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개혁신학의 계보를 이어가는 미하엘 벨커 교수

독일 개혁신학의 계보를 이어가는 미하엘 벨커 교수

[ 나를찾아가는신학여정 ] 6. 이상은 교수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2년 07월 09일(토) 14:26
미하엘 벨커 교수의 은퇴식에 참여한 제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
미하엘 벨커 교수.
21세기에도 독일 신학의 영향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칼뱅을 시작으로 칼 바르트를 이어 위르겐 몰트만과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로 이어진 개혁신학의 전통은 지금도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뒤를 잇는 독일 개혁신학자 중의 한 명을 꼽는다면 미하엘 벨커(Michael Welker)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은퇴한 벨커는 희망의 신학자 몰트만의 제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벨커 교수는 몰트만과 판넨베르크를 뒤이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차세대 신학자로 주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영미권에서 잘 알려진 신학자입니다. 지금은 70대이지만 신학적 플랫폼 역할을 구축하는데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며 지금도 신학적 담론을 형성하면서 동시에 가교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벨커 교수의 제자인 이상은 교수(서울장신대)는 스승을 이렇게 소개했다.
미하엘 벨커 교수가 한국 방문시, 이상은 교수의 자녀들과 함께 찍은 사진.
벨커 교수의 신학에 대해 그는 두 가지 핵심을 짚었다. 우선, 벨커가 독일 개혁신학의 계보를 따르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독일 개혁신학의 뼈대를 형성하는 특징이 고전에 대한 접근과 일차자료에 대한 접근"이라고 말한 그는 벨커의 신학이 개혁신학의 계보를 잇고 개혁신학의 뼈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는 신학을 배우면 유행 신학부터 접근하는 경향이 없지 않지만 독일신학은 고전부터 가르칩니다. 바르트 신학을 접한다고 하면 바르트가 무슨 소리를 했는지에 대해 알든 모르든 일차 텍스트부터 읽어 오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독일 신학이 강조하는 텍스트 분석 교육의 시작입니다."

다른 하나는 학제간 연구에 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작고한 폴킹혼과 공동과제를 수행했는데 두 사람의 공명이 된 부분은 '진리를 향한 공동체'라는 내용입니다. 하나님의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진리추구 공동체로서 어떠한 일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에 학제간 연구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교수는 벨커 교수의 학제간 연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교수는 벨커 교수의 신학을 소개하면서 그의 인간적인 부분도 언급했다. 벨커 교수는 겉으론 엄한 듯하면서도 안으론 아버지와 같은 마음을 가졌다고 고백했다. 그가 벨커 교수를 처음 만나게 된 계기는 신학교 시절이었다고 회고했다. 신대원 시절, 채플 강사로 초청된 벨커 교수를 만나고 그에게 끌리는 듯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 개혁신학 전통에 있으면서 과정신학을 연구한 그의 저서를 몇 권 읽었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해하기 어렵다 보니 오히려 오기가 생겼어요. 그리고 어릴 때 독일에 가고 싶은 생각과 함께 채플에서 처음 그를 만난 인상이 강해서 결국 독일에 가서 배워보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이상은 교수
유학시절, 그는 벨커 교수 곁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독일에서 교수는 학문적 네트워크 형성과 함께 인간에 대한 통찰에 국제적 프로젝트를 수행해 낼 수 있는 능력까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그는 "벨커 교수는 사람을 꿰뚫어보면서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디가 어려운지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면서 "독일에선 교수를 아버지라고 하는데, 진짜 아버지 같은 느낌을 갖고 있는 분이었고 적절한 권위와 세밀한 터치, 그리고 많이 믿어주고 격려해 준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국내엔 그의 저서가 여러 권 번역돼 있다. 주요 저서 중엔 시리즈로 '하나님의 영' '하나님의 계시' '하나님의 법' 등이 있다. 순서로 볼 때 성령론에서부터 시작한 이유에 대해 그는 "성령이 우리와 직접 만나는 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령론을 추상적으로 다루지 않고 성서적 전거, 삼위일체적 순서에 따라 다루기 위해서 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계시에선 '영-그리스도론'을 펼치고 하나님의 법에선 '성부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의 저서 중에 '성서에 기초한 최근 신학의 핵심적 주제'는 논문집이고 '종말론에 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는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추구한 논문집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신학계에 차세대 신학자 중의 한 명으로 주목받아온 미하엘 벨커 교수는 프린스턴신학교에서 수차례 청빙을 하려고 했을 정도로 영미권에 잘 알려진 신학자다. 이상은 교수는 벨커가 프린스턴신학교로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제자들에 대한 의리 때문이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일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벨커는 시카고 프린스턴 옥스퍼드 캠브리지 중국과 일본 등 전세계 네트워크를 갖는 동시에 신학적 플랫폼 역할을 구축하는데 대단한 능력을 발휘한 신학자라고 소개했다. 국내에도 벨커 교수의 첫 번째 한국인 제자로 알려진 김재진 원장(케리그마신학연구원)을 비롯해 신준호 박사 등이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70대이지만 신학적 다이나믹과 신학적 가교의 역할을 수행하는 특징을 보여주는 등 역동적인 학제간 연구는 지금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커 교수의 영향을 받은 이 교수는 교회를 위한 신학과 기본에 충실한 연구를 기초로 바르트를 비롯한 정통 개혁 신학과 19~20세기 프로테스탄트 신학, 그리고 실천적 차원에서 윤리적 테마에 관한 저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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