부임한다)

자대 배치를 받은 직후 '한사람 제자 양육'에 힘쓰기로 했다. 기존에 교회를 다녀왔으나, 군 생활을 시작하면서 교회를 멀리하게 된 형제, 군 생활을 시작하며 성경 읽기와 하나님에 대해 관심을 두기 시작한 형제, 다양한 종류의 병사들과 만나기 시작했다. 제자 양육을 권유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시간을 정하여 말씀을 가르쳐주고, 말씀을 묵상한 내용을 서로 나눴다. 제자 양육에 참여하는 병사들이 점점 늘어갔고, 이들을 주축으로 하여 많은 병사들이 교회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백령도 사이트 근무를 마치기 전(23년 6월)에는 약 30명이 넘는 인원이 주일 예배에 모였다. 한 사람에게 집중했는데, 하나님은 양적인 성장도 함께 허락해 주셨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도우심이요, 은혜이다.

한사람 제자 양육을 통해 비그리스도인 병사들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을 경험했다. "예수님이 인생의 구주로 믿어지느냐"는 질문에 4명의 형제가 "아멘"으로 대답했다. 그리하여 필자는 이들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성탄의 기쁨을 나누는 2022년 12월 25일 주일예배에서 4명의 형제가 세례를 받았다. 이 세례식은 필자에게 너무나 뜻 깊은 세례식이다. 필자가 목사가 된 후로 처음으로 베푸는 세례였기 때문이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주님의 날에 영원한 생명을 얻은 형제들을 축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이라는 단어는 설렘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막연함과 두려움을 준다. 필자에게 백령도는 그런 곳이다. 지도상으로 확인되는 백령도의 위치가 그러했고, 필자가 맡았던 백령기지교회가 그러했다. 그러나 지나 보니 그 두려움 가운데 하나님은 함께 하셨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사하고 계셨다. 성탄 예배를 드리며, 세례식을 거행하며 해무(바다 안개)가 가득 낀 백령도에 처음 발을 디뎠던,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순간들, 텅 빈 예배당에서 드렸던 주일예배, 등 다양한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세례 받는 4명의 형제가 하나님의 위로로 다가왔다. 내 인생 절대 잊을 수 없는 성탄 주일이다.



백현선 목사 / 공군교육사령부교회·공군 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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