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에 관한 새 관점 학파의 주도적 학자 톰 라이트

바울에 관한 새 관점 학파의 주도적 학자 톰 라이트

[ 나를찾아가는신학여정 ] 8. 박장훈 교수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2년 11월 19일(토) 00:10
톰 라이트
톰 라이트 교수에게 박사학위를 받은 박장훈 교수(왼쪽).


'나를 찾아가는 신학 여정'의 마지막 신학자로 세계적인 신약신학자인 톰 라이트(N. T. Wright)를 선정했다. 최근 성서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바울에 대한 새 관점 학파의 주도적인 학자로 톰 라이트가 손꼽힐 뿐 아니라 국내에 그의 번역서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톰 라이트를 비롯한 제임스 던(J. Dunn)과 샌더스(E. P. Sanders) 등의 신학자들이 주도한 바울에 대한 새관점 학파는 바울의 서신 중에 '이신칭의'를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톰 라이트 교수에게 박사학위를 받은 박장훈 교수는 "톰 라이트가 예수 연구와 바울 연구를 역사적으로 접근했다"면서 "1세기 유대인들의 세계관으로 역사적 배경을 적용해 풀어냈다고 톰 라이트 신학을 소개했다. 특히 바울의 이신칭의는 유대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했다고 말한 박 교수는 이에 대한 옛 관점과 새 관점을 대조해 설명했다.

"옛 관점은 유대인들의 문제가 공로로 구원을 얻는다는 공로주의였기에 바울의 이신칭의는 공로주의가 아니라 은혜에 의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새 관점은 유대인의 문제가 공로주의보다 이방인을 배제하고 유대인만 구원받는다는 국수주의에 있다고 평가하고 이신칭의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이방인도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다는 수평적인 범위의 포괄성을 강조합니다."

바울의 새 관점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는 오늘날 1세기 초기 교회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톰 라이트가 1세기 초기 교회에 앞장 서기는 했지만 1900년도 후반부터 유대인들에 대한 관심과 유대 문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사본들이 발견되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1900년도 초·중반만 해도 바울을 해석할 때, 바울은 구약과 연관 짓지 않고 헬라적으로 해석했다"고 말한 후 "언제부턴가 유대교와 유대 문헌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톰 라이트 등의 학자들이 유대교를 중심으로 신약을 연구하고 해석하는 일이 활발히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톰 라이트는 구약과 유대교 문헌을 바탕으로 바울신학의 새 관점 신학을 제시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최근 들어 유대 문헌과 유대 배경에 대한 연구는 더욱 확산된 상황이 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최근 들어 톰 라이트의 번역서들이 국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그의 저서를 살펴보면 그가 연구해온 신학의 흐름을 발견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가 내놓은 첫 번째 책이 국내에도 번역이 된 '신약 성서와 하나님의 백성'이다. 신약 해석의 방법론인 해석학과 그리고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전체를 개괄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이것을 발판으로 복음서의 예수를 해석한 책이 발간됐는데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예수의 부활을 간단히 요약한 것이 아쉬워 부활에만 집중한 '하나님의 아들의 부활'을 발간했다.

이후에 바울에 관한 책도 발간됐다. 사도 바울이 이야기한 내용을 중심으로 강의했던 바울의 신선한 관점에 관한 책이 한국어로 번역됐다. 바울의 신선한 관점이 바울신학 전체를 함축해 짧게 담은 책이다. 그리고 최근에 발간된 '바울과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바울 전체의 신학을 담았다. 대중에 가장 영향을 끼친 책으로 에브리원 주석인 '모든 사람을 위한 마가복음'이다. 이 책은 주석이라기보다 이야기를 통해 목회적으로 쉽게 설명하는 방법을 쓴
책이다.

박장훈 교수는 톰 라이트 교수의 위상과 영향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바울과 하나님의 신실하심'이라는 책이 발간된 후에 각계 전문가들이 그 책에 대한 반응을 담은 책 '하나님과 바울의 신실하심'을 꼽을 수 있다"면서 "그 글을 쓴 학자들을 보면 미국과 영국 독일의 유명한 학자들이 포함돼 있는데 영향력 있는 학자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며 톰 라이트의 학문적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계기를 소개했다. 그는 "톰 라이트에 동의하든 비판하든 자신의 논문에 아니면 자기의 주제에 반드시 다루지 않으면 안되는 학자"라면서 심지어 목회자들도 설교에 그의 책을 인용한다고 언급했다.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치고 그에게 배우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가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칠 정도로 톰 라이트의 영향을 받은 박 교수는 톰 라이트의 저서인 '성경과 하나님의 권위'를 번역했고 최근엔 '톰 라이트는 처음입니다만'이라는 번역서를 내기도 했다. 죄론과 속죄론, 그리고 바울의 목회신학, 바울의 성경신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박 교수는 결국 톰 라이트가 걸어온 길을 뒤따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한걸음 나아가 그는 톰 라이트의 신학이 바울의 성경신학이라고 규정한 뒤, 어렵고 복잡한데 정리하고 해석해서 바울의 성경신학을 정리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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