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수들에게 듣는 '올해의 추천도서'

신학교수들에게 듣는 '올해의 추천도서'

신학 분과별 올해의 추천도서(상)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4년 01월 17일(수) 03:58
2024년 새해, 올해는 어떤 신학 서적들을 읽어보면 좋을까? 목회를 위한 신학적 통찰을 얻기 위해, 또는 신앙의 성장을 위한 목마름으로 신학서적 찾는 이들을 위해 각 분과별 신학자들에게 올해의 추천도서를 물었다. 신학자들이 제시하는 목회와 신앙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신학서적들을 만나보자.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
#조직신학

"교회가 살고, 예배가 다시 살아나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모습이 살아나는 것이 신학의 목적이어야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 예배로부터 신학적 담론을 전개하며 예배를 통한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신학을 구사합니다."

이상은 교수(서울장신대 조직신학)는 올해 독자들을 위한 조직신학 분과의 추천도서로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제임스 K. A. 스미스/IVP)'를 추천했다.

이 교수는 "교회는 예배를 위해 모이며, 그 예배를 통해 말씀이 선포되고 하나님의 임재와 성도의 삶의 변화가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론의 핵심문제도 따지고 보면 예배의 문제"라며 "이 책은 조직신학과 예배가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 예배가 어떻게 사람들의 삶과 세계관을 변화시키는지를 살피며 새로운 신앙적·신학적 통찰을 주는 책이다"라고 전했다.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는 전통과 현대의 대화를 추구하면서 오늘날 사회의 세속화 문제를 비판하고, 아우구스티누스로부터 현대를 해석하는 과감한 문화 비평을 시도한 것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책에서 저자는 인간을 '예배하는 존재' 그리고 '사랑하는 존재'라는 관점을 가지고 오늘의 문화와 교육을 관찰한다.

이 교수는 이 책에 대해 "개혁주의 전통에 서서 문화적 해석과 대화를 추구하며 하나님 나라, 교회와 공동체, 예전을 통한 습관의 형성과 삶의 변화에 대해 다루는 책"이라며 "개혁신학적이면서 문화신학적이고, 신학적이면서 철학적이며, 신학 전공 내의 불필요한 틀을 헐어버리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님과 성의 수사학.
#구약학

강성열 교수(호남신대 구약학)는 '하나님과 성의 수사학(필리스 트리블/알멩e)'을 추천했다.

성경은 수천 년 동안 남성 중심으로 읽혀지고 해석되어 왔다. 이러한 시각은 독자들로 하여금 긍휼하신 하나님, 보살피시는 하나님과 같은 하나님의 여성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본문과 주제들을 일부 망각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흐름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바뀌기 시작했는데 이 책이 바로 그 시발점이 된 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강 교수는 "이 책은 하나님의 여성적 이미지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해주는 책"이라며 "특히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다루고 있는 본문들을 주석적으로 설명하면서 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설교를 준비하는 목회자들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여성신학자인 저자는 수사비평, 문학비평, 정신분석학, 구조주의 해석학 등 자신이 사용하는 방법론을 자세히 설명한 후 하나님에게 사용된 여성적 이미지를 볼 수 있는 본문들을 하나씩 풀어가며 새로운 신학적 비전을 찾아내고자 시도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그 동안 교회 역사 속에서 무시되어 온 주제들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
#신약학

신약학에서는 초대교회 당시의 사회문화 전반을 살피는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박영호/IVP)'가 추천됐다.

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 신약학)는 이 책에 대해 "초대교회의 제반 역사적 실상을 사회사적 관점에서 상세하게 분석해 1세기 초대교회에 대한 과장과 왜곡을 바로잡아 주는 책"이라며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초대교회 안팎의 다양한 정황들을 알기 쉽게 생생하게 안내해줘 초대교회에 관심이 많은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말과 함께 "초대교회로 돌아가자!", "초대교회는 그렇지 않았다"는 구호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근원으로(ad fontes)'라는 16세기 종교개혁 구호가 말해 주듯, 초대교회의 모습은 교회가 길을 잃었을 때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며 많은 교회 공동체의 기준점이 되어왔다. 그러나 때때로 초대교회의 모습은 천상의 교회와 같이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왜곡되기도 하고, 현대의 상황을 기준으로 1세기의 초대교회를 해석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이 책은 1세기 그리스-로마 사회 상황을 성경 본문과 연결하는 사회사적 성경 읽기 방법을 사용하며, 초대교회가 처했던 삶의 사회문화적 정황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초대교회에 대한 바른 이해를 제공한다.



그들은 어떻게 이단이 되었는가.
#교회사

"이단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비판의 기준, 곧 '진짜 복음'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교회의 정통신앙을 전제로 교회사적 관점에서 이단문제에 접근하는 이 책이 이단문제의 백신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 교회사)는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그들은 어떻게 이단이 되었는가(포이에마)'를 추천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기독교가 유대교의 한 분파로 인식됐던 1세기부터 로마제국의 공식 종교가 된 4세기까지 기독교 신앙과 신조의 발달과정에서 등장한 이단의 기원과 본질을 분석했다. 탁 교수는 "이 책은 이단을 날카롭게 비판하지만, 단순히 이단의 문제점만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사적 관점에서 교회의 정통신앙에 대한 명료한 이해를 전제로 이단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인 책"이라고 설명했다.

탁 교수는 "역사를 돌아보면 한국교회는 이단이 무엇이, 왜 잘못되었는지 말하는 것은 잘해왔으나, 정통신앙에 대한 변증과 신앙고백에 대한 평신도교육이 일부 취약했었다"며 "이단문제는 정통신앙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예방이 중요하다. 정통신앙의 관점에서 이단을 조명하는 이 책이 이단문제를 대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새로운 통찰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책임의 원칙: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철학·인문학

임채광 교수(대전신대 철학)는 한스 요나스의 '책임의 원칙: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서광사)'를 추천했다. 이 책은 생태학적 위기에 처해 있는 현대문명의 폐해를 해부한 책으로 평가받는다. 환경철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는 저자는 이 생태학적 위기를 다양한 검토와 비판을 통한 '사유의 혁명'이 없이는 극복할 수 없다고 단언하며, 그 대안으로서 '책임'을 새로운 윤리학의 원칙으로 제시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기술을 죄악시하는 생태학적 자연주의나 환경을 기술적 문제로만 파악하는 개량주의와는 다른 생태학적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임 교수는 "오늘날 인간의 탐욕과 오판으로 빚어진 기술문명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고민할 문제가 무엇인지 깊이 있게 성찰한 책"이라며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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