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 문제 여전히 '심각'..."연대 필요해"

여성인권 문제 여전히 '심각'..."연대 필요해"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4년 03월 11일(월) 09:13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유리천장 지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이 OECD 29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29위를 기록했다. (자료출처=이코노미스트)
한국 사회와 교회 내 여성이 겪는 구조적 불평등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기독여성단체들이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8일 국제 여성의 날을 앞두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일하는 여성의 환경을 평가하는 '유리천장 지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이 OECD 29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29위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13년부터 매해 △고위직 여성 비율 △일하는 여성의 노동 참여율 △소득격차 등의 지표를 반영해 유리천장 지수를 산정하는데, 한국은 이 지수에서 12년째 꼴찌를 기록하며 사회 전반적으로 구조적 불평등이 있음을 드러냈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국은 올해 주요 지표 대부분에서 바닥권에 머물렀다. 관리직 여성 비율은 16.3%로 28위를 기록했으며, 여성 의원 비율 역시 18.6%로 26위를 기록했다. 남녀 소득 격차 역시 31.1%로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여전히 직장에서 큰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으며, 관리직 여성 비율에 대해선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회도 이러한 지적을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 108회 총회 기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의 총대 1500명 중 여성은 42명으로 전체의 2.8%에 그쳤다. 이코노미스트가 '실망스럽다'고 평가한 관리직 여성 비율(16.3%)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108회 총회 통계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전체 교인 중 여성비율은 약 57%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지만, 여성총대는 5%도 채 넘기지 못해 다수인 여성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교계 안팎의 지적이 매해 반복되고 있다.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기독여성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한국 사회와 교회의 여성인권 실태를 직시하는 한편, 해결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나갈 것을 선포했다. 한국YWCA(회장:조은영)는 지난 7일 성명서를 내고 구조적 불평등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를 이어갈 것을 선언했다. 한국YWCA는 "구조적 불평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우리 앞에 놓여있다"며 "소외받고 배제된 모든 여성들은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포용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에게 드리워져 있는 성별고정관념을 해체하고 여성들이 경험하고 있는 불평등을 직시하며 이를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여성의전화(공동대표:송란희 정순옥)는 지난 7일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해 상담 통계보고서를 발표하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 범죄, 특히 친밀한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있어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보고서를 통해 "2023년 평균 19시간에 1명의 여성이 친밀한 관계 내 폭력으로 인해 살해당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했다. 피해자들은 경찰에 신고하거나, 접근금지를 신청하는 등 자신을 지키기 위한 조치를 다 했음에도 국가로부터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폭력의 본질과 실태에 기반한 대책 마련을 위해 함께 연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동현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