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의 근원으로!

생수의 근원으로!

[ Y칼럼 ]

권영민 청년
2024년 01월 10일(수) 09:28

권영민 청년

유튜브에서 한 광고를 봤다. 아프리카의 한 엄마가 30km나 떨어진 곳에서 물을 퍼온다. 치명적인 병균이 가득한 물이었지만 엄마는 아이에게 그 물을 먹였다. 그 물이 아들의 목숨을 위협할 것을 알면서도 그 물을 먹였다. 가슴이 미어지는 내용에 광고를 건너뛰지 못했다. 마음 한편에 예레미아 말씀이 기억났다.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그들이 생수의 근원 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그 물을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들이니라'(렘 2:13)

하나님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생명을 바쳐 가면서까지 사랑하는 자녀들이 자신을 버린다. 영원히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을 생수의 근원된 자신을 버린 자녀들은 목마름을 견디지 못한다. 결국 스스로 웅덩이를 파 흙탕물을 마시고 병들어 죽어간다.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나는 얼마나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일까?

고등학교 1학년 때 하나님을 만났다. 여름 수련회에서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당신이 진짜로 계신다면 나에게 알려주세요. 내가 당신을 알게 된다면 당신의 도구로 살겠습니다." 기도가 점차 사그라질 때 방언을 선물로 받았음을 깨달았다. 그후로 나의 삶으로 하나님을 높여드리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나는 어리석고 교만했다. 유명한 사람이 되어 나를 존경하는 사람들이 나를 따라 하나님을 믿는 것, 그것이 하나님께 드리는 영광으로 생각했다. 모든 노력은 하나님이 아닌 나의 이름만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변질됐다. 디자인을 공부하던 나는 1년 만에 13개의 디자인어워드에서 수상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이유 모를 조급함과 알 수 없는 갈급함으로 가득했다.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지 몰랐고 삶은 무기력하며 마음은 공허했다. 참 외로웠다.

대학 졸업 후 청년부에 새로운 목사님이 부임하셨다. 목사님께서 말씀 보고 기도하는 프로그램을 권유하셨다. 억지로 참여한 곳에서 다행히 하나님의 은혜로 공허했던 마음을 채우는 충만한 은혜를 경험했다. 저녁 기도회 시간에 하나님께서 질문을 던지셨다. "영민아 네가 나에게 했던 고백을 기억하니?" 돌아보니 방언 받을 때 드렸던 고백이 누가 도려내기라도 한 듯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삶의 이유이자 목표라 생각한 것을 잃고 살았다는 것이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곧바로 여름수련회가 이어졌다. 수련회에 새벽기도 시간이 있었다. 목사님께서 내게 써준 편지의 시작은 이러했다. '하나님의 새 일을 행할 자, 권영민 형제에게.' 이 첫 문구를 읽자마자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내가 드린 고백이 기억난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인정받고 세상에서 유명해지려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날 불쌍히 여기셨다. 향방 없이 헤매던 나의 삶과 마음의 공허함을 긍휼히 여기셨다. 그리고 말씀해 주셨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하나님의 사랑의 고백이 텅 비었던 나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 남이 알아주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삶의 가치관이 변하는 순간이었다. 하나님께선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고 하셨다. 내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을 위하여 행한다면 하나님은 나의 삶을 기쁘게 받는다는 것이다.

암호와도 같던 그 말씀이 이제는 가장 큰 위로가 된다. 자기를 창조하신 이를 따라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는다고 했던가. 세상의 것들에 대한 욕망을 내려놓게 됐다. 남들보다 잘해야 하고 남들보다 잘나야 한다는 강박을 벗었다. 그저 내가 있는 자리가 어디든 최선을 다하며 하나님의 이름만을 높이는 삶을 꿈꾸게 됐다. 내가 맛본 세상의 쾌락은 너무나 자극적이다. 한번 경험하면 그 미만의 것은 원하지 않고 더 높은 것만을 원하게 된다. 그에 반해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은 잔잔하고 충만하며 고요하다. 더 높은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낮아지게 하신다. 이제는 예수님을 따라 더 낮은 곳으로 이제는 가려한다 내가 스스로 팠던 크고 웅장한 웅덩이를 버리고 간다. 생수의 근원으로!

권영민 청년 / 동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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