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신학의 중심으로 이끌어준 맥그래스 교수

복음주의 신학의 중심으로 이끌어준 맥그래스 교수

[ 나를찾아가는신학여정 ] 2.정성욱 교수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2년 02월 17일(목) 09:40
알리스터 맥그래스
"2천년 서구신학의 역사는 신학과 철학이 대화해 온 역사라면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를 거치면서 신학의 대화 상대는 더 이상 철학일 수만은 없다는 반성이 일어났습니다. 앞으로 신학은 철학뿐만 아니라 과학과 다른 종교를 주된 대화 상대로 가져가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맥그래스 교수는 앞으로의 신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선구자적 신학작업을 해왔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복음주의 신학자인 정성욱 교수(덴버신학교)가 그의 스승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를 평가한 말이다.

정 교수의 평가대로 최근 신학의 흐름은 타학문 사이의 학제 간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 중에서도 신학과 과학 간의 연구에 관심을 갖게 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이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하다. 같은 대학에서 가르치던 리처드 도킨스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무신론에 대항하는 기독교 변증과 과학적 신학 등 과학과 신학을 매개하는 연구는 한동안 학계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옥스포드에서 분자생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상당한 학문적 업적을 이룬 후 정식으로 조직신학과 역사신학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 학문적 배경으로 맥그래스 교수는 과학과 신학의 두 축을 붙잡고 대화하며 복음주의적 신학을 구축했습니다." 맥그래스 교수의 제자인 정성욱 교수가 스승을 이렇게 소개했다.

정 교수는 맥그래스 교수의 신학이 차지하는 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현존하는 최고의 복음주의 신학자이며 영국의 복음주의 계보를 지탱하는 신학자입니다. 그리고 포스트 모더니즘, 상대주의, 종교다원주의, 과학주의에 대항해 기독교 진리와 복음을 탁월하게 변증해온 신학자입니다. 요컨데 세계복음주의 운동의 사상적 토대를 지탱하고 있는 신학자입니다."

이처럼 정성욱 교수는 맥그래스 교수의 신학에 매료돼 그의 지도로 박사과정을 밟았다. 본교단 목회자의 아들로 태어난 정 교수는 대학시절 역사학을 전공하면서 마르틴 루터와 존 칼뱅, 조나단 에드워즈, 아브라함 카이브 등의 매력에 끌려 졸업 후, 하버드대학에서 M.Div 과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자유주의와 종교다원주의의 본산인 하버드에서 첫 1년은 어려움과 혼돈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어느 날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맥그래스 교수의 저서 '종교개혁사상'을 읽고 그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 책을 통해 맥그래스 교수가 옥스퍼드대학에서 조직신학과 역사신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음을 알게 됐지요. 그래서 그때부터 맥그래스 교수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교제를 계속했고 마침내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그 해 그의 지도로 옥스퍼드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공부하면서 두번이나 옥스퍼드대학을 방문해 맥그래스 교수를 만나 함께 식사도하고 티타임도 가졌다고 고백했다. "방문할 때마다 매우 친절하고 따뜻하게 격려해주셨던 것이 기억 납니다.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개인지도시간을 가질 때마다 칭찬을 해주셨고, 박사과정을 잘 마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불어 넣어 주셨습니다. 논문 주제를 칼빈과 바르트의 신학적 관계로 잡았을 때에도, 너무 중요하고 시기적절한 주제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특히 그는 스승에 대한 소중한 기억 두 가지를 소개했다. "지난 2003년 맥그래스 교수의 50회 생신 기념논총을 편집 출간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 일이지요. 그리고 2019년 서울에서 개최된 조나단 에드워즈 컨퍼런스와 C. S. 루이스 컨퍼런스의 주강사로 모시고 복된 시간을 나눴던 것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정 교수는 맥그래스 교수의 저서인 '복음주의와 기독교의 미래'를 직접 한국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이 책을 처음 번역한 것은 하버드대에서 공부할 때였습니다. 그 책은 한국장로교출판사에서 출간됐고 그후 일부 수정해서 지난 2018년에 재출간됐습니다. 복음주의의 정체성과 역사 그리고 복음주의와 기독교의 미래에 대한 관계에 대해 독보적인 저작입니다." 맥그래스 교수의 저서 중에 추천하고 싶은 책도 소개했다. "기독교 칭의론의 역사를 다룬 '하나님의 칭의론'은 맥그래스 교수의 대표작입니다. 마르틴 루터는 칭의교리가 바로 교회의 서고 넘어짐을 결정하는 교리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교리가 칭의교리입니다. 맥그래스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칭의론의 역사를 자세하게 소개할 뿐 아니라, 루터와 칼빈이 주창했던 법정적 칭의론이 여전히 성경적 진리임을 변증하고 있습니다."맥그래스 교수의 제자인 정성욱 교수도 이미 세계적인 복음주의 신학자로 명성이 자자하다. 덴버신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정 교수는 신학자로서의 업적뿐 아니라 집필과 강의로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있다. 그는 칼빈과 칼 바르트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왔고, 마르틴 루터와 조나단 에드워즈, C. S. 루이스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 외에 삼위일체 신학과 영성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왔으며, 선교적/유기적 교회론, 종말론 분야, 그 중에서도 역사적 전천년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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