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는 칭찬에서 시작된다

관계는 칭찬에서 시작된다

[ 목양칼럼 ]

장하민 목사
2024년 01월 04일(목) 16:59
섬지역에서 교회를 섬기며 지낸지도 18년이 되어간다. 30대에 교회 부임하고 50대 중반을 향하는 시기이다.

사람들이 섬이라고 하면 '외롭고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다. 섬이라고 해도 도시나 농촌지역과 큰 차이가 없다. 필자가 있는 곳은 목포에서 일반 여객선으로 두 시간, 흑산도를 가는 쾌속선을 타면 한 시간 거리이다.

섬 교회는 심리적으로 소외되고, 교육의 기회가 적고,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환경적인 부분들을 어려움으로 말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생각을 바꾸면 크게 어렵지 않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각종 미디어를 접하는 것은 같기 때문이다.

한 지역의 교회에서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교회를 섬길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이다. 특별히 잘 한 것도 없고, 교회가 크게 성장한 일도 없지만 성도들이 함께 주님을 섬기는 일에 잘 도와준다. 아마도 관계를 잘 이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관계를 잘 하면 여러 가지 일들을 어렵지 않게 잘 할 수 있게 된다. 성도들과의 관계가 좋으면 설교가 별로(?) 은혜롭지 않아도 은혜로 받아들인다. 관계를 통해 복음을 전하고, 관계를 통해 이웃들의 마음과 생각을 이해 할 수 있다.

부임한 지 7년째 되던 해, 노인대학을 시작했다. 군청의 지원도 있었지만 지역을 위해 교회가 작은 일이라도 섬기는 일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노인대학을 시작하며 교회 예배당이 아닌 지역 복지센터를 활용하고, 어르신들의 관심과 열정을 배우며, 교회에서 무엇을 돕고 섬길 것인가를 고민했다.

면소재지의 복지센터를 활용한 이유는 성도들뿐만 아니라 지역의 모든 어르신들을 가까이 하기 위함이었다. 10년의 기간 동안 노인대학에는 지역 교회(도초에는 10개의 교회가 있다)의 교인들과 성당의 신자들, 절에 다니는 불교인, 그리고 종교생활을 하지 않는 분들까지 매주 100여 명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노래교실, 체조교실, 한글교실, 사물놀이, 미술교실까지, 그리고 식사 하실 수 있는 대체식을 준비해 섬긴다. 노인대학을 통해 어르신들을 대하며 관계를 배운다.

필자는 다른 동네에 계신 분이나, 비록 교회에 다니지 않더라도 '우리 목사님'으로 통한다. 잘 기억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우연히 마트나 길거리에서 반갑게 인사해 주신다. 얼마나 감사한지, 함께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교회의 이미지가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교회로 바뀌어 가고 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이 때로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신다.

성당에 다니시는 분이 쌀을 주시고, 절에 다니시는 분들도 이것 저것 선물처럼 주신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어르신은 때로 보고 싶다고 전화로 안부를 묻기도 하신다.

주님이 주신 사랑으로 섬겼음에도 서로 좋은 관계로 인해 더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매주 섬기는 교회 성도들과 지역 어르신들에게 특별한 것을 드린 것이 없다. 항상 거울을 보며 스스로 웃는 연습을 하고, 항상 칭찬하기 위해 잘 살펴본다.

성도들이나 어르신들에게 머리 스타일이 바뀌어지면 더 곱다고 하고, 염색을 하셨으면 젊어지셨다고 하고, 새로운 옷을 입고 오시면 잘 어울린다고 말한다. 잘 하는 것과 보이는 부분을 칭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좋은 관계는 아마 칭찬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칭찬하면 관계가 좋아진다.

돌아보면 칭찬이 감사의 제목으로 바뀌는 것을 깨닫는다. 성도들이 고와진 것도, 젊어진 것도, 건강히 계신 것도 감사하다. 주님이 지금 우리를 칭찬하시고 사랑하고 계신다. 우리가 칭찬받고, 사랑받고 있음에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칭찬하는 사람이 관계를 잘 만들어 기쁨을 얻는 것처럼 우리도 칭찬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며 관계를 잘 만들고, 칭찬하고 칭찬받는 사람이 되자.



장하민 목사 / 이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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