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김동현 기자】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바로 서기 위해 목회자와 교인들이 하나 되어 노력하는 교회가 있다.
올해로 설립 91주년을 맞은 군산동부교회(이동만 목사 시무)에는 듣자마자 '헉' 소리가 날 정도로 강도 높은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있다. 기간부터 남다르다. 군산동부교회의 훈련 프로그램은 제자훈련 2년, 사역훈련 2년 총 4년 과정으로 시작된다. 각 클래스는 주 1회 평일 새벽예배 후에 모여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된다. 결석도 쉽지 않다. 결석 가능한 횟수는 제자훈련과 사역훈련 각 과정당 두 번이다. 즉, 2년에 두 번 넘게 결석을 하게 되면 제적인 것이다.
새벽기도회도 참여해야 하고, 한 과정을 수료하는 데만 최소 2년이 걸리는 이 고단한 프로그램. 더군다나 결석도 두 번 밖에 안 된다니, 과연 참여하는 교인들이 있을까?
놀랍게도 군산동부교회의 훈련 프로그램은 만원사례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8개의 반이 돌아가는데도, 정원이 다 차 2년 후 다음 과정 모집을 기다리는 교인들도 있을 정도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이동만 목사는 "분명 어려운 과정이지만 그 속에서 얻게 되는 영적 유익과 성장, 신앙생활의 기쁨을 성도들이 느끼게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제자훈련을 통해 성도들은 큐티와 묵상, 성경 읽기와 암송, 예배와 기도회의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영적 기초를 다지게 된다. 그러면서 성도들은 말씀 중심으로 사는 삶을 생활화하게 되고, 말씀에 비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을 습관화하게 된다"며 제자훈련의 효과를 설명했다.
이동만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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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동부교회의 제자훈련반 수업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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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동부교회의 제자훈련 프로그램은 고 옥한흠 목사가 제작한 교재를 바탕으로 크게 △터다지기 △교리적 기초 쌓기 △작은 예수로 살아가기(실천) 등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첫 단계에서는 묵상과 큐티, 말씀 읽기, 예배와 기도 등 영적 습관을 형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매주 모임과 과제를 통해 습관을 만들어 간다. 그 다음으로는 성령론 교회론 그리스도론 등 교리적 내용들을 배우며 신앙의 튼튼한 기초를 다지고, 마지막으로는 신앙의 실천을 연습한다. 사역훈련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로 터다지기로 시작해, 소그룹 리더십 등 사역을 위한 습관 형성부터 이론과 실제까지 훈련한다. 또한 훈련 과정 중 단기선교, 엠티, 수련회 등 현장을 경험하고 신앙을 한층 더 성숙시킬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군산동부교회의 제자훈련은 새벽기도가 끝나고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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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파노라마반 수업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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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훈련까지 4년의 과정을 마쳐도 훈련이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후 성경파노라마, 귀납적 성경연구 등 성경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기초를 쌓는 성경 교육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은 약 2년 반 동안 진행된다.
모든 과정을 졸업하기까지 6~7년 가량 걸리는 길고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성도들의 열정적인 참여에 힘입어 군산동부교회의 훈련 프로그램은 지난 2012년 시작된 이래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다. 이 목사 역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새벽마다 진행되는 모든 클래스를 직접 지도하기에 고단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제자훈련을 통해 목회의 참맛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 목사는 "목회를 하며 가장 기쁠 때는 교인들이 변화하고 교회가 건강해지는 것을 볼 때"라며 "제자훈련을 하며 한 사람이 변화되면, 그 모습을 보고 다른 교인이 다음 기수로 들어온다. 이를 통해 교회가 말씀을 사모하고, 영적으로 바로 선 이들로 채워지는 '은혜의 선순환'이 일어난다. 고단해도 이러한 변화들을 볼 때 목회자로서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군산동부교회 전도대 활동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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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목사가 처음부터 제자훈련을 적극적으로 실시한 것은 아니다. 2004년에 부임한 이 목사가 제자훈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2011년 교회에서 오랜 세월 기득권을 갖고 있었던 한 인사가 갈등을 일으키면서부터다. 당시 사태는 비교적 빨리 마무리 됐지만,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이 목사는 '교회의 뜰을 일생동안 밟았던 이들이 변화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했고 그 답을 제자훈련에서 찾았다. 더불어 이 목사 스스로 '나 자신이 먼저 제자가 돼야겠다'는 갈망을 품게 되면서 각종 세미나에 참석하고, 많은 도서를 구입해 읽으며 준비하고 다음 해인 2012년 4월 첫 제자훈련을 시작했다. 첫 시도임에도 성도들이 기쁨으로 참여했고, 교인들 사이에 좋은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성도들 사이에 훈련을 열망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렇게 많은 성도들이 제자훈련에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여러 위기에도 교회가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굳건한 뿌리가 됐다. 이 목사는 "과거 교회를 흔들려는 시도가 몇 차례 있었지만 많은 성도들이 이에 넘어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이 교회가 건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던 것은 제자훈련을 통해 영적으로 바로 선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자훈련을 마친 이들은 교회 곳곳으로 흩어져 소그룹 리더와 각처의 봉사의 자리에서 헌신하고 있다. 또한 항존직 대부분이 제자훈련 수료자로 구성된 군산동부교회는 교회 안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도, 해외선교, 신학교 섬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역의 열매들을 맺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에는 상가, 공원 등 군산 곳곳에서 달달한 붕어빵, 그리고 차와 함께 복음을 전하는 '전도대' 사역이 이뤄지고 있다. 성도들은 맛있는 간식을 들고 지역사회 속으로 들어가 복음이 필요한 이들을 직접 찾아간다.
전도대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군산 곳곳으로 나가 맛있는 간식과 함께 복음을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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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동부교회는 지난 2018년 장로회신학대학교에 발전기금 1억 1000만 원 기부를 약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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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필리핀, 태국 등 해외선교도 지속적으로 이어 오고 있다. 선교사역 후원, 단기선교와 더불어 현재 필리핀 민다나오섬 디고스 지역에 90주년 교회를 건축 중에 있다.
더불어 성도들의 후원을 바탕으로 장신대에 1억 1000만 원을, 한일장신대에 두 차례에 걸쳐 6000만 원을 기탁하며 미래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을 돕고 있다.
군산동부교회는 한일장신대에 발전기금을 기탁하며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미래 인재 양성을 돕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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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시한 필리핀 단기선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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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회를 처음 시작하던 2004년으로 돌아간다면 목회 첫날부터 제자훈련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동만 목사는 "교회가 힘든 상황일수록 더욱 말씀을 붙들고 훈련과 교회의 여러 양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목사는 "오늘의 시대가 영적으로 많이 느슨해진 시대 같지만 사실 그 속에 영적 갈급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군산동부교회의 제자훈련은 힘든 과정이지만, 그만큼 변화와 성장을 느끼기에 이 자리를 정말로 사모하는 이들이 많다. 교회가 어렵고 목회가 힘들 때, 성도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바로 세우는 일을 끈기 있게 계속 해나간다면 그 안에서 주님이 주시는 은혜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