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훈련소 연무대군인교회 이야기

육군훈련소 연무대군인교회 이야기

[ 미션이상무! ]

김택조 목사
2023년 12월 20일(수) 10:00
"한 번도 성전건축을 해보지 않은 내가 200억 성전건축을 하게 되다니..?" 육군사관학교 육사교회에서 중령으로 진급한 뒤 육군훈련소 연무대군인교회로 임지가 결정되고 난 뒤 든 생각이었다. 5000석 규모의 성전은 아직 천정이 덮이지 않은 상태였고, 새성전은 음향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 보면 장구채 모양인데 음향기술자들은 음향에 너무 취약한 구조라고 했다. 건축음향을 제대로 설계하지 못한 것이 완공을 앞두면서 서서히 이슈가 되어간 것이다. 아직 지붕도 덮지 않았는데도 너무 잘 울린다면 성전완공 후에 음향문제는 엄청난 부정적 이슈가 될 것이 뻔해보였다. 교회 카페 리모델링 정도만 해본 목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전문적인 영역이었다. 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하나님께서는 적절한 시간에 예비하신 분들을 보내주셨다. '포네 사운드'라고 하는 스피커전문업체였다. 방송3사의 음향을 조율하는 업체였다. 음향에 관한 전문적인 역량 뿐만 아니라 군선교사역에 대한 열정과 헌신까지 구비한 곳이었다. 목회자의 역량 부족을 채워 주시고 새로운 전환을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체험한 순간이었다. 만약 작은 규모의 성전만 지어 보았다면 선입견으로 인해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한 5000석 성전 규모를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400명이 들어가는 교회공간과 5000명이 예배 드리는 공간은 규모면에서 다를 수 밖에 없다. 감사하게도 '클레어 부라더스'라고 하는 미국 대통령 이취임식에 쓰이는 유명 스피커를 설치할 수 있었고, 한국교회 최대의 LED전광판(가로 27m, 세로 8m)을 봉헌할 수 있었다. 리서치 하면서 서울의 음향 좋다는 교회를 여러 군데 방문해 볼 수 있었고, LED전광판을 설치한 교회도 여러 곳 가볼 수 있었다. 육훈소 예배에 오는 훈련병 형제들은 80%가 비신자이다. 복음을 제시할 때 비판없이 받아들이려면 대형전광판은 필수적이고 음향 또한 이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했다. 포네사운드는 건축음향을 다시 설계하였고, 연무대군인교회의 현재와 같은 독특한 내부 구조를 가질 수 있었다. 음향 문제 뿐 아니라 대형 LED전광판까지 설치하면서 전화위복이 되었다.

가장 큰 이슈가 마무리 되어갈 즈음 전혀 다른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불교 법당에서 '가릉빈가'(극락에 사는 새 이름이라고 합니다)라는 여성댄스그룹을 초청해서 매 법회 때마다 불상 앞에서 댄스를 추게 했는데 이것이 인터넷신문에 비판기사로 실리게 되었다. 외부단체가 부대종교시설에서 행사하는 것을 완전히 금하자는 의견이 대두되었고, 육본군종실장(천주교)의 강력한 지시 아래 현실화되었다. 야간에는 외부 찬양단체나 CCM가수를 초청해서 문화찬양집회로 하는 것이 상례였고 오랜 시간 유지되어 왔는데 전면 폐지하라는 것이었다. '찬양'을 왜 폐지해야 하는가, 천주교도 불교도 다 찬양의 시간은 있지 않은가? 종교의 한 중요축을 제외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거듭되는 반박에도 요지부동이었다. 교회에 오는 훈련병들은 '찬양'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여자'를 보러 온다는 것이 되돌아오는 답변이었다. 그렇다면 '수녀님'들은 왜 들어오는 것이냐고 반문하자, '수녀'가 '여자'냐고 되물었다. "그럼 남자입니까?"라고 반문하자 전국의 수녀님들을 모욕하는 처사라고 펄쩍 뛰었다. 군선교연합회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초코파이 간식 논쟁이 있을 때 오리온초코파이로 물을 흐린 곳도 그곳이었고, '수녀님'들에 의한 세례교육으로 훈련병들을 모은 것도 그 쪽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야간 종교행사는 3개 종교 공히 외부단체가 들어오지 않는 채 진행하게 되었다. 오직 말씀으로 승부하는 진검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필자는 국방대교회 담임 하셨던 목사님의 성도 5계명- 주일성수(Sunday worship service), 십일조(Tithe), 1인1명 전도(Evangelism), 새벽기도(Prayer), 매일 성경 1장(Bible) - 을 떠올렸다. 영문두음을 따서 'STEP-B'라는 설교시리즈를 계획했다. 5주간 훈련을 받은 훈련병들에게 주간예배는 전도폭발을, 야간에는 'STEP-B'를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주일성수), 물질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십일조),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무엇인지(영생, 전도), 내 마음의 소원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새벽기도), 내 삶의 바탕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성경)를 'STEP-B'를 기초로 강력하게 말씀을 전했다. 또한 'STEP-B'카드를 만들어서 예배에 나올 때마다 스탬프를 찍을 수 있게 하고, 세례식과 간증문을 작성 후 성찬식에 참여하는 형제들에게는 특별 스티커를 나누어 주어 붙이게 했다. 모든 스탬프를 찍고 스티커를 붙인 형제들에게는 수료할 때 다니엘 용사 임명식'을 하였다. 군번줄에 맬 수 있는 작은 철제 십자가를 주며 기독용사로 자대에서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야전에서 '다니엘 용사'라고 반갑게 인사하는 형제들을 만날 때 가장 기쁘고 보람되었다. 주님께서는 위기를 기회로, 억장이 무너지는 순간 속에서도 기도 가운데 중심 잡으니 전혀 다른 차원의 은혜를 부어 주셨다. 모든 것이 은혜이고 감격이다. 군선교는 그래서 '오직 찬양'이다.

김택조 목사 / 총회 군종목사단장·사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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